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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아이리시맨 (IRISHMAN)

영화, 아이리시맨은 아일랜드출신트럭노동자 프랭크가 우여곡절 끝에 뉴욕마피아의 보스 러셀 버팔리노(조 페시)를 만나게 되어 궁지에서 살아남게 된다. 더구나 자신을 믿고 일을 맡기는 러셀을 위해 성실하게 일(페인트칠;사람한테 총을 쏘면 피가 튀겨 벽에 흩부려지는 장면)을 처리하는 게 가족이 살아가는 돈 벌이기도 했다. 러셀은 자신이 지시한 위스퍼스사건을 감쪽같이 처리한 프랭크를 필라델피아노조집행부에 소개시키는데 노조는 미국과 캐나다의 트럭운전자들이 내는 기금을 운영하며 이권을 챙기는 조직이었다.

러셀과 프랭크의 첫 만남

“위스퍼스 사건 이후로 모든게 달라졌어.

마치 군대 같았지. 명령을 따랐고 그대로 처리했으며 보상을 받았어.

러셀을 위한 일은 돈 때문에 한 게 아니었어. 존중의 표시였지.

심부름을 했으며 부탁을 들어주고 받기도 했어.

그리고 항상 서둘러 돌아왔지.” 프랭크의 후일담이다.

법정에서의 지미호퍼

러셀은 또 프랭크를 전국트럭운송노조위원장인 지미호퍼(알 파치노)에게 소개시켜준다. 지미호퍼의 파워는 미국대통령다음일 정도로 막강했다. 그런 지미호퍼가 러셀의 추천에 그를 만나자마자

"듣자하니 자네가 페인트칠을 한다던데?"라고 신뢰를 하면서 자신을 도와주길 은근히 바란다. 호퍼는 막강한 파워 땜에 신변에 위험을 감지하던 참이었고, 프랭크는 러셀과 호퍼의 친밀관계를 짐작하는지라 그의 보디가드 역할을 기꺼이 응한다.

존F케네디의 저격뉴스를 보며 놀란 프랭키와 호퍼

전쟁터에서 상사의 지시로 포로를 데리고 숲속으로 가 구덩일 파게해 총살 후 묻어버리듯, 그는 페인트공으로써 살상을 눈 하나 깜짝 않고 감행하는 냉혈한이 된다. 아일랜드이민자가 미국속의 이탈리아마피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정을 꾸리고 애들을 교육시키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악독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느 날 동네 잡화점에서 말썽 피워 혼쭐 난 딸을 이끌고 가서 '주인의 사과' 대신 잡화점 주인의 손목과 손가락을 짓뭉겨 버리는 프랭크의 삶은 딸애들마저 주눅들게 해 기피의 아버지로 만든다.  

러셀과 프랭키의 만남

그런 악랄한 사내들, 아버지들이 한때나마 왕성하게 활동했던 사회가 미국의 근세사였다. 1957년 상원노동조합조사 때 로버트 케네디법무장관에게 혼쭐 난 지미호퍼가, 1968년 민주당 대선후보 로버트 케네디를 암살했다는 설, 이탈리아마피아들이 쿠바탈환으로 자신들의 이권회복을 노렸다가 피그스만 침공실패로 존 F 케네디암살에 적극 관여했다는 청부살인사실이, 미국근대사의 치부였음을 화면에 담은 게 아이리시맨이기도 하다.

프랭크는 자신을 가족같이 여기는 러셀과의 관계와 보디가드로써의 주군인 지미호퍼 사이에서 고뇌에 차지만, 종내는 독불장군에 배려를 모르는 성깔 급한 호퍼를 떠나기로 한다. 그게 가족과 노조 모두가 살길이라 생각돼 서였다. 막대한 이권의 노동조합을 자신의 왕국처럼 여겨, 감옥에서 나온 호퍼는 위원장복귀란 노욕과 포용을 외면한 독선으로, 절친 러셀과 프랭크로부터 등 돌리게 하여 최후를 맞는 데~. 아무도 없는 화장장의 불구덩 속에 지미호퍼의 생사는 영구미제사건으로 남는다.

미 대통령 담으로 막강한 파워의 지미 호퍼위원장

20세기 중반 미국 정치권과 노동계의 알력, 음모, 배신 등을 비정하게 그린 블랙코미디수작 <아이리시맨>은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를 깨우쳐주고 있다. 아무리 날고 뛰는 권세가일지라도 사회로부터 손가락질 받고, 가족한테 외면당하는 노년의 삶은 실패한 일생이다. 나의 비약일까? 며칠 전 새벽0시에 감옥에서 출감한 노쇠한정치인이  문득 오버랩 됐다. 독재에 아부하여 민주화를 짓밟아 출세했던 자가 다시 권력욕에 도취, 비민주정부 향도를 자처했던 치졸하고 편향된 삶을 그의 역겹고 누추한 뒷모습이 보여줬던 것이다.

러셀리 안젤로가 끼고 있는 똑 같은 반지를 프랭크에게 끼워주면서~

요양병원에서 생의 끝자락을 잡고 가족을 기리는, 하지만 가족들로부터 외면 당한 고적한 프랭크에게 형사들이 찾아와 누가 지미를 죽였는지 말해달라고 한다.

"내 변호사인 라가노 씨를 찾아가게. 호파씨나 그 일에 관해 얘기하고 싶다면 난 달리 해줄 말이 없네."

"그분은 돌아가셨어요."

"누가?"

"선생님 변호사 라가노 씨요."

"죽었다고? 누가 그랬지?"

"암이 그랬죠."

"다 죽었어요 시런씨. 다 끝났다고요. 전부 떠났어요." 그러나 프랭크는 절대 입을 열지 않았다.

촬영장의 스코세이지와 드늬로

호퍼살해로 의심되는 자들이 다 죽었으니 고뇌하지 말고 호퍼의 유족을 위해서라도 진실을 말해달라고 하지만 그는 끝끝내 진실을 밝히지 않는다. 페인트칠을 하고 스쿨킬 강에 총을 던져버렸듯이 진실은 강물 속에 영원히 흘러가버렸지 싶었다. 처절한 액션도, 숨 멎게 하는 스릴도, 감미로운 로맨스도 아닌 미국사회의 어두운 비하인드스토리의 3시간반짜리영화가 순식간에 흘러가버린 건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로버트 드니로,알 파치노,조 페시,하비 케이틀 같은 걸출한 명우들의 연기 땜이리라. 이 노익장들의 영활 다시 볼 수가 있을랑가?      2019.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