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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1) 청와대에서 피서(避暑) - 본관,영빈관

1) 청와대에서 피서(避暑) - 본관,영빈관

청와대소정원
청와대전경, 뒤로 북악산이 보인다

장마전선이 잠시 남하한 서울의 날씬 폭염에 푹푹 찐다. 6월말부터 어제까지 청와대에서 대통령 기념식수 탐방객을 모집, 해설사가 현장해설을 한데서 울`식구들은 예약시간인 정오에 청와대에 들어섰다. 근데 낌새가 좀 이상해 안내에게 문의한 즉 오늘 기념식수해설은 취소됐단다. 예약탐방객에게 사전에 인터넷고지를 해줄만한데 깔아뭉갠 건 무슨 심보일까?

청와대의 역사는 고려 숙종 때인 1104년에 완공된 후원[離宮]에서 시작됐다. 정부수립 후 이승만 대통령은 경무대라고 명명하고 사용하였으나 윤보선 대통령이 청와대로 개칭했다
2층 집무실 계단벽면 김식의 '금수강산도'는 김정호가 1816년에 제작한 '대동여지도'를 참고하여 제작한 벽화다. 삼면을 에워싸고 있는 출렁이는 금빛물결과 백두산천지에서 시작하여 한라산 백록담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과 강의 흐름을 표현했다. 사진은 필자
본관1층 복도

청와대정원 입구의 ‘청와대 국민 품으로’란 빨간 돌출광고판이 무색하다. 윤석열정부의 허세가 새빨갛다는 건가? 이중 삼중의 검열을 거쳐 본관에 입장한다. 본관우측의 역대대통령들의 역사관에 들어섰다. 웬만큼은 아는 사실이지만 역사의 골방에 묻혀둔 사실을 소환해 상기하는 맛도 신선했다. 대통령들의 단상을 진열함은 우선 현직대통령이 선배님들의 국정경험을 금과옥조로 삼기를 기원하는 의미도 다분할 테다.

역대대통령영정
1948년8월15일 중앙청광장에서 대한민국 정부수립 국민축하식이 열렸다.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대통령은 두루마기를 입었는데 옷고름 대신 단추로 여미어 입는 개화두루마기였다. 기념식엔 유엔군 총사령관인 맥아더 원수와 미군정 사령관인 하지 중장도 참석했다
박정희대통령이 쓰던 각궁(角弓)과 화살, 화살을 넣는 화살통(箭筒). 충남 아산의 현충사를 찾을 때마다 취미인 활을 쏘았다. 전통하단에이순신장군의 한시가 각인돼 있다. 서해어룡동, 맹산초목지(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 '바다에 서약하니 물고기와 용이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아는구나')
전두환대통령의 겨울청와대 산책
대통령집무실 '일월도'는 파인(芭人) 송규태(宋圭台)의 민화다. 일월도는 조선시대 해와 달, 다섯개의 산봉우리, 소나무와 물로 구성된 작품으로 어좌 뒤에 비치 왕과 왕의 권위를 상징했던 그림이다. 세종실엔 대통령좌석 뒷편인 북쪽 벽면에 설치됐다
역대 대통령영부인 영정이 있는 무궁화실(접견실)입구

영부인접견실을 훑고, 좌측의 충무실에서 서예가 천태인 이수덕 여사의 전서작품 '추애일일신지대한민국' 10폭 병풍 앞에서 한참동안 서성댔다. 여류작품이란 생각이 안들 정도로 글씨가 힘차고 생동한다 할까. 2층대통령집무실 계단에 김식의 ‘금수강산도’가 압권이다. 백두대간의 힘찬 기세가 한반도를 형성하고 있다.

▲접견실▼

우측복도에 걸린 이기우의 나전칠기 작품 '공심여일월'도 발길을 멈추게 한다. ‘공평한 마음은 해와 달과 같다. 는 뜻으로 최고 위정자의 마음가짐을 다잡게 한다. ’公心如日月‘ 앞을 하루에도 몇 번이나 내왕할 대통령이 국정의 파트너인 야권을 외면해서야 될 짓인가? 대통령은 국민의 심부름꾼이다. 모든 국민을 향해 항상 겸양하고 베푸는 미덕의 자세여야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김영삼대통령의 친필 '대도무문'. 청와대 녹지원에서 새벽조깅을 해온 김영삼 대통령에겐 건강관리 이상의 의미요 상징이었다. 고뇌 속에 주요정책을 결심하고 국정을 정리했다. 1993년 8월12일 금융실명제를 발표한 그날의 새벽 조깅은 평소보다 두 배는 빠른 속도로 달리며 긴장감을 속도로 해소했다. 김영삼 대통령의 새벽조킹모습과 조조깅화
김대중 대통령은 꽃들에게 말을 걸었다 1980년5월17일 신군부에 체포돼 감옥생활을 하면서 독서와 꽃 가꾸기로 옥고를 견뎠다. 운동하러 뜰에 나가면 국화가 한창인 듯 노란색입니다. 내가 돌본 꽃들은 피기도 싱그러웠지만 다른 데 비해 한 달 더 견디어 주어서 대견하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옥중에서 이희호여사에게 쓴 편지다. 인동초(忍冬草)는 겨을을 이겨내고 봄에 핀다. 그의 삶은 고난과 투혼의 역정이었다. 그는 가위로 꽃을 다듬으면서 정치공간을 새로이 설계했다. 겨울을 이겨낸 그의 삶은 극적으로 반전한다. 대통령이 된 김대중은 전직 대통령 4분을 청와대에 초청 담소를 나눴다. 지금까지 그런 예는 없었다.
노무현대통령은 특허보유 대통령이다. 그가 존경하는 링컨 대통령도 특허대통령이다. 그는 1974년 사법시험 준비시절 개량독서대를 만들어 실용신안특허를 받았다. 누워서 책을 볼 수 있게 각도조절기능을 갖췄다. 청와대시절엔 온라인 통합관리시스템 e-지원(知園)을 개발했다. 그는 대통령을 안 했으면 컨설턴트나 발명가였을 것이라고 했다. 특허는 그의 내면에서 작동하는 도전과 돌파의 본능과 연결돼 있다. 그는 장애물에 부딪혔을 때 우회하지 않았다. 문제해결을 위해 직진했다. 근본원인을 해부했다. 그리고 새롭거나, 파격적인 해법과 개선방식을 제시했다. 그런 장면은 5공 청문회를 비롯한 노무현 드라마에서 등장한다. 퇴임 후 봉화마을 들녁을 자전거를 타고 가는 노무현 대통령
이명박 정부는 전국 곳곳을 자전거길로 연결해 생태문화가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자전거 도시건설로 기후변화,에너지고갈,교통체증 문제까지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이명박 정권의 핵심 키워드인 녹색 국토, 교통 조성의 핵심이 됐다. 허나 감사원은 졸속행정에 사업추진방식이 합리적이지 않고 활용률도 저조해 계속 추진하기에 타당하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했다.(시사저널 1759호)
박근혜대통령은 2013년 취임 첫 여름 휴가지로 거제 앞 작은 섬 저도에 가서 해변에 나뭇가지로 이렇게 썼다. -저도의 추억- 저도의 추억은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쓴 시의 제목이다. 아내 육영수 여사를 잃은 박정희는 미소 띈 그 얼굴 다정한 그 목소리 어디서 찾을까 라고 이야기 했다. 시에는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 짙게 깔렸다. 박근혜는 아버지의 언어로 비극적 운명을 당한 부모를 떠올렸다. 그 추억은 가족 모두의 저도 휴가다. 박정희 - 박근혜는 헌정사상 첫 부녀 대통령이다. 박근혜는 어머니의 죽음 뒤 5년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다. 손등과 손바닥이 보이지 않는 대통령 박근혜의 거수경례는 모범적 동작이었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의 형상화였다.
2018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방문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선물 받은 앤디 워홀의 1983년 판화작품 시베리아 호랑이, 팝아트의 거장 워홀은 이 작품을 포함하여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시리즈 10종을 그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아차산에서 새해 해맞이 산행 중 담소하고 있다. 문재인대통령은 등신마니아다 . 히말라야 라다크 , 에베레스트 , 안나푸르나 , 랑탕 트레킹 5,900m 고지까지 오른 프로급이다 . 히말라야등반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식을 듣고 급거 귀국 대응에 나섰다 . 그는 산행을 이렇게 묘사한 적이 있다 . 산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 멀리 떨어져서 깊이 생각하는 성찰의 시간이다. 산행은 그의 삶의 방식이자 소통방식이다. 대통령재임 중 아차산에서 해맞이 등산을 했고, 백두산천지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등정했다 .
충무실 전실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맞이했던 10폭 병풍, 서예가 천태인 이수덕 여사의 전서작품 '추애일일신지대한민국'
▲본관 1~2층 연결계단▼
철농 이기우의 나전칠기 작품 '공심여일월'은 공평한 마음은 해와 달과 같다."라는 뜻으로, 모든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공정하고 평등한 국정운영을 기원한다는 내용을 담고있다.
▲본관2층 접견실▼
▲대통령집무실▼
▲청와대 본관▼
청와대 본관 대정원 남쪽 우측에서 영빈관을 향하는 길

손님을 맞이한다는 뜻의 영빈관(迎賓館)은 국빈방문 시 우리나라를 알리는 민속공연과 만찬 등이 베풀어지는 공식행사장으로 100명 이상의 대규모회의 및 연회장이다. 1층은 접견실 및 회의장소, 2층은 만찬장이다. 1978년12월에 준공된 영빈관은 전면의 4개의 돌기둥은 높이13m, 둘레3m인 하나의 돌로 만들어졌다.

1층복도

집무실을 일별하고 본관을 나서 대정원 우측의 샛길을 이용해 영빈관에 섰다. 해태상을 앞세운 높이13m, 둘레3m인 돌기둥이 영빈관의 장중함을 뽐낸다. 돌기둥 4개는 이음새가 없는 하나의 석주다. 국빈을 맞이하여 각종 연회를 베풀 영빈관이기에 우아하고 위엄을 자아내는 건물이어야 할 테다. 영빈관을 나와 소정원을 소요하며 녹지원을 향한다.     2023. 07. 06

▲접견실▼
2층계단
2023. 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