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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 길 - 산행기

송도해안볼레길의 낭만 – 갈맷길4-1코스

송도해안볼레길의 낭만 갈맷길4-1코스

 

 새들의 섬 - 두도

 

지금껏 내가 걸어온 갈맷길에서 송도해안볼레길(갈맷길4-1코스)은 여느 길보다 아기자기한 낭만이 물씬 풍기는 멋진 코스였다. 송도해안볼레길(갈맷길4-1코스)은 영도와 송도를 잇는 남항대교에서 두도전망대를 돌아 감천항 국제수산물도매시장까지의 13km의 해안벼랑길이다.

송도해안벼랑의 나무데크 볼레길

 

이 트레킹코스엔 트레커들이 선호할 만한 멋진 풍광과 신바람 나는 난코스지형이 숨차게 전개된다. 부산해안과 산악과 관광지를 잇는 갈맷길은 모두 9코스가 있는데 낭만이 뚝뚝 묻어나는 송도해안갈맷길4-1코스를 오늘에야 트레킹한 건 나의 과문한 탓일 테다.

 

남항대교와 케이블카

 

남항대교를 건너자마자 곡선의 미를 한껏 뽐내는 365m의 송도구름산책다리를 산책한다. 드넓은 해원의 바닷물이 남항의 비좁은 리아스식만구(灣口)로 밀려오면서도 잔잔해지는 까닭을 생각게 한다. 아니다. 보다는 해안 저만치에 점점이 떠있는 선박들과 머리 위를 쉼 없이 왕복하는 케이블카에 멈칫댄다.

 

 

이윽고 하현달처럼 굽은 하얀 모래사장을 밟으며 드뎌 말로만 듣던 송도해수욕장에 발 내디딤에 감축한다. 난 양발을 벗었다. 모래사장을 밟으며 모래가 간질대는 언어를 육감으로 듣고 싶어서다. 태초부터 바닷물에 몸 씻다 하얀모래가 된 놈들은 여기서 우리나라 최초의 해수욕장을 선사했다.

 

송도해수욕장

 

그 놈들이 나의 발가락사이로 삐져나오며 무딘 오감을 살려내는 거였다. 주말인데도 백사장엔 사람이 뜸해 놈들의 밀어를 체감할 수 있어 좋다. 송도(松島)소나무 섬이거나 송정동분도에서 따온 이름이란데 수심이 얕은 송도만(松島灣)은 두 개의 방파제가 있어 소형 선박의 정박지로 적합 했다.

 

 

하여 일제 때 일본인들이 거주하면서 피서놀이터로 송도해수욕장은 유명세를 타며 1960`70년대는 인산인해 최대의 피서지가 됐고, 신혼여행지로 각광을 받는다. 허나 급격한 시가지발전과 인구유입으로 생활오수오염 탓에 폐장이 됐단다.

 

송도시 전경

 

서구청이 2005년 태풍 매미피해복구에 들면서 송도연안개발사업을 벌여 500m의 해수욕장을 개장 오늘의 모습을 찾았단다. 거북섬을 잇는 구름다리, 송도만을 따라 즐기는 케이블카, 우뚝 선 호텔, 해안벼랑을 산책하는 낭만의 갈맷길이 송도의 옛 명성을 되찾는 관광지로 탈바꿈했지 싶다.

 

송도백사장공원 횟집 뒤 해안볼레길입구

 

방파제안의 어선들은 해수욕장쉼터에 즐비한 회센타의 활어공급선일까? 해수욕장을 빠져나왔다. 송도해안볼레길에 들어섰다. 바위벼랑에 철재와 나무데크로 해안을 잇는 산책길은 끝없이 이어진다. 송도만의 해풍에 가슴팍 열어 4월의 훈풍을 맘껏 들이킨다.

 

벼랑위의 볼레길과 케이블카

 

머리 위의 케이블카가 창공에 매달리고 발아래서는 파도가 검은 해식애를 삼키려 하얀거품을 뿜어낸다. 파도와 바위의 실랑이소리 마저 가슴을 뻥 뚫리게 한다. 검은 해식애 포인트의 낙시꾼들은 한 폭의 그림으로 해변에 이어진다.  

그들은 파도를 낚는가? 고길 낚는가?

 

영도와 송도를 잇는 남항대교

 

바람을 낚는가? 4월의 햇살은 그들마저 까맣게 바위로 만들고 있다. 검은 바다위에 까맣게 탄 화물선들이 점점이 박혀있고, 영도의 봉래산도 까맣게 물들어 송도만에 그림자를 담구고 있다. 파란하늘을 달리는 케이블카만 없다면 송도만은 정적이 흐른다 할 것이다.

 

4월의 따스함이, 볼레길의 낭만이 그녀한테서 홍건이 묻어난다

 

그 정적이 연두색숲길까지 보듬었다. 정적을 머금고 있는 이파리의 광채는 햇살의 밀어다. 연푸른 숲길은 조붓하고 맨살이다. 지겹던 나무데크 계단은 숲길에선 조바심을 놓는다. 연둣빛차일 속에서 구부정한 소나무들 사이로 펼쳐지는 풍경화를 시리도록 감상할 수가 있어서다.

 

강태공들이 낚는 건? 이런 멋진 그림은 줄곧 이어진다

 

파노라마 치는 바다와 정박한 배와 섬과 여객선과 유람선의 꽁무니물살이 그때그때 한 컷 한 컷 발걸음 따라 다른 그림으로 다가오는 기쁨에 푹 젓는 행복이라니!

송도해안볼레길에서 만나는 나무들의 춤사위가 요란스럽고 단연 튀긴다.

 

송도만에 정박한 화물선들

 

모진 해풍에 숙달된 몸놀림이 굳어버린 탓일 테다. 특히 소나무의 등치는 우람하고 몸짓은 유려하다. 나는 바다풍정 못잖게 거송한테 맘 뺏기길 여러 번이었다. 또한 해안볼레길의 매력은 이따금 숲길을 탈출하여 해식애를 애무하는 파도에 손발 담글 수가 있고, 강태공의 세월 낚기에 잠시 빠져볼 수가 있다는 거였다.

 

 

송림벤치에서 늘어지게 오수에 들 수도 있고, 케이블카타고 송도만을 날을 수가 있다. 암남공원 넓은 주차장은 만차고 뚝방에선 낚시대회라도 열었는지 상춘객들이 얼쩡댄다. 나는 4월의 따스한 정오처럼 나른하고 여유러움이 뭍어나는 송림 속 벤치에 앉아 빵과 과일로 늦은 점심을 떼운다.

 

암남공원 주차장 앞 뚝방은 낚시꾼의 언덕, 뒤엔 케이블 카 탑승망루가 있다

 

해안볼레길13km가 굴곡이 심해 계단 많은 난코스일 수 있지만 피곤치를 않는 건 멋진 풍광과 푸른 숲속길인 탓일 것이다. 오지게 해찰하며 뭉그적대도 돌아설 수 있는 딴 길에 딴 풍경을 즐기며 해수욕장으로 통하는 한길에 들어서 버슬 탈 수 있어서다.

 

붉은 유문암마그마의 해식층

 

두도전망대에 닿았다. 두도(頭島)새들의 섬’‘대가리의 섬이라 불렀단다. 단층에 공룡알 흔적이 발견되고, 갈매기와 괭이갈매기가 새끼를 치며 민물가마우지가 철따라 찾는 원시의 섬이란다. 두도에 왠 사다리가 놓였다. 태고의 섬, 새들의 섬으로 놔두자며 사가리리라니?

사다리(?)가 놓인 두도

 

전망대에 서면 영도 끝의 오륙도가 명료해지고 우측에 감천항이, 그 너머로 가덕도가 얼굴 내민다. 망망대해에 목도가 가뭇가뭇 어른거리기도 하는 목도전망대는 전망 좋은 요충지라. 해서 올라오는 해안에 군부대초소(철수 했다)가 철망에 휘둘러진 걸 목도한다.

 

 

꽤 넓은 전망대에서 한가롭게 즐기는 상춘객들이 많다. 조망터로 이만한 장소가 있을까?싶었다. 바로 아래 감천항 부산국제수산물도매시장으로 하산했다. 경비원의 허락을 받고 부둣가 항만시설을 어슬렁댔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도매하역시장은 의외로 한산했다.

 

안남공원 뚝방과 연결 된 바위봉, 출입금지구역이다

 

어선들이 입항하여 하역한 생선들을 바로 냉장`동시켜 컨테이너에 실려 나가는 도매물류시장이었다. 허나 많은 선박들이 정박해 있는데도 무슨 이유에선지 거대한 건물은 텅 빈 채 활성화되질 못하고 있었다. 글고 보니 선박들도 하역이 아니라 수리하러 정박한 성싶었다.

 

감천항방파제 뒤로 등대와 가덕도가~

 

인근의 부산신항 개발 땜일까? 그렇담 과도한 이중시설투자로 국민혈세만 축낸 꼴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다.

어쨌거나 송도해안볼레길-갈맷길4-1코스는 끝내주는 해안풍광에 살짝 긴장되는 호젓하고 멋들어진 낭만적인 트레킹코스였다.

 

감천항국제수산물도매시장 부두에 정박 수리 중인 선박들

 

 난 누구에게나 송도해안볼레길 트레킹을 강추하고 싶다. 해운대달맞이길이나 이기대길, 태종대공원에서 절영해안산책로 보다 더한 긴장과 볼거리와 원시적 민낯에 빠져들 수가 있어서다. 트레킹코스로 이만한 데가 있을까? 싶게 나를 홀라당 깨벗긴 낭만의 길이였다.

 2018. 04. 28

# 남항대교- (2.5km) - 송도해수욕장 - (0.9km) - 송도해안볼레길 - (1.4km) - 암남공원 입구 - (8.2km) - 감천항 거리

 

 

부산국제수산물도매시장의 부두

송도해수욕정에 한 떼의 학생들이 워크샵을 하고 있다

백사장과 호텔들

송도포구

벼랑의  철재볼레길

유문암질 마그마가 형성한 퇴적암층

 

노란 유문암 퇴적층이 이룬 기암층들은 볼거리를 연출한다.

유문암질마그마가 여러색을 층층이 투입시킨 퇴적층은 여러색의 판자를 깔아놓은 모습을 띄어 신비하다

암남공원주차장 갓길은 낚시터

암남공원에서 두도전망대를 향한다

두도전망대를 향하는 볼레길은 숲속의 민낯길이다

벼랑해안의 낚시터는 멋진 쉼터고,

그 쉼터는 차고 넘쳐 시간여유가 있으면 암때라도 벼랑길을 내려가서

신물나도록 뭉그적댈 수가 있다  

팽나무연리목  옆엔 벤치가 있어 코발트바다에 잠시 멱 감을 수 있다

아니 내려가서 홀라당 벗고 해안스트립쇼를 해도 무방할 자연무대다  

동백숲의 볼레길. 인적이 뜸해 절로 고독한 산보자가 된다 

 

'포구나무 쉼터'에 있는 뒤엉킨 팽나무는 나뭇꾼이나 해안초병, 조개 줍는 아낙네들의 쉼터였다. 여기 우물은 그들의 감로수였으며 나룻배타고 고기잡이 나간 어부들을 기다리는 망부의 자리다. 남편을 기다리는 아낙의 모습이 팽나무연사이로 보일 듯하다.

 

해안볼레길엔 철책선을 두른 (철수 된)해안초소가 군데군데 있다

영도 끝머리의 오륙도가 보인다

감천항

국제수산물도매센터

정박한 어선과 텅 빈 어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