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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7) 미항(美港)홍콩에서 엿새간의 낙수(落穗)

7) 미항(美港)홍콩에서 엿새간의 낙수(落穗)

 

30층라운지에서 조망한 컨벤션센터서부시가지

 

우린 아침저녁식사를 대게 30층 라운지에서 뷔페로 해결했지만 점심땐 호텔내의 다른 식당을 한 번씩은 갔었다. 그랜드하얏트호텔레스토랑은 일류급 셰프들 요리라 나 같은 서민입맛으로 씨부렁댄다는 게 웃기는 일이다. 1,8,11층에 있는 식당들도 센트럴의 마천루 숲이나 빅토리아허브를 조망하는 빼어난 경관과 고품격분위기는 30층 라운지 못지않게 좋았다.

 

11층 풀장은 바비큐식당을 끼고 있다

 

그랜드하얏트호텔1층의 원 하버 로드’(ONE HARBOUR ROAD)에서 먹은 광둥식 전통가정식볶음밥과 게살을 웍(프라이팬)에 익혀 서비스한 랍스터가 유명하다 해서 주문했다. 랍스터는 비싸 사양했는데 둘째가 기어코 시켰다. 나를 위한 효심에서였지만 막상 먹을 살점도, 맛도 둘째의 효심에 비해 한참 떨어졌다. 1930년대 중국식호화저택의 실내를 본 땄다는 디자인은 서양고딕체 같았다.

1918.11.19일 김대중 전대통령도 이 식당에 잠시 머물렀다

 

우리식구들이 이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때 느닷없이 용춤공연이 벌어졌다. 설맞이 축복을 기원하는 전통공연용춤은 사업장의 번영과 행운을 기원하는 축제행사란다. 미신을 떠나 흥겹고 멋있단 생각이 들었다. 용춤퍼레이드에 모두 기립박수를 쳤다. 아름다운 풍습이었다.

19181119일엔 고 김대중대통령께서 이 레스토랑에서 간담회를 했었다고 하여 감회가 달랐다.

호텔측이 마련한 생일케익

 

8층의Grissini(이태리식당)의 베이징`덕은 오븐구이통닭껍질을 얇게 떠서 양상치에 쌈 싸먹는 별미는 울`식구가 즐기는 메뉴였다. 샴페인에 이어 레드와인을 곁들어 먹는 식도락은 아삭아삭 씹는 양상치의 식감과 청량감이라 하고싶다. 대여섯 잎씩 담은 상치접시에 성이 안찬 우린 한 바구니를 주문하자 서빙은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남은 살코기와 야채를 잘게 썰어 버무린 볶음밥은 남방미 특유의 오돌오돌 씹히는 식감이 좋았다. 11층엔 노천풀장이 있는데 땅값이 금값인 홍콩에서 일부건물옥상에 수영장과 식당과 카페를 만들어 공간활용의 수익창출이란 고효율을 기했다. 11층의 One Herbour Rord(港灣君悅酒店)노천바비큐식당은 이색적인 독특한 분위기가 물씬한 명소였다.

11층 노천풀장

 

이틀째 밤, 우린 분위기 만점인 노천풀장이 딸린 이태리식당에서 양고기바비큐에 곁들인 와인파티를 즐겼다 11층의 야외풀장을 흡사 싱가폴의 마리나베이호텔 노천수영장을 연상하게 했다. 열대림정원을 조성하여 수영을 즐기면서 입까지 즐겁게 한다는 발상은 그 낭만적인 분위기만으로도 각별했다.  설익혀 핏물 묻어나는 양고기바비큐대신 아낸 그럴싸한 밤풍경이 흐르는 풀장에서 뷔페음식에 밤풍경까지 포식하나싶었다.

양고기바비큐보다 분위기가 더 좋은 11층 식당

 

붉은 피가 베어나는 호주산 양고기바비큐가 그렇게 달짝지근한지를 나는 미처 몰랐었다. 거기다 살짝 구운 파인애플을 곁들어 먹는 식감은 달콤시큼 풍부한 즙이 일품이랄까! 사실 노천식당의 식사는 식감보다는 밤의 한기(寒氣)를 쫓는 가스횃불아래 온기를 즐기며 식도락에 빠져드는 낭만일 것이다.

8층 이태리식당서 울 식구들이 즐긴 와인4병

 

노천풀장에 드리운 고층건물들의 네온불빛이 풀장에 녹아 흐르는 밤풍경에 취하며 와인을 즐기는 멋과 맛은 쉬이 잊을 수 없는 황홀함이다. 무더위가 극성일 한여름철엔 시원한 풀장과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호사의 극치일 것이다. 내가 와인 몇 잔을 마셨을까? 상당한 취기가 돌았다. `부부는 이 밤이 있음을, 마련해 준 둘째에게 감사했다. 8시에 입장한 우리는 밤11시 파장 때야 자릴 떴다.

8층 레스토랑, 베이징덕을 양상치에 쌈싸먹은 게 일품이었다

 

아침저녁식사는 주로 30층라운지에서 뷔페식단을 즐긴다. 첫날엔 딤섬(Dim sum)류의 중국음식을 즐겼다. 딤섬은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의미의 중국간식요리로 채소`돼지고기, 왕새우`하가우, 물만두`수프, 샤오룽바오 등 종류도 많다. 우린 새우`하가우와 물만두를 두 번정도 먹었을 뿐이다. 음식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다양하고 진귀한 음식이 매일 바뀌는데다 채소와 과일위주 식사를 즐겨서다.

 

고기류 중에서도 나는 유독 신선한 연어를 즐겼다. 싱싱한 연어에 레몬즙과 소스를 첨가해 채소`과일과 먹으면 풋풋하고 개운한 맛에 뱃속도 편했다. 한때는 초코파이로 끄니를 때울 만치 빵을 즐겨먹었는데 위암수술 후 달콤한 빵이 입맛을 당기질 않았다. 단음식종류와 초콜릿성분의 과자도 별로여서 나의 식성변화에 식구들이 의아해 하곤 했다.

 

디저트도 과일 아님 생과일주스가 좋다. 고기류보단 채소와 김치가 입맛을 당긴다. 암튼 여기서 우릴 젤 행복하게 하는 건 풍성하고 싱싱한 과일들이다. 나는 거의 과일로 포식하며 끄니를 때웠는데, 혹시나 배탈 나지 않을까 슬며시 걱정도 했었다. 체리와 블루베리를 비롯한 과일을 원 없이 먹었다. 매일매일 룸서비스로 방에 넣어주는 과일은 그대로 남겨치워지기 일쑤였다.

8층의Grissini(이태리식당)우아한 홀

 

부자들의 먹거리생활이 이럴 진데 삶에서 젤 즐거운 식도락재미를 그들은 어찌 즐길까? 하고 궁금해지기도 했다. 만족엔 한이 없다. 그래서 빈자(貧者)가 얻는 행복의 질과 횟수는 부자(富者)는 죽었다 깨나도 따라갈 수가 없다는 걸 부탄사람들이 증명한다. 부탄사람들은 자연이 주는 만큼만으로 삶을 영위하며 자족한다.

송로버섯요리

 

우리들의 불행이 타인과의 차별화에 기인한 불만일진데 그들은 검소한 생활상이 엇비슷해서 서로 비교할 건더기도 없어 건강히 존재한다는 만족감이 행복일 테다. 설 연휴를 즐기는 홍콩인들이 술판 벌려 떠들썩한 걸 본 적이 없다. 공원주변식당이나 분위기 좋은 밤바다가 어디서든 술마시고 방가하는 풍정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관세가 안 붙고 다양한 중국산술이 많을 텐데도 축제에 술꾼이 안 보이는 건 원조홍콩인들의 절주(節酒)문화를 대신해 차()문화가 발달한 탓일 것이다. 다문화신앙도 한 몫을 했을까홍콩인구의 21%를 넘는 불교신자란다. 도교, 이슬람교, 힌두교, 시크교, 유대교, 자니교, 기독교 외 무숙신앙인이 많은 홍콩인의 전통생활영향이 클 테다.

 

홍콩의 중심도로는 의외로 한가하다

 

그런데도 사원, 사당, 교회건물은 눈에 띄질 안했다. 우리나라에선 너무 많다할 정도로 위용을 떠는 교회건물이 홍콩에선 안 보이는 건 부동산에 부과하는 고율의 재산세 탓일지도 모른다 만인평등을 부르짓는 교회가 가진 만큼 세금을 낸다는 국민제세주의는 의무이고 권리이다. 거대한 교회와 사찰이 비과세혜택을 받아야 된다는 교리는 경전 어디에도 없지 싶다. 예수나 부처를 팔아 비과세를 주장함은 종교에 대한 모욕일 것이다. 법적용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하고 종교인들이 솔선해야 함이다.

설 이튿날 점심때 용춤퍼레이드가 식당에 나타나 축복를 기원하고 있다

 

홍콩의 고층빌딩과 아파트들 외양은 디자인이 각기 다른 자기만의 색깔로 도시미를 업그레이드시켜 미항홍콩을 만드는 걸까. 싱가포르처럼 건물신축허가 시 유사한 건물디자인을 불허하나 싶었다. 늘푸른 숲속의 아름다운 건축물들은 외형자체만으로도 시선을 끈다. 근디 아쉽게도 숲속의 아름다운 아파트갓길이 지린내로 불쾌했다.

 

바다가재 랍스터, 돈이 아까웠다

 

빅토리아피크엘 오르는 숲속갓길의 애완견들 오줌냄새는 역겨웠다. 애완견들은 딴 놈이 싼 배뇨(排尿)자리가 공용배설장소로 여기는지 홍건히 젖은 오줌이 흘러내려 악취도 지독했다. 우리나라의 애완견동반자는 배뇨엔 별로 신경쓰지 않는데 지린내가 여간 불편하단 걸 깨달았음 싶다. 내가 매일 산책하는 안산자락길도 지린내가 풍기는 곳이 있어 언짢게 한다.

 

중심가에 자동차가 적은 건 비싼 주차료 탓일런지 모른다.

홍콩은 덩치 큰 차일수록 주차료도 비싸다

우리도 대형고급차 일수록 고률의 세금을 부과하면 운행횟수가 적어 환경오염도 덜 할 텐데?

 

그런 탓에 애완견의 운동을 야외에서 시키는 게 이래저래 타인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면 좋겠다.

아파트신축공사장에서 목격한 진풍경 하나는 대나무비계였다. 우린 철근파이프를 사용하는데 나무도 아닌 대나무비계라니? 오래된 건축공사문화란 데 어째 불안해보였다. 대나무는 화학처리 하여 쉬이 썩지 않는단다.

 

빌딩입구의 주차장, 세계의 유명부랜드 스포츠카가 널려있다

 

그보단 싸구려 잉여인력이 넘치는 탓에 건축업자는 값비싼 철근비계로 바꿀 생각을 안 하는지도 모른다. 노동자는 서럽고 아파도 처우개선은 뒷전인 게 선진국홍콩도 예외는 아닌가 싶었다. 그들은 설날 문 닫은 정부청사에서 시위를 하고 있었다. 뭘 요구하는 걸까? 홍콩은 세계자동차전시장이다. 최신 테슬러전기차를 비롯 고급브랜드차량 전시장 같았다.

 

 

 

홍콩엔 왜 우리의 현대차는 눈에 안 띄고 일제차량이 홍수를 이룰까? 무관세인데다 특소세와 부가세가 없어 찻값은 싸단다. 해선지 유명브랜드차를 구입 신분과시(?)를 즐기는 통에 현대차가 외면당했을까? 암튼 찻값이 싼 편인데도 좁은 도로에 교통체증이 없는 건 차량대수가 적다는 뜻도 될 것이다.

 

홍콩선 자가용을 갖는다는 건 엄청난 유지비(보유세,주차비등)를 부담해야해 자동차수가 늘지 않나 싶었다.

좁은 땅에서 다민족이 다종교를 믿으며 살아가는 홍콩이 아름다운항구만큼 생활내면도 질서 있고 친절함이 베어나는 걸 느꼈다. 선진국은 타인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된다.

 

그랜드하얏트호텔 로비

 

상대를 보듬고 배려할 때 진취적이고 혁신적인 문화가 꽃 피운다는 걸 홍콩이 보여주나 싶었다.

엿새간의 홍콩채류는 울`부부생애에 가장 행복한 한 순간이었지 싶다. 특히 아내가 연신 고무돼 있었다.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조망하는 빅토리아하버풍경은 오래오래 추억창고 머물며 행복한 시간들을 떠올리게 할 것이다.

2019. 02. 07

 

 

 11층풀장 옆의 카페

11층 야외풀장

 

바비큐레스토랑

 

바비큐식당의 이색적인 차림표(특별식단)

 

30층라운지

 

베이징덕 셰프

 

생일케익

 

홍콩국제공항청사

 

홍콩국제공항청사의 라운지(음식료공짜다)

 

홍콩공항게이트 안내판이 살짝 웃겼다. 일등=頭等, 비지니스=商務客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