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기

3) 마인츠의 민간외교 Gautor Korea & 메이데이풍경

 

 

3) 마인츠의 민간외교 Gautor Korea & 메이데이풍경

 

 

따사로운 4월의 연둣빛 햇살을 즐기는 뮤지션, 우린 한 참을 그들한테 빠져 있었다

 

51일은 메이데이로 세계의 근로자들이 맞는 유급휴일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독일도 모든 가게가 철시하고 하루를 맘껏 즐기고 있었다. 18865월 미국 시카고노동자들이 하루8시간노동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가 경찰의 총탄에 4명이 죽는 비극이 발생했다.

 

분노한 시민들이 담날엔 헤이마켓광장에서 시위를 하다 7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재판에 회부 돼 8명이 유죄판결을 받아 4명이 사형 집행됐다. 이 억울한 근로자의 희생을 기리는 모임이 3년 후 파리에서 열려 51일을 메이데이로 기념한데서 비롯된다.

2차대전때의 지하 군벙커일까? 쪽문이 빠끔이 열여 가 봤더니 공사중 출입금지였다

 

오늘따라 청명한 마인츠날씨는 수많은 인파들이 강변에 끼리끼리 모여 상춘(賞春)을 즐기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내 어릴 적의 기억으론 우리나라노동절은 단오절(음력55)이었지 싶다.

풍차와 어린이 미끄럼틀, 어쩜 목가적이다

 

모네기를 끝낸 일꾼(머슴)들을 비롯한 남정네들이 하루를 쉬었는데, 우리집 머슴은 모처럼 단정한 옷차림으로 동네남정네들과 어울려 모정에서 휴일을 즐기던 모습이 아련하다. 특히 어머님께선 가마솥 뚜겅에 밀가루부침개를 만드느라 연기에 눈물 훔치던 모습이 선하다.

공원서 조망한 라인강, 대성당첨탑이 내겐 등대였다

 

살짝 삶아 으깬 풋콩(완두콩)을 고명으로 넣은 부침개는 별미 중의 별미였다. 그 풋콩부침개의 맛깔은 지금도 침샘을 돋는 데 언제부턴가 51일을 노동절로 기념했다. 오늘 우린 구텐베르크대학캠퍼스를 찾아 어슬렁대다 부근에 있는 교포식당을 찾아가기로 했다.

인적 뜸한 공원 그냥 놔두기 아깝다

 

한식전문점인데 김치와 육개장과 비빕밥맛이 한국식당 뺨친단다. 둘째가 작년 독일출장 때 마인츠에 들러 주말을 보내면서 인터넷서핑으로 찾아간 식당인데 우린 오늘 거기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마인츠중앙역사철로를 따라 서쪽자연녹지공원이 시가지사이로 기다랗게 펼쳐진다. 평탄한 초지에 우람한 거목들이 들어서 연초록향연을 펼치고 있는 작은 공원은 도회지란 걸 잊게 했다.

 

마인츠는 볼거리가 많고 휴식처도 도처에 많아선지 이 아름다운공원이 지극히 한가롭다는 게 얼른 이해가 안 갔다.

실상 마인츠는 인구가 20여만 명이라 시가지 어디를 가던 복잡하질 않다.

구텐베르크대 캠퍼스

 

녹음우거진 공원을 정원 같이 사용할 주택들을 보면서 어기서 살고 싶단 푸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더구나 한길 건너엔 구텐베르크대학캠퍼스가 있으니 금상첨화다.

류시민작가도 이 대학에서 유학할 때 이공원에서도 얼쩡거렸을 거 아닌가?

 

오전 두 시간을 우린 공원을 산책하며 싱그런 피톤치드로 마음까지 씻어냈었다. 궤도전차길을 따라 구시가 쪽으로 이십여 분 내려가면 오거리길목에서 우회전하자마자 골목입구에 Gautor Korea란 간판을 단 레스토랑이 나타났다.

 

가우토`코리아의 정갈한 식단

 

한인교포가 운영하는 한식당이다. 마흔 살이 됐다는 청년은 어둔하긴 했지만 한국말을 곧장 해 여간 반가웠다. 무뚝뚝한 인상의 청년은 의외로 예의바르고 친절하며 품위를 유지했는데, 아담한 식당내부도 무지 깔끔했다.

 

동양화와 깔끔한 카운터와 그 위의 연두색차림표

 

십여 개의 테이블에 세 군데에 손님이 있었다. 하얀벽에 간혹 연두색바탕을 삽입하고 의자방석과 메뉴판, 기자재소품들은 연두색파스텔톤이라. 벽에 조그만 액자가 네다섯 개 붙었는데 모두 우리고전 민화였다.

서울에서 이만한 맛의 육개장을 접하기도 쉽잖을 것이다

 

근데 이 식당의 진짜매력은 정갈하고 맛깔 난 한국음식이었다. 우리 셋은 부러 각자 다른 메뉴를 선택했다. 육개장과 비빕밥, 대구찜을 주문하자 기다란 접시에 정갈하게 담긴 김치와 두 가지 반찬이 미리 나왔다.

 한국형인형과 연두색수건

 

근디 김치가 한국에서 상용하는 김치맛을 뺨쳤다. 우린 탄성을 질렀다. 며칠 만에 먹는 김치맛이어서가 아니라 진짜 여염집김치 맛이었다. 놀랠 노자였다. 유럽 한 복판 소도시의 한 골목에서 김치를 먹다니~!?

 

 

서빙겸 사장인 40살의 총각, 연두파스텔톤 배색과 민화액자가 한국향수를 자아낸다

 

이어 나온 육개장과 대구찜, 비빕밥의 맛깔도 한국의 일류식당을 뺨칠 정도였다.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은근한, 어떻게 한국맛깔을 제대로 내는 음식을 만들고 있는지를 둘째가 어설픈 설명을 하긴 했지만 깊은 속내가 궁금했다.

 

비빕밥,된장국,대구찜의 식단

 

허나 감탄과 찬사 이외 혼자 서빙을 하는 바쁜 청년을 붙잡고 이야기판 벌릴 순 없었다. 호텔뷔페로 아침식사를 든든히 했던 우리는 어느새 식단을 깨끗이 치우고 있었다. `반찬그릇 깡그리 청소하다시피 했다.

가우토`코리아가 정오에 문을 열어 트레킹 후 일찍 도착한 우리는 식당입구의 펌`노상카페에서 생맥 한 잔씩을 즐겼다. 근디 가게 앞 오거리길목에서 궤도전차와 차도의 승용차와 자전거도로의 자전거와 인도의 보행인들이 신호등 없어도 잘도 소통되고 있었다. 원형교차로도 아닌 건널목의 신기할만한 소통의 비밀(?)은 전동차를 뺀 모두가 일단 멈춤과 양보에 있었다

 

그렇게 우린 일주일동안 세 번 찾아가 포식을 했다. 포식한 건 음식뿐만이 아니라 가우토한식(Gautor Korea)의 간단한 역사도 양념으로였다. 혼자 서빙 하는 노총각청년은 아들이고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분은 부모님이셨다.

 

 

독일채류 40년이란 부모님은 독일유학커플이셨는데 졸업 후 잔유 하시던 일이 여의치 않아 7년 전에 이곳에 어머님께서 한식당을 열었단다. 식당경험이 전무한 어머님은 처음엔 고전했단다. 오직 성실과 맛과 친절로 시간과의 싸움에서 지금은 포도시 현상유질 할 만큼 정착이 됐다고 했다.

공원을 정원으로 쓸 그림같은 집들이 얼마나 부러웠던지?

 

한인어머니의 손맛과 정성과 친절로 마인츠의 한식당으로 회자될 만큼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간혹 한국유학생들이 찾아오지만 관광객이 찾는 일은 드물단다. 모자부부가 한식으로 마인츠식당가에 뿌리내려가는 얘기를 들으면서 진정한 숨은 외교관이며 애국자라 걸 절감했다.

유명한 상업지구인데 이리 깔끔할 수가~!

 

그들 모자간은 레시피`한식으로 하루에 식당을 찾아오는 몇 십 명에게 한국인의 고운이미지를 심어주고 있어서다.

우리는 돈 한 푼 안들이고 그들 모자를 외교관으로 채용한 거나 진배없다 할 것이다.

독일전통가옥으로 유명한 키르슈가르덴, 사진쟁이들의 뷰`포인트다

 

공복들이 해외연수란 미명으로 관광도 모자라 술집을 전전하며 스캔들을 피워 국격을 망가뜨리는 추태를 심심찮게 보아왔다. 공복들의 단체해외연수를 앞으론 교포들의 삶의 현장에 일대일로 투입 자원봉사 하듯 현장학습하면 어떨까?

 

현지인들에게 감동을 주는 봉사행위가 참살이 연수이며 외교의 진수란 생각이 드는 거였다. 교포들과 함께하는 연수는 최소한 국격 떨어뜨리는 못된 짓은 못할 것 아닌가?

가우토`코리아 청년은 구시가에 한국화장품가게도 오픈했단다. 한류바람이 마인즈에도 불기시작한 모양이었다.

 

주택가의 돌길도 예술품이다

 

우리의 화장품질이 좋기도 하지만 청년의 진정한 생활의 자세가 현지인들한테 감동을 줘 성공할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기필 뷰티`숍도 성공할 것이다. 라인강변은 휴일을 즐기는 인파로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메이데이의 가족나들이

 

가족 아님 끼리끼리 맥주를 마시거나 게임을 하며 즐기고 있었지만 젊은이들 누구도 휴대폰에 얼굴 파묻고 있는 장면을 못 봤다. 고무적이란 생각이 들었다.네다섯 살짜리 마인츠어린이들은 보호자 앞에서 잘도 걷고 있었다.

메이데이를 강가에서 오리와 비둘기들과~

 

안거나 업거나 굳이 유모차에 태우지 않는데도 칭얼대거나 울고 있는 장면을 본적이 없다. 어떤 양육방법으로 자립심이 강한 아이로 키우고 있는지 씩씩하고 대차보였다.

마인츠시내에서 화장실 찾기가 어렵다.

 

메이데이 풍경

 

고층빌딩이 없고 공중화장실도 안보였다. 급할 때 상업빌딩에 들어 용무를 해결하는 나는 난감했다. 공중화장실도 청소비(300원정도)를 받는다. 마인츠대성당화장실도 청소비를 받고 있어 의아했다.

  푸라다너스는 비둘기의 요람

 

성도들의 헌금으로 유지되는 세계굴지의 성당이 쩨쩨하게 변소입장료를 받다니? 시민들에게 변소사용서비스를 돈으로 환산하는 목자들이 하느님의 충복일까? 하고 말이다. 아님 멍청한 내가 미처 생각 못한 더 고상한 뜻이 있을 지고~!

시청사, 라인골드홀

 

어쨌거나 마인츠는 살기 좋은 전원도시였다. 조용하고, 정갈하고, 쾌적한 도시는 라인강과 마인강이 도도히 흐르고 있어 늘 자연에 동화된 삶을 꾸릴 수 있어서다. 혹 일상이 울적할 때 몇 분 만에 강가에 나와 도도히 흐르는 강물에서 로렐라이 콧노래로 낭만에 들 수도 있어서다.

2019. 05 초순

 

# Gautor Korea식당주소:

Kastrich13,  55116 Mainz-Oberstadt

T: 06131-22 16 00

www.gautor-korea.de

 

 

펌`바이클

마인츠의 젊은이들은 축하파티나 이벤트행사 때 생맥주오크통을 실은 다승용바이카를 몰고 다니면서 맥주파티를 즐긴단다

기발나고 멋스러웠다. 얼마나 신이 날까?

해도 그들은 만취하여 교통사고 내는 일이 없단다

강변의 공중화장실. 오전10시경에 문을 연다

댄서를 즐기는 남녀들, 그들은 여기서 곡이 시작될 때 파트너를 선택한다

황혼이 강물에 내리고 여객선이 미끄러지듯 댄서들도 밤으로의 여정에 들다

국적불명의 페션을 걸친 바이커, 파격의 멋이 돋보였다

청둥오리의 구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