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율
모처럼 가을빛이 넘쳐나는 아침이다.
어제 일을 비롯하여 요즘의 나의 심란함을 저 높은 코발트 하늘에 묻고 싶다.
아내와 연인은 공존시킬 수 없는 걸까?
맘은 아내 밖에서 맴돌고 몸은 아내 앞에서 서성인다.
모럴이란 인습의 굴레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더는 스스로의 의지와 행위의 나약함에서 비롯된 소심함인가.
아님 아내와의 냉전을 기피하려는 자기도피 이련가
단도 할 수 없을 번민에 참담해 하면서 생각은 나래를 편다.
사람에게 가장 순수한 아름다움은 고뇌할 때라 했던가.
역설적이게도 괴로움은 행복의 시원이란 말인가.
절절히 고민하는 시간은 어쩜 행복한 순간일 것이다.
그 순간에서 기대와 희망이 발아 될 수 있기에 말이다.
넘치는 포만(행복?)은 나태와 불안을 잉태한다.
포만의 웃음보단 고뇌의 파안이 아름다움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괴로움은 더 오래 기억되고 먼 후일에는 생생한 추억으로 남는다.
고민은 희열의 어머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