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이 잠시 남하한 서울의 날씬 폭염에 푹푹 찐다. 6월말부터 어제까지 청와대에서 대통령 기념식수 탐방객을 모집, 해설사가 현장해설을 한데서 울`식구들은 예약시간인 정오에 청와대에 들어섰다. 근데 낌새가 좀 이상해 안내에게 문의한 즉 오늘 기념식수해설은 취소됐단다. 예약탐방객에게 사전에 인터넷고지를 해줄만한데 깔아뭉갠 건 무슨 심보일까?
청와대정원 입구의 ‘청와대 국민 품으로’란 빨간 돌출광고판이 무색하다. 윤석열정부의 허세가 새빨갛다는 건가? 이중 삼중의 검열을 거쳐 본관에 입장한다. 본관우측의 역대대통령들의 역사관에 들어섰다. 웬만큼은 아는 사실이지만 역사의 골방에 묻혀둔 사실을 소환해 상기하는 맛도 신선했다. 대통령들의 단상을 진열함은 우선 현직대통령이 선배님들의 국정경험을 금과옥조로 삼기를 기원하는 의미도 다분할 테다.
영부인접견실을 훑고, 좌측의 충무실에서 서예가 천태인 이수덕 여사의 전서작품 '아애일일신지대한민국' 10폭 병풍 앞에서 한참동안 서성댔다. 여류작품이란 생각이 안들 정도로 글씨가 힘차고 생동한다 할까. 2층대통령집무실 계단에 김식의 ‘금수강산도’가 압권이다. 백두대간의 힘찬 기세가 한반도를 형성하고 있다.
우측복도에 걸린 이기우의 나전칠기 작품 '공심여일월'도 발길을 멈추게 한다. ‘공평한 마음은 해와 달과 같다. 는 뜻으로 최고 위정자의 마음가짐을 다잡게 한다. ’公心如日月‘ 앞을 하루에도 몇 번이나 내왕할 대통령이 국정의 파트너인 야권을 외면해서야 될 짓인가? 대통령은 국민의 심부름꾼이다. 모든 국민을 향해 항상 겸양하고 베푸는 미덕의 자세여야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손님을 맞이한다는 뜻의 영빈관(迎賓館)은 국빈방문 시 우리나라를 알리는 민속공연과 만찬 등이 베풀어지는 공식행사장으로 100명 이상의 대규모회의 및 연회장이다. 1층은 접견실 및 회의장소, 2층은 만찬장이다. 1978년12월에 준공된 영빈관은 전면의 4개의 돌기둥은 높이13m, 둘레3m인 하나의 돌로 만들어졌다.
집무실을 일별하고 본관을 나서 대정원 우측의 샛길을 이용해 영빈관에 섰다.해태상을 앞세운 높이13m,둘레3m인 돌기둥이 영빈관의 장중함을 뽐낸다.돌기둥4개는 이음새가 없는 하나의 석주다.국빈을 맞이하여 각종 연회를 베풀 영빈관이기에 우아하고 위엄을 자아내는 건물이어야 할 테다.영빈관을 나와 소정원을 소요하며 녹지원을 향한다. 2023. 07. 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