이기대 해안길의 만추(晩秋) 이기대 해안길의 만추(晩秋)봄(4월)에 소요했었던 이기대 해안산책길의 쌈박한 여운이 가을이 짙어질수록 궁금해진다. 기암괴석 암반(巖盤)들이 해안을 따라 십 여리에 펼쳐진 채 해원에서 달려온 파도와 맞장 두느라 부서지는 포말의 분출에 일상의 체증을 씻어내고 싶었다. 시퍼런 바닷가에 해일처럼 밀려오는 파도의 학익진이 암반에 기어오르며 내는 함성은 부서지는 물보라만큼 시원하다. 마음이 울적하걸랑 암반들로 이뤄진 해안을 찾을 일이다. 모래사장 해안의 잔잔한 밀어와는 역동성의 분위기가 다르다. 백사장해안이 여성적이라면 암반해안은 남성적인 정취에 빠져들게 된다. 암반 피오르드를 파고드는 파도의 격랑은 분수처럼 틔는 물보라와 함성이 비례한다. 피오르드의 물보라함성은 나[我]를 까맣게 잊게 한다. 나는 그 순간을 사..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8 ··· 137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