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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최임숙님처럼 살 수 있다면

신의와 미소의 최임숙중개사님

 

-우림한솔맨션-

 

1026일 평강공인중계사사무실에서 아파트매수 잔금을 치르던 날 나비아중개사는 나를 향해

강샘님 입주를 환영한다고 아파트청소를 하고 페인팅 한다고 야단이네요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아닌 게 아니라 아파트외벽단장을 하느라 외주업체 직원들이 로프에 몸 매단 채 고공쇼(?)를 하고 있었다.

 

잔금을 치르고 아내와 난 입주할 17층 우리의 방에 들러 내일은 도배, 모렌 붙박이장을 설치하는 계획을 점검하며 거실 앞 베란다 창 한쪽이 우윳빛물감이 번져 지저분한 걸 대수롭잖게 훑어보고 있었다.

페인팅하기 위해 외벽청소를 하면서 오물이 튀겼거니 라고만 여겼던것이다.

그래도 좀은 찝찔해 작업인부에게 마지막작업 때 유리창청소를 해 줄 것을 당부하고, 관리사무소에 찾아가 신신당부했었다.

 

 

31일 오전 예정대로 이살 했다. 단지 내 페인팅작업은 계속되고 있었

. 관리사무소에선 나더러 유리창에 유리창청소 해 주세요라고 커다랗게 써 붙여 놓으란다. 청소하시는 분이 모르고 지나쳐버릴 수도 있으니 그걸 읽으면 틀림없을 거란 생각에서였다.

나는 가로 새로 1m의 종이에 <유리창청소 해 주세요>라고 매직펜으로 크게 써 붙여 놨다. 로프에 매달려 유리창청소를 하다보면 틀림없이 보게 될 터였다.

 

 

 

입주 이틀째였다. 페인팅하시는 분을 불러 문제의 유리창을 보이자 자기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기존의 흠결이란다. 그래 내게 아파틀 매도한 전 주인 박00씨에게 전활 넣어 물었다. 박씨는 애초부터 있던 흠 이였다고 태연히 대답하는 거였다. 엉겁결에 한 대 얻어맞은 낭패감에다 여간 불쾌했다.

 

그는 커다란 결함을 고의로 숨긴 채 내게 매도한 셈 이였다. 매매계약 전, 그동안 살면서 불편한 점이나 하자가 있음 솔직히 말씀해 달라고 얘기했을 때 (부인이)없다고 분명이 대답했었기에 속였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전 주인 박00씨는 나의 항의와 질책에 넉살좋게도 중개사와 매도인인 내가 꼼꼼하게 살피지 않은 게 잘못이라고 발뺌하고 있었다.

 

언필칭 맞는 말일 수 있다. 중개사는 거간하는 물건에 대해서 철저하

게 파악하여 매도인에게 실상을 알려줄 의무가 있고, 매도인도 물건을 꼼꼼하게 살핀 후 계약 때 얘기했어야 할 것이다. 난 곧장 단지 내 평강공인중개사무실 최임숙님을 찾았다. 최중개사님도 (금시초문인 듯)모르긴 마찬가지였다.

 

 

200×240cm복층유리창이 뿌옇게 변색된 걸 보고 할 말이 없단 거였다. 물건을 중개하면서 그 물건의 장단점을 샅샅이 일아 실상만을 중개해야 한다는 중개사의 책무를 태만함에 죄송하단 말 이외 할 말이 없었을 테다. 남향과 동향 두 아파트 중에서 내가 굳이 남향을 포기하고 동향아파트를 택한 이유가 확 트인 전망 땜이란 걸 잘 알고 있는 최중개사님이다.

 

근데 한 쪽 창이 젖빛불투명창이란 점에 유구무언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매도인이 커튼을 치고 의도적으로 우릴 속인 게 뻔했다 처도 최

중개사님의 허물이 없어지는 건 아닐 것이다. 분명한 원인과 해결책을 알아보기 위해 제일유리 박송배사장을 초치했다.

 

박사장은 아파트건설시 동양강철공장에서 주문생산 될 때의 불량품으로 진공상태의 복층유리에 공기가 스며들어 습기가 생성되고, 그게 점점 번지며 변색된 탓으로 유리창을 교체해야 한다는 거였다. 고가사다리차와 전문 인력 네댓 명이 필요하여 최소비용이 80만원상당 들겠단다.

 

박사장께 일임했다. 30년 전 집지으면서 알게 된 박사장은 순박하고 성실하기 그지없는 분이라. 그런 신뢰감이 전화통활 하자마자 달려온

게 아니겠는가.

최중개사님은 연신 미안해하며 비용을 십시일반 해보잔다. 일테면 매도인과 나비아중개사와 자기가 성의껏 협조를 할 길을 찾겠다는 거였다. 말씀이라도 고마웠다.

 

그리고 이틀째 날 오후,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느닷없는 소동이 났다. 17층을 오르내리는 고가사다리차와 다섯 명의 장정들이 거창한

복층유리창을 때내어 교환하느라 두서너 시간 무슨 작전하듯 긴박하게 움직였다. 힘만으로 할 수 없을 전문가들의 노하우로 위험한 작업을 숨죽이며 매뉴얼에 맞춰하는데도 긴장감이 팽팽했다.

 

 

 

새 창을 달자 시가지가 실사그대로 아파트거실로 밀려들었다. 소라산

너머까지 조망되는 탁 트인 전망에 반해 구입한 아파트였는데 어찌 변색된 창문을 발견치 못했을까? 커튼 탓 만하기엔 우린 너무 건성 이였다. 최중개사님도 그 점을 간과한, 철저치 못했던 직업의식을 안타까워하는 품새였다.

 

자신의 물건에 대해서 철저한 실사로 장단점을 꾀고 있어야 손님들께 양질의 서비스를 할 수가 있고 신뢰를 구축 할 수가 있음을 잊진 안았을 테니 말이다. 여성특유의 자상함과 친절이 몸에 밴 최중개사님은 메모도 곧잘 하드만 어찌하여 불량창문을 간과했을까?

 

이번일로 해서 나는 최중개사님의 철저한 직업의식과 친절, 그리고 책임감이 대단하신 분이란 걸 절감했다. 창문 교환비용을 십시일반 하자

던 님께서 속임수 쓴 박00매도인으로부터, 또한 중개수수료를 절반씩 챙긴 나비아중개사(실은 내 의뢰인이다)로부터 철저히 거절당한 채 스타일 구긴 체면으로 우리집을 다시 방문했을 때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20만원이란 돈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닌데도 최중개사님은 흔쾌히  내놓으면서도(셋이 절반이라도 부담하고 싶었단다) 미안해 쥐구멍이라도 팔 양이였다참으로 미안한 건 우리내외였다. 그리고 너무 고마웠다. 20만원이 아닌 2천만 원으로도 살 수 없는 철저한 직업윤리와 더불어 배품이란 양심을 실천하고 계신 최중개사님이 (배산우림한솔아파트)단지 내에 계시기에 기분 좋다.

 

심성좋은 분들은 까닭 없이도 자주 뵙고 싶은 법이다. 더구나 미소 띈 이웃집 아줌마 같은 친절이 밴 최중개사님이 그렇다.

자기의 직업에 자긍심을 갖고 철두철미 하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분은 그리 흔하지 않다. 평강공인중개사사무소의 최임숙중개사님은 그런 면에서 멋진 프로중개사란 생각이 들었다.

 

해선지 근처 복덕방이 두서너 개 있지만 의뢰인이 젤 많은 것 같았다.

농사도 짖는다기에 나도 대려다 쓰라고 노가리 깠다. 친해지고 싶은,

매력 뿜는 은근한 미소가 눈에 밟히는 따뜻한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최중개사님이 나를 첨 만나 아파트를 안내하면서 거실베란다에서 하던 말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소라산까지 한 눈에 쏙 들어 와 얼마나 좋습니까?”

나는 최임숙님이 마련해 준 거실에서 시가지를, 소라산 너머까지를 조망하며 일상의 무료를 씻을 것이다. 그리고 긍정의 시간으로 들어서 삶의 멋을 탐색할 것이다. 때때로 최중개사님의 미소를 떠 올리겠지.

 

전망 좋은 아파트에다 곱고 신뢰감 물씬 풍기는 최임숙님을 늘 뵐 수가 있어 기분 좋다.

2015. 11월 초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