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빗발 속의 달맞이 길
꽃샘빗발 갠 해운대백사장의 아침
어둠이 내려앉은 해운대모래사장에 밀려드는
하얀파도가 몰아쉬는 거친 숨결에 맘 쓰다
스멀스멀 잠 든 밤,
밤 새워 바다는 울었던지
아침은 꽃샘비에 숨어 차창을 기웃댔다
해운대첫밤이
그렇게 나를 다독거리는데
젖어보자고, 꽃샘비 맞으며
나도 시들해진 청춘의 꿈이라도 꿔보자고
백사장에 발자국 남기며 서성댔다
싸하다
꽃샘비도 차갑고, 파도소리 묻혀 온 바닷바람도 세차다
달맞이 길로 피신하기로 했다
숲은 언제나 내편이었다
글고 거긴 남녘의 온기가 동토를 밀처 낸
봄의 정령들이 웅성댈 거였다
젤 먼저
꽃샘비로 밤새 몸 씻은 팔손이가
반들반들한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용케 나를~
몇 개월만인데 눈썰미 하나 매섭다
하기야 놈은 사시사철 독야청청 아닌가
무서운 놈이다
아니, 나무들은 누구 하나 허투로 그냥
서 있는 놈은 없다
살아남기 위해 몸뚱이 훼훼 틀면서
몇 백년을
햇님과 바람과 빗발과 연애질 하며
꼿꼿이 지 자릴 지킨다
글면서 모두를 보듬는다
촤상층공사가 한참인 엘시티
사방오리나무의 꽃술
꽃샘빗발 흩뿌리는 해운대백사장 방풍림
산수유 흐드러진 문텐로드
달맞이 길 쉼터에서 조망한 청사포 앞바다
문텐로드 카페거리
해월정입구
탱탱 여물어가는 팔손이 꽃방
장산폭포
재선충무덤
장산 옥녀봉 앞의 청사포일대
노간주나무의 봄 앓이
때죽나무의 사랑(연리지}
회양목의 춘몽
버들강아지
목련
홍매화
아쿠아리움 광장의 갈매기와 비들기의 혼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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