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타이베이4박5일 – 타이베이101의 요지경
내가 묶고 있는 타이베이그랜드하얏트호텔22층 침실커튼을 올리면 괴물덩이가 다가서는데 바로 타이베이101빌딩(TAIPEI 101,台北國際金融大樓)이다. 200m쯤 떨어져있는 건물 같지 않은 높이508m빌딩은 지금은 세계9위로 밀려났지만 타이베이의 랜드마크로 그 독특한 풍모와 화려함이 독보적이다,
중국인들이 길(吉)자로 여기는 '여덟 팔(八)'자를 뒤집은 형태의 구조물을 8개 쌓아올린 지상101층의 건물은 환태평양지진대(地震帶)의 타이베이에서 신기루처럼 솟은 건물이다. 건물89층 전망대에서 시가지를 조망하는 타이베이관광은 필수코스가 됐는데, 지진활성화지대에 우뚝 선 고층건물의 요지경속 볼거리까지 더해 타이베이의 자랑거리가 됐다.
궂은 날씨가 많은 타이베이에서 아름다운석양을 감상한다는 게 쉽잖은 대다, 지상382m상공에서 저녁노을에 빠져드는 황홀경에 취하러 사람들은 타이베이101전망대에 오르느라 애태운다. 청명한 오늘 오후5시에 우린 전망대에 오르기로 했다. 나는 여행복은 타고 났던지 타이베이에 비 온다는 일기예보도 거푸 맑은 하늘로 둔갑을 하는 통에 고무돼 있었다.
타이베이101빌딩은 지하1층~지상5층은 세계의 요리식당가와 유명브랜드상점이 죄다 입점해있다. 유명한 딤섬식당 딘타이펑(鼎泰豐), 시계 한 짝이 고급외제차 한 대 값과 맞먹는 파텍`필립매장 등의 화려한 쇼핑몰은 눈요기만으로도 즐겁다. 우린 시내 외출 때마다 여기 쇼핑몰에서 어슬렁대며 무료하게 서있는 종업원들까지 심심찮게 하는 윈윈서비스를 하는 편이다.
매장은 상품을 팔기 위함 이전에 전시효과를 노린 광고성의 입점일터다. 비싼 가게에서 하루에 얼마나 팔리는지 파리 날리고 있는 종업원들에게 우린 상전(上典) 같아서다. 전망대행엘리베이터는 5층에 있고 매표장은 입장권(1인당 2만원 상당)구매 인파로 북새통이었다. 주말이나 석양 땐 매표하느라 줄서고, 다시 엘리베이터 탑승 줄서기로 인내심을 시험해야 한다.
우린 어제 인터넷예매로 한 단계 건너뛰었다. 인터넷예매는 입장료도 할인 받을 수 있어 좋다. 9층~84층은 은행과 증권회사 등의 금융기업이, 85~87층은 전망대식당, 89층 실내전망대, 옥외전망대는 91층에 있다. 5층에서 89층 오르는데 37초가 걸려 엘리베이터 천정의 밤하늘별자리를 쳐다볼 순간도 없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옥색 유리창의 실내전망대다.
건물을 한 바퀴 비~ㅇ돌면서 사방으로 타이베이를 조망할 수 있는데 요지경속 사람 헤집기도 버겁다. 타이베이의 석양을 보기위해 언제부터 입장했는지 간이의자에서 오수(午睡)에 빠진 사람들이 군데군데 있다. 저러다 석양풍정 놓치는 건 아닌지? 하긴 타이베이전망대에서의 달콤한 쪽잠으로 석양 못 본 억울함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거리일 터다. 서로 기댄 채 머리 포개고 오수에 빠진 젊은 커플 모습이 결코 추하지만은 안했다.
그 북새통 속에서의 꿈나라라니! 뭔 꿈을 꾸고 있는지 부럽기까지 했다. 89층(높이382m)전망대엔 거대한 황금 추(Wind Damper, 미화4백만 불짜리)가 매달려 있다. 지진이나 태풍에 요동치는 빌딩의 진동을 제어해 준단다. 지름5.5m에 무게가660t의 이 황금 댐버(TMD)가 고층건축물의 내진설계로 각광받아 텍스트로 활용되면서 우리의 롯데월드건축에도 자료로 쓰였단다.
2002년3월, 이 건물이 절반쯤 지어졌을 때 규모6.8의 지진이 발생하여 크레인 2대가 붕괴되고 인부 5명이 숨졌다. 글고 2018년2월 진도7급의 화롄강진에도 댐퍼덕분에 멀쩡했었다니 그때 여기에 있었던 관광객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아찔하다. 노`지진대의 울`나라 사람들은 지진걱정 없는 복덩이라. 그런 비하인드스토릴 써 보내라고 엽서와 우체통을 비치해 놓았능가?
우체통이 장난감 같아 피식 웃으며 기우를 씻어낸다. 드뎌 91층옥외전망대에 섰다. 황혼을 안고 싶은 인파들~! 높이508m에서의 안전을 위해선지 일부만 개방한 채여서 좁은 공간에 만원이라 마음 놓고 감상할 수도 없었다. 마침 노을이 지고 있어 여기저기서 탄성을 지른다. 허나 내겐 기대한 만큼의 황홀한 석양은 아니었다. 날씨도 좋은데~? 왜일까?
해넘이 산마루에 구름 한 떼가 있어야 멋있는 석양을 연출 붉게 이글거리는 노을빛이 있을 법한데 좀 단조롭다. 해넘이 산자락 아래 담수이강(淡水河)이 은근슬쩍 얼굴 내미는데 전망대 앞에서 노을빛을 담아낸다면 어떤 그림이 될까! 하고 황홀경의 뒷감당을 상상 해봤다. 아마 전망대는 인파로 미어터질 것이다. 철재 가이드라인이 무너져 지진 아닌 인파지진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끔직한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타이베이는 밤으로의 여정이 더 멋있어 보이고 그 멋진 포즈의 시간을 지금 준비하고 있다. 계단을 내려서 88층 옥 조각품전시장을 뭉그적댄다. 여길 거처야 하강엘리베이털 탈수가 있다. 장사속이 빤히 보인다. 옥 전시장이 휘황찬란하다. 다양한 색과 모양과 예술로 탄생시킨 조각기술 등 어안이 벙벙해질 정도다. 둘짼 지인의 이사선물로 복돼지 하나를 샀다. 놀랠 노자는 천만 원을 호가하는 작품도 있다는 거다.
줄서기 엘리베이터로 5층에 내려왔다. 아낸 귀가 멍멍하다고 궁시렁댄다. 순식간에 고공여행을 하다 보니 몸뚱이도 지진낌새가 났나 싶었다. 밤의 쇼핑몰은 화려함의 극치다. 야경의 타이베이101도 대나무이미지 땜에 환상적인데, 설맞이 폭죽을 터뜨릴 때의 판타지 쇼를 표현할 말이 없단다. 밀려드는 구경꾼들로 하루 종일 야단법석이고, 일찍 서두르지 않으면 전망대에 오르는 건 하늘에 별 따기란다.
하여 샹산에 올라 멋진 판타지쇼를 감상하는 데 폭죽쇼가 끝나면 어둠 속에 가파른계단을 내려와야 해 오줌 절인단다. 기쁨은 대게 고생의 자식이기 쉽다. 타이베에 중심지는 옛날 호수여선지 넓은 평야지대고 주윈 빙 둘러 산세가 오밀조밀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거기다 생태환경보전에 힘써 더더욱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만들었단다. 길거리에 쓰레기나 거치물이 없어 깨끗하고 잘 정돈됐다. 2019. 0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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