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탈출 - 영화<엑시트>

 

지구온난화로 펄펄 끓는 태양과 푹푹 찌는 지열 속에 노`아베(NO`ABE)까지 짜증나게 하는 올여름, 일상에서 탈출구가 아쉽다면 오늘 영화<엑시트>를 보라고 싶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 더위탈출을 꿈꾸는, 땀내와 짠내가 밴 도시소시민들이 주인공인, 영화<엑시트>의 출연진들은 곧 우리식구들이고 이웃들이다.

 

대학졸업한지가 몇 년짼가? 취업준비생인 용남(조정석)은 자천타천 집안에서도 마음 편치 않는 홀대신세다. 근디 어머니(고두심)의 칠순잔치를 모른 채 할 순 없어 식장을 빌어 친족들을 초청 신나게 유흥을 펼친다. 거기서 해후하는 대학동아리산악회의 후배 의주(임윤아)는 이벤트업체의 부서장이지만 팍팍한 일상을 땜질하듯 살아가긴 마찬가지였다.

 

신났던 칠순잔치가 끝나갈 무렵 건물아래층에서 유독가스폭발사고가 나고, 실체를 모르는 유독가스는 헤일처럼 시가지로 번져 시민들을 질식사시킨다. 건물 속에 갇힌 시민들이 탈출구옥상으로 향하는 아비규환 속에서 무방비신세인 용남네가족과 친지들이 재난상황을 헤쳐 나가는 정황은 우리네 혼란과 불안한 모습 그대로다.

 

빌딩꼭대기를 향하는 엑서더스의 행렬은 옥상비상문이 잠긴 통에 난장판이 돼버리고. 이때 용남이가 산악동아리 때 취미삼아 연습했던 클라이밍경험이 탈출구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손님들을 대피시키던 의주도 용남이와 머릴 짜는데~? 미쳤냐? 는 용남이 아빠(박인환)처럼 뜯어 말려야 옳다.  도무지 신뢰감이 솟지가 않아서다.

 

도시저지대와 빌딩 안은 유독가스가 헤일처럼 차오르는데 무시당했던 용남이와 의주의 산악취미활동경험이 요행수가 될랑가? 빌딩 안 소품들은 그들의 기지로 클라이밍 장비가 되고, 보잘 것 없어 보였던 우리아들딸이 짜내는 용기와 대담성은 긴장감으로 숨소리마저 멎게 한다. 그들의 아슬아슬한 탈출곡예는 우리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붙들어놓아 어느새 한식구가 된다.

용남과 의주는 서로의 몸을 로프로 묶는 안자일렌(Anseilen)의 운명으로 빌딩옥상을 건너뛰는 필사의 탈출을 시도하는데~. 진짜 피서는 영화<엑시트>에 있었다. 영화엔 해결사프로페셔널이 없다. 모두가 더위에 짜증을 내는 우리소시민이다. 웃음, 시큰둥한 페이소스, 스릴과 감동이 뒤범벅인 한 순간이 나를 빨려들게 했다. 피서지로 <엑시트(Exit)>를 추천하고 싶다.

2019. 08. 11

Posted by peppuppy(깡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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