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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전장(戰場)속의 영화<덩케르크>

전장(戰場)속의 영화<덩케르크>

 

영화 <덩케르크>는 독일기갑부대에 쫓겨 프랑스 덩케르크해안에 고립된 40여만 명의 영국`프랑스군이 1940526일부터 8일간 영국으로 철수하는 실화다. 다이나모 작전(Operation Dynamo)’이라 불렀던 덩케르크 철수 작전은 2차세계대전의 판세를 바꾼 역사적인 사건 이였다.

그 전쟁의 한 복판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결코 전쟁영화가 아닌 전장속의 생존의 처절한 아드레날린절규를 그린 영화<덩케르크>로 우리에게 다가섰다. 절망과 암울함 속에 생존이란 실 날 같은 시간을 붙잡으려는 40만명의 군인들이 1주일째 덩케르크해안에 펭귄 떼처럼 줄서있다.

도버해협의 험한 지형과 거센 파도, 해안의 얕은 수심엔 군함이 접근할 수 없단 사실이 무섭도록 침묵한다. 뒤에선 독일기갑사단의 포위망이 좁혀오는 절제절명의 시간에 간간히 독일공군의 메서슈미트(Messerschmitt)전투기의 폭격으로 죽음의 공포는 일주일째 해안가에 팽배하다.

잿빛구름 드리운 암울한 해안가를 향해 영국에선 민간선박동원령을 내려 900척의 선박과 보트가 도버해협을 건너 하루 동안 구출작전에 투입된다. 같은 시각 하늘에선 영국의 스핏파이어(Spitfire)전투기 3대가 한 시간비행분의 연료를 싣고 탈출을 엄호하는 시간과 공간의 싸움이기도 하다.

일주일과 하루와 한 시간이 순간순간 교차 넘나드는 시공간에 빨려들어 강렬하고 역동적인 서스펜스에 몰입케 한 놀란 감독은 대단하다. 해안가군인들의 1주일, 민간선박의 하루, 스핏파이어전투기 한 시간의 교차혼재공간을 배의 엔진소리와 찰각찰각 흐르는 시계초침에 관객을 전율시킨다.

배의 엔진소리와 시계초침소리화음은 신사이져음률에 녹아들어 시종일관 전쟁 없는 스릴과 서스펜스에 나를 옭아매고 있었다영화<덩케르크>엔 적군이 한명도 안 보인다. 독일전투기 메서슈미트만 출격 스핏파이어와 공중전을 펼치는데 크리스토퍼`놀란 감독은 CG아닌 실전비행기에 아이멕스촬영기를 탑재 촬영했기에 긴박하고 처절한 장면들을 실감나게 실현했다고 한다.

영화전첼 CG를 최소화하고 대부분 아이멕스촬영을 했다고 3D영화감상을 권했는데 익산CGV에선 불가였다. 전쟁영화여야 할 <덩케르크>가 전장영화인 것은 40만 명이란 대군이 승부를 벌이는 피비린내 나는 스펙터클장면 대신 오직 살아남아야한다는 생명의 원시성이 시공간과의 피 말림을 그린 영화여서 일 테다.

전쟁에서 철수는 패전이 아니다. 살아남는 자가 승리자다. 살아남아야 최후엔 승리할 수 있어서다. 생명은 하나다. 놀란 감독의 특별한 전장영화 속에 한여름을 날렸다.

2017. 07.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