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에 사랑의 봇물 터지는 ‘연인의 날’이길

뒤엉킨 짝짖기(좌), 수컷들의 암컷 꼬시는 울음소린 종 마다, 각기 다르다

겨울잠 자는 벌레나 동물들이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인 오늘(5일) 봄 시샘을 하는지 날씬 쌀쌀맞게 춥다. 또한 경칩엔 생명이 꿈틀대니 자연스레 사랑도 촉수를 내밀어 연인들도 가슴 벌렁대기 시작한단다. 이 좋은 날에 코로나19 토네이도는 불안과 우울의 세계로 우리들을 위리안치 시키려들고 있다. 봄시샘 날씨가 추워 동면에 든 동물들을 좀 늦게 깨우면 어떠랴.

유생직전의 산개구리알 군락, 도롱뇽 알은 원형고리를(중앙) 이뤘다

팔팔한 청춘들이 사랑의 불씨를 좀 늦게 지피우면 어떠랴. 꽁꽁 얼어붙는 영하의 날씨가 며칠 계속 돼도 괜찮으니 코로나19바이러스나 깡그리 동사시켰으면 좋겠다. 사회적 격리다 해서, 아니 내가 살기 위해서라도 두문불출이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최상의 예방일 터서 방꼭생활인데, 나는 다행히도 아파틀 나서면 안산초록숲길7~8km를 헤집고 다닐 수 있어 행운아다.

산개구리 수컷은 지보다 등치 큰 암컷 등에 올라타 볼 일 다 볼 때까지 죽어도 사지를 풀어주질 않는다(좌측 구석)

오늘은 골짝 웅덩이에 며칠 전 산란했던 개구리와 도롱뇽 알이 궁금해 찾아가 봤더니 접때 강추위에 동사할 것 같았던 알들도 무사했다. 아니 벌써 유생으로 변이를 시작하고 있었다. 뿐이랴, 굼뜬 산개구리 한 쌍이 뒤늦게 뒤엉켜 사랑의 씨알을 짜내느라 죽을 둥 살 둥 몸부림치고 있다. 수컷이야 경쟁자가 없어 느긋이 사랑노름 해 쾌재다 싶겠지만 늦둥이 후세들이 건강하게 생존할지 궁금하다.

산골짝 둠벙속의 개구리연애질을 스토킹하는 떼까치들, 뭘 배울까? 어쩌면 저리 오래도록 죽기살기 할꼬~!

나 깨복쟁이 때만 해도 동네어른들은 개구리`도롱뇽 알을 먹으면 허리 아픈 게 낫는다고 개울가나 둠벙을 찾아 알 채집에 나섰었다. 개구리 알 먹고 허리 병이 나았는지 모르지만, 사람들의 잔인한 몬도가네 식성은 현대까지도 지속 된다. 코로나19재앙도 무분별한 인간의 식성에 동물들의 역습이 빚은 앙갚음일지 모른다. 일설엔 코로나19바이러스는 박쥐에 기생한 바이러스가 숙주의 과정을 거친 박쥐 또는 곤충요리에서 발생됐다고 한다. 옛날과는 비교할 수 없을 먹거리과잉 세상에서 몸보신 한답시고 까불다가 피똥 싸는 공포의 나날을 초래함이다.

약수터 아래 둠벙은 생명의 원천이다. 생명의 원천인 자연을 망치는 행위도 인간이다

경칩과 함께 나무도 새싹을 돋는데 이맘때면 고로쇠나무나 단풍나무수액을 마시면 위장병과 성병에 효과가 있다고 수액채취에 난리다. 깊은 계곡의 고로쇠나무가 구멍이 뚫린 채 호스로 연결돼 수액을 짜내는 광경을 등산객들은 하 많이 목격했을 테다. 고로쇠 물 먹는 자는 멀쩡한 나무에 구멍 뚫고 빨대 꽂아 나무골수를 빨아먹는 악독한 몬도가네 인생이란 걸 생각해야 한다. 고로쇠물 먹고 누굴 위해 헌혈 한 적이 있었던가?

두꺼비들은 떼거리섹스를 하면서 암컷 차지싸움으로 딴 숫놈이 죽어도 신경 안 쓰나 싶다. 원초적 사랑은 때론 무지막지 하다

조선시대 선조들은 논`밭두렁 손질이나 불태우기를 경칩 전에 하라고 했었다. 경칩 이후에 돋는 새싹이나 벌레는 결코 농사에 해를 끼치지만은 않으니 자연을 사랑하는 애경사상을 진작시키려는 원려였다. 그 보다는 새싹이 움트는 경칩엔 은행씨앗을 나눠먹으며 이웃 간의 유대를 다졌는데, 비약하여 연인들이 사랑의 씨 나눠먹는 ‘연인의 날’로 자리매김 된다. 그 연인들은 해질녘부턴 동구 밖의 암`수은행나무를 차례로 돌며 사랑을 확인 키웠다. 경칩날엔  남녀유별 사회에서의 사랑의 해방구(?)였던 셈이다.

메타쉐콰이어도 겨드랑이를 찢어 싹눈을 틔웠다

이 사랑놀이는 칠월칠석 연인만남의 날과 더불어 우리네의 아름다운 전통이라. 발렌타이 데이니 빼빼로 데이니 하는 상술에 놀아나지 말고 ‘경칩연인’ ‘칠월칠석만남’의 날을 ‘사랑의 날’로 정해 연인들 축제의 한마당으로 키웠으면 좋겠다. 그 흔해 빠진 지자체의 개살구행사에 지원하는 국비를 선택 집중하여 하나라도 제대로 된 민속전통놀이를 승화시키면 어떨까?  그래 삼바축제나 토마토축제처럼 지구상의 모든 젊은 연인들이 우리나라의 ‘사랑의 날' 축제를 찾게 말이다.

달팽이모양이 도룡농알

사랑은 생명의 원천이다. 경칩은 그 사랑의 원천이 깨어나는 날이다. 지구상의 연인들이 우리나라에 모여들어 사랑의 봇물이 터지게끔 축제 한 마당을 벌리면 좋겠다. 글고 사람들로 인한 오염되지 않은 웅덩이의 개구리알들이 빨리 성체가 되어 코로나19바이러스를 싹쓸이 잡아먹었음 싶다. 지구상에 개구리 없는 곳은 없으니 말이다.

2020. 03. 05

개구리알은 이미 유생에서 새끼올챙이로 부화가 시작됐다
경칩날밤의 텅 빈 충정로

Posted by peppuppy(깡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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