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
앙상한 나목들을 차가운 눈보라가 할퀴지 아니 한다면
돌아오는 봄
건강한 발아(發芽)는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절절한 고독에 가슴앓이 한 자만이
그리움과 사랑의 진정성에 닿고
다시 또 몸살을 앓게 된다나요.
굶주림 속에 기갈의 고통을-.
포만의 희열을-.
가난과 만족의 상대적인 절대치의 비례에 의해 체감지수도 비례함을
엥겔이 갈파했다고 했던가요.
과욕은 자멸의 단초이기 십상이라지요.
세밑에선 마음을 비우게 됨은
부질없이 보낸 지난날들
때문만은 결단코 아닐 겁니다.
빈 가슴으로 맞는 내일이 속 편해서,
신년엔 보다 기쁨을 자주 맛보려고 비우렵니다.
가난한 맘에서 기쁨이-.
사랑도 허영과는 먼 거리,
한 참 저 편에서 기다리고 있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