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 없는 성탄전야의 만찬

성탄축하케익

오후6시, 땅거미 슬며시 내린 푸근한 성탄전야의 밤거리는 들떠 있었다. 둘째가 며칠전 잠시 귀국한 막내와 쿵짝을 맞춰 뜬금 없는 성탄이브만찬을 포시즌스호텔에서 하자고 예약한 통에 울`부부는 못 이긴 척 따라나섰다. 크리스천도 아닌 늙은 우리가 굳이 성탄이브를 즐길 핑계도 낯짝 뭣한데, 비싼 호텔식당은 뭘라 예약했느냐?고 투정(?)을 하면서 애들 뒤를 따라나섰다.   

   

아키라 백 홀

호텔 포시즌스 일식당 '아키라 백(Akira Back)'은 세네 번 갔었던 낯설지 않은 고급레스토랑이다. 일식전문 셰프가 한식을 가미한 독특한 퓨전요리로 유명세를 치루는 곳이다. 단연 값도 만만찮다. 아내와 나의 즐거운 손사례에 애들은 '부모님과 일년에 한 두번 찾는데~!'라고 말문을 닫게 했다. 유구무언 그저 감격할 따름이었다. 

첫 코스, 성게알 캐비어와 푸아그라 무드, 캐비어에 푸아그랄 버무려 얹히거나 치즈를 발라 먹는 빵맛은~!

호텔12층 예약한 방에 안내 받은 우리식구들 여섯 명은 아늑한 분위기와 종업원들의 정중한 대접에 한껏 기분 좋았다. 은은한 조명발의 세종문화회관이 그림처럼 다가서고 광화문로를 매운 차량불빛이 네온처럼 흐른다.  미리 준비한 성탄케익컷팅으로 9코스의 디너 세트(Festire Dinner Set) 만찬은 시작됐다. 

2코스, 참치&버섯 트러블피자(좌) 코스요리에 곁들인 6종류의 와인 중 울`식구들이 상찬한 와인 두 종류(우)
코스요리마다 곁들인 와인은 색과 향만큼 오묘 다양하고~!

3시간쯤 즐긴 디너만찬은 울`식구들이 보낸 성탄전야 중 젤 호화판이었지 싶다. 사뭇 돈이 아까운 아내의 희비에 애들 왈, '엄마아빠가 건강하지 못함 하고 싶어도 못한께로 아까울 게 없다' 라고 이구동성으로 응수!  맞는 말이다. 식구들 중 한 사람이라도 건강을 여위었을 땐 특급호텔만찬이 아니라 하늘나라에서 초대한 만찬도 소용 없는 안타까움 뿐일 것이다. 다만 아쉰 건 싱가포르애들이 없단 점.

새우튀김 서비스
3코스, 랍스터 키위(좌)
4코스, 제철생선구이, 돔을 토치가스불에 구운 비늘이 예술품이다.
5코스, 구운전복
구운 돔과 전복 맛은 솔직히 소스맛이 감칠났었다
6코스, 한우 스트립로인 스테이크와 특제 커피파우더, 입안 가득한 달달한 육즙과 부드러운 식감이라니~! 나는 모든 음식을 천천히 오래 씹느라 아내에게 핀잖 받기 일쑤일 때가 많다. 한우스테이크는 입안에서 완전 가루가 되도록 씹으면 풍미한 식감이 배가 된다.
7코스, 쉐프특선 초밥5종, (광어,연어,돔,참치가슴살,고등어초밥) 고등어비린내는 어쩔 수가 없어 소스를 발라먹는데~.그래도 애들은 최고의 맛이라니 알다가도 모를 일?
벽을 장식한 회화(상)와 접시삽화(하)는 화가이신 아키라백의 모친그림
8코스, 밥&블랙커런트 몽블랑. 눈 내리는 성탄야경을 모티브한 크림세트는 예술작품, 먹기 아까웠다
아이스와인 이니스킬린(중앙의 그림)

울`식구들이 상찬한 이니스킬린 아이스와인(Innskillin Icewine)은 오늘 밤에 마신 와인6병 중 최상이였다. 캐나다 나이아가라반도와 오카나칸 밸리에서 생산된다. 10월에 농익은 포도를 보호용 그물주머니에 싸서 포도나무에 달린 채 영하10도의 겨울을 나게 해 딱딱하게 언 포도를 이듬해 1~2월에 수확하여 압착하면 자연농축즙은 10~15%쯤 된다. 그 농축즙이 이니스칼린 금빛와인이다. 1984년 첫 생산되어 1989년 브로드와인엑스포 그랑프리 상을 수상했다. 신선한 과일과 좋은 블루치즈나 크림베이스치즈를 곁들어 먹음 최상의 맛깔을 음미한다. 고 소믈리에가 설명해 줬다. 

레스토랑 입구의 홀바
울`식구들의 예약된 메뉴 (디너세트1인분 190$, 주류 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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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ppuppy(깡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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