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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6)설원의 알프스를 넘어 지중해 마요르카 섬에~

 

6)설원의 알프스를 넘어 지중해 마요르카 섬에~

마요르카 파크하얏트호텔

 

쇼핑한 물건들을 호텔에 맡기고(며칠 후 다시 온다고) 루프트한자로 프랑크프르트공항을 출발했다. 한 시간쯤 조바심을 내다 경외, 황홀경 속에 설원의 알프스를 넘어 지중해 마요르카 섬 팔마(Palma)공항까지 두 시간쯤 걸렸나 싶다.

 

 

 

 

 

마요르카(Mallorca) 섬 역시 둘째가 여행 후 꼭 울`부부를 모시고 싶다고 노랠 부른 관광휴양지였다. 출발한지 한 시간쯤 후에 둘째가 알프스산맥을 넘는다고 했다. 허나 창밖은 솜털구름이 쫙 깔렸다

프랑크프르트 상공에서 본 라인강, 배 두척도 보인다.

 

어쩌다 구름은 틈새를 벌리고 새까만 등에 눈을 업은 준령과 협곡을 드밀었다가 감추곤 하는 거였다. 나는 온통 하얀 구름세상을 눈이 시리도록 응시하며 눈 업은 준령들을 고대하느라 목 빼들고 구름에 응전할 수밖에 없었다.

알프스산맥


근디 일단의 먹구름이 빠르게 달아나자 솜털구름은 틈새를 벌리고 눈 업은 산 등걸을, 설원의 알프스를 한 꺼풀씩 보여주는 게 아닌가! 눈 덮인 산릉은 새까만 협곡에 단단히 발을 딛고 이리저리 한도 끝도 없이 오두방정을 떨며 번개처럼 뻗쳐가고 있었다.


글다가 또 뭉개구름 속으로 사라지길 아니, 구름바다 속에 빠져죽어 버리기라도 한 듯 행방이 묘연했다. 아! 근디 그 구름바다를 뚫고 솟아오르는 까만 물체, 마치 혹등고래처럼 솟구치는 그놈의 아구딱이 융프라우(Jungfrau) 내지 마터호른(Matterhorn)이 아닐까? 하고 스무고개를 하게했다.

운해 속에서 솟은 융프라우와 마터호른

구름바다는 그렇게 두 아구딱의 융기를 허락하곤 고요를 운항하는데, 어쨌거나 4천m를 넘는 그 아구딱들을 9천m하늘에서 앉아서 구경한다는 감동은 어불성설이다. 설원의 알프스가, 하얀 등잔등과 까만 협곡이 그렇게나 무진장한지 여태 생각도 못했고 상상도 못한 웅장함인지~!


만년설산 알프스를 그렇게끔 넘는데도 반시간이상 걸렸지 싶었다. 카이사르가 알프스를 넘으려 얼마나 골머리 아팠고, 나폴레옹이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고 허풍을 떤 만년설산을 나는 손도 안대고 코 풀면서 넘고 있었다.

바르셀로나일까?

 

그들이 지하에서 내 얘길 들으면 ‘사기 치지 말라’고 상대도 안할 테다. 구름바다는 지중해의 쪽빛에 자취를 감춘다. 바르셀로나의 성냥갑들이 해안에 널부러졌나 싶었는데 쪽빛지중해는 뭉개구름과 숨바꼭질을 하다 팔마공항에 우리를 안내했다.

팔마공항


섬 공항이 얼마나 크랴?한 짐작은 나의 형편없는 추측이었다. 웬만한 국제공항 뺨치는 규모와 번잡함이었다. 해도 입국심사도 필요 없었다. 유럽은 한통속이란다. 파크하얏트호텔에 주문한 콜택시가 기다리고 있었다.

풍차


 

고속도로가 초원지대를 관통한다. 느닷없는 풍차가, 그것도 부서지고 낡은 풍차까지 심심하면 달려왔다 내뺀다. 라만차의 기사처럼 나타났다 ‘나 잡아봐라’라고 약 올리며 사라졌다. 돈`키호테의 유혹(?)이 시작되나 하고 눈깔을 부라려봤다. 여긴 스페인이라!

대부분의 초원은 묵전으로 방치된 듯한~


 
낮은 구릉으로 이어지는 초지는 끝이 없고 이따금 낡은 오두막같은 낡은집이 풀밭에 소똥처럼 숨어 있을 뿐 사람그림자도 안 보인다. 아니다, 몇 번 한가롭게 풀 뜯는 양떼와 말떼를 보긴 했다. 농사는 어디서 지어 식량을 수확하는데 들판은 풀만 무성할까?

 


아깝다. 우리나라사람들이라면 궁뎅이짝 만한 공한지만 있어도 채소밭 일굴 텐데 마요르카사람들은 그딴 것에 신경 안 쓰나싶다. 콜택시는 한 시간쯤 평원을 달리다 그림 같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인 별천지에 우릴 내려줬다. 파크하얏트호텔이었다. 프런트의 벽면그림도 피카소그림의 아류다.

파크하얏트호텔


현대식빌딩이 아니라 고급펜션(?)의 집합지 같은 6성급호텔이다. 외양자재만 봐도 고급스럽고, 집 한 채 한 채가 예술품이다. 붉은 바위를 병풍 치듯 휘두르고 숲 속에 안주한 하얀 집들이 옹기종기 좌웅을 겨루는 듯한 그리스풍의 펜션들이 한 폭의 그림이다.


체크인 한 숙소에서의 드넓은 초지를 훑는 전망은 목가적이다. 호텔실내도 마인츠호텔과는 격이 달리 호사스러웠다. 사전에 듣던 대로 마요르카섬은 가난한 원주민들이 1차산업에 종사하느라 땀 뻘뻘 흘리는 섬이 아닌 내로라하는 부자들과 명사들의 휴양지로 별장지대가 됐단다.


평야의 초지가 묵전이 된 건 외지부자들이 땅투기(?)탓일는지 모른다. 유명인사들이 보헤미안처럼 소리소문 없이 들어와서 적당히 즐기다 떠나는 지중해의 파라다이스란다. 내가 지금 있는 섬`북쪽 어딘가에 마이클더글러스와 캐서린 제타존스커플이 1990년도부터 죽치고 있다고 했다.


더는 애국가를 지은 안익태선생이 결혼 후 여기서 20여년 살다가 운명했으며 피아노의 천재 프레데릭`쇼핑이 여류작가 조르주`상드와 사랑의 도피행각을 벌린 곳이다. 여길 오기 전에 두 연인들의 로맨스를 볶기해 봤다.

노을 번지는 파크하얏트


붉은 노을빛 번지는 야외식탁에서 양갈비 숯불구이 저녁을 즐겼다. 근디 훈제한 갈비여선지 육즙도 없고 질기기도 했다. 우리의 불고기 맛을 아무나 흉내 낼 레시피던가?  스페인은 하몽의 나라가 아니던가.  아낸 낼 부턴 여기선 육류는 안 먹겠다고 선언한다. 꿩 저만 춥지!

프런트 벽면의 그림

 

검은 비로드 천정에 북두칠성이 반짝인다. 글고 보니 수많은 별들이 촘촘히 박혀 어린 시절의 고향밤하늘을 보는 성 싶었다. 고향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살짝쿵 노크를 하며 마음을 추스린다. 고향하늘이 지중해의 한 고도에 내려앉아 행복의 잠자릴 깔고 있는 거였다.

2019. 05. 03

 파크하얏트의 칠흑 하늘엔 별이 총총~!

프랑크프르트공항 주변의 녹지

스페인내륙

지중해

팔마시 원경

고앙주차장의 조경(글자를 알 수 없었다)

돌지 않는 풍차

고속도로변의 구조물들이 한결같이 멋지다

가우디나 피카소의 후예들 답단 생각을 해보게 했다

파크하얏트 정문

파크하얏트호텔(부분) 테라스에 정원수가 있는 방이 울 숙소

마요르카섬 지도 & 비행티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