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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영화 <군함도>의 시그널

영화 <군함도>의 시그널

일본나가사키 항에서 남서쪽에 18km떨어진 축구장 2개만한 섬이 군함 같아 섬 이름이 군함도라 했는데 섬이 온통 석탄이란다. 이 석탄섬이 일본에너지 공급원이었고, 대동아전쟁 땐 800여명의 조선인들이 강제징용으로 끌려가 희생된 지옥섬이기도 했다.

1945년 일제는 패색이 짙어지자 강제징용 돼 노예처럼 학대받은 열악한 채굴환경과 학살의 전모를 은폐하기 위해 조선인들 몰살계획이 진행되는 전쟁막바지로 치닫을 때 영화는 시작된다.

군함도 - 그 지옥섬을 탈출하려는 조선인들의 엑서더스가 처절한 스펙터클로 펼쳐지면서 두 시간동안 관객을 옭아맨다. 지옥섬의 석탄굉은 해저1000m가 넘고, 갱도는 비좁아 어린이들이 기어들어가 채굴을 해야 할 정도인데다, 45도의 가스폭발로 떼죽임 당하기 일쑤인 생지옥일과를 하루 12시간이상 혹사당하고 있었다.

근데 정작 조선인들을 학대하고 감시하는 건 왜놈들이기 보단 같은 동포란 점에 분통이 터진다. 일제는 조선징용자들의 일부를 꾀어 서로를 이간시켜 감시하고 협박하며 자중지란을 즐기면서 조선인들을 노예처럼 착취한다.

그 조선인의 정점에 독립운동의 주요인사로 끌려온(?) 윤학철(이경영)이 정신적 지주노릇을 하며 일제에 빌붙어 이권과 일신의 안일을 취하는 기회주의지로 변신한다. 그걸 모른 임정은 광복군특수부대요원 무영(송중기)을 침투 그를 구해내는 공작을 펼치는데~.

동시에 반도호텔 악단장 강옥(황정민)과 딸 소희(김수안), 종로일대건달패 두목 칠성(소지섭), 전장속의 위안부 말련(이정현) 등이 군함도에 강제징용돼 각자도생하며 일제의 조선인말살음모에 대항 탈출을 시도하는 피비린내 물씬 튀는 어드벤쳐가 스크린을 꽉 메꾼다.

일제에 끌려와 강제노역을 당하며 노예로 전락한 조선인들이 서로가 반목하고 배신하며 감시하는 엽전의식(?)을 감독이 구태여 태마의 한 축으로 설정한 것은 관객이 고민해봐야 할 몫이란 생각도 들었다.

일제란 악의 축에 놀아 난 우리들의 냄비근성도 들춰내어 자성을 하면서, 영화상영후의 일방적인 악의 축 비난이란 일본의 힐난도 좀 비켜설 수 있잖나? 라고 생각해 봤다. 하여 류승완감독한텐 노련한 거장답다는 칭송이 따르게 되나싶었다.

일제는 간사하고 무자비하고 능청스럽기 그지없다. 어찌 군함도를 일본 근대화 산업시설 유산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할(20157) 수 있나싶은 게다. 그렇게 함으로써 강제징용의 비극의 현장을 지우고, 일본의 수치를 망각케 할 수 있다고 여겼을 테다.

암튼 영화<군함도>는 우리가 꼭 봐야할 비통한 역사 비하인드시네마다. 일제가 열악한 오지로 강제징용한 조선인남녀가 약 58000명이란다. 거기서 살아남아 종전 후 귀국한 사람은 몇 백에 불과하다. 그들이 노예로 착취한 후 일본 누구도 진정한 사과의 말 한마디 한 적이 없다.

그런 일본을 박근혜는 피해자와 상의 없이 위안부합의문에 도장을 찍어줬다. 박정희가 일본군장교로 대동전쟁에 앞장 선 과오를, 청구권에 말아버린 기회주의역사를 여론의 장에 들쑤셔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을까? 일제와 손잡고 자신의 안위를 챙기려 조선인들의 혼을 저당한 사이비애국자 윤학철이 얼핏 오버랩 됐다. 

며칠 후면(미국은 194586일 히로시마, 9일 나가사키에 원폭 2개를 떨어트렸다) 일제는 원폭 2개에 백기투항 한다. 지금 군함도엔 지옥섬이란 흔적을 지우기에, 망각의 늪에 잠재우기 위해 일본은 술수를 짜내고 있단다.

2, 3의 군함도가 영화화되어 우리를 각성의 무대에 오르게 해야 한다. 영화가 끝난 서울하늘은 이글이글 염천이었다. 그 많은 명동의 인파는 어디로 갔을까? 폭염과 사드는 또 하나의 원폭인냥 거대도시를 텅 비웠다.

2017. 08. 03

롯데에비뉴엘하늘공원서 본 서울하늘과 소공동의 빈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