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걸어가는 길 - 산행기

여름밤의 황홀한 경복궁관람

여름밤의 경복궁 특별관람

 

 

-경회루-

 

무더운 여름밤, 눈부신 조명 속에 화려하게 치장한 고궁의 모습은 어떨까? 황홀경은 열대야를 관통하고 아름다움에 탄성하는 망아(忘我)

의 세계로 우리들을 빠져들게 십상일 테다.

경복궁이 8월 절반을 <경복궁여름야간 특별관람>을 만들었기로 나는 오늘 그 파시에 끼어들었다.

 

-밤의 근정전-

  -근정전의 단청-

 

경복궁은 이성계가 왕이 되어 곧 도읍을 옮기기로 하고, 즉위 3년째인 1394년에 신도궁궐조성도감(新都宮闕造成都監)을 열어 궁궐의 창건을 시작하였으며 이듬해에 완성한 왕궁이다.

 

풍수지리설에 입각한 북악산기슭을 주산(主山)으로 들어선 궁의 전면으로 넓은 시가지가 전개되고, 그 앞에 안산(案山)인 남산이 있으며,

내수(內水)인 청계천과 외수(外水)인 한강이 흐르는 명당(明堂) 터의 왕궁인 것이다.

 

-밤의 근정전-

-근정전과 회랑-

 

그 고색창연한 경복궁의 여름야간 특별 관람을 놓칠세라 오후 4시에 입장하여 궁궐을 답사`출궁하고, 다시 밤7시반에 야간관람대열에 합류했다. 내외국인이 절반정도쯤 될까?

 

눈부신 조명불빛 속에 보는 밤의 전각은 화려한단청과 곡선의 미학이 밤하늘에 환상적으로 태어났다. 어두컴컴한 밤하늘에 열사흘상현달이 구름을 타고 나와 동행하는 고궁밀월나들이란 로망 속에서나 있을 법한 얘기라.

 

-근정전의 단청처마 & 상현달-

 

 

 

광화문에 들어서 좌우회랑의 은은한 불빛을 사열하며 흥례문을 통과하면 근정문이 밝은 불빛 속에 문을 활짝 열고 장엄한 근정전의 화려함에 압도당하게 한다.

2층 기단 위의 층층누각근정전은 고운단청날개를 펴고 밤하늘로 비상하려한다. 서치라이트는 근정전의 비상을 카운트다운하고 있다. 나는 품계석 열주 속의 어도(御道)를 밟고 왕이 된다. 표범,호랑이,, 양가죽방석을 직급별로 깐 문무백관들이 엎드려 숨죽이고 있다.

 

-옥좌-

 

하늘로 솟는 전각처마를 끌고 상현달이 구름 속으로 사라진다. 울긋불긋 색동소맷자락인 듯 날아오르는 처마를 보고 있노라면, 우두커니 밤하늘에 넋 뺏기다보면 참으로 곱다는 생각의 파도를 타는 거였다.

 

1층 기단 모서리 끝에서 화사한 옷소매 처마끝자락에 눈 판 채 얼마동안이나 있었을까! 좌우회랑불빛도 은은하고, 조정에 깐 거친 박석의 희멀건 반사 빛도 마음을 한 없이 침전시켜 좋다. 근정전 뒤 사정문루위로 북악산이 둥근 젖무덤처럼 봉긋 솟구쳤다.

 

-근정전 & 어도 & 품계석-

 

 

 

근정전 안 옥좌의 붉은 황금빛은 넓고 높은 전각 안을 황홀의 궁극을 치닫게 함일까?

근정전을 왕 걸음걸이로 휘 돌고 서쪽편의 경회루로 향했다.  검푸른 나무이파리들 사이 여린 불빛의 호반 위에 떠 있는 경회루!

달빛에 일렁이는 물결에 흐물어져가는 누각이 아까 오후호반에 똑 같은 그림자위에 떠 있던 경회루와는 상념의 의식일 뿐이라. 너무 요요 고혹적이랄가~!

 

-밤과 낮의 경회루-

 

빛의 요술은 차원의 극점을 향한다. 하긴 빛이 없음 희거나 검정이겠다. 48개의 돌기둥을 못에 박고 그 위에 층층으로 떠 있는 누각은 연회장소로 딱 이겠다.

외국사신이나 왕의 이너서클들이 한잔 꺾으며 뭔가를 이심전심하며

자리와 세월 붙잡기에 밤낮을 즐겼을 장소였을 테다.

전깃불보다 호롱불이 더더욱 사람마음 녹아들게 했을 것 같은 경회루의 밤풍경은 옛날이 더 운치 있었지 싶었다.

 

 

 

경회루를 좋아하다 못해 끝장을 보고 싶어 팔도에서 이쁜 여자들을 뽑아 기생으로 만들고, 주야로 코가 비틀어지게 흥청흥청 노닥거리다가 종내 몸도 맘도 문드러져 망처버린 연산군의 모습이 떠올랐다.

 

경회루와 연산군이 빚어 낸 '흥청망청'이란 말은 절대권력의 불행한 종말이 어떤 것인가를 가까운 어느 날에 우리들도 목도 했었다.

'복을 오래 누릴 거라'는 경복궁은 권력을 내려놓을 줄 아는 자만이 향유할 명당임을 깨우쳐주고 있슴이다. 

 

 

 

경복궁여름특별 야간야행은 경회루에서 멈춰야 했다. 이 밤의 여정이 향원정까지 만이라도 이어졌음 얼마나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삼

키며 한여름 밤의 로망에서 깨어나야 했다.

고운밤의 고궁이 빚은 낭만에 흠씬 젖은 오늘 밤의 야행은 행복자체였다.

 

2015. 08. 26

 

 

#.경회루(국보224호)건당시 두 마리의 청동용을 만들어 연못에 넣어 물과 불의 재앙을 막도록 했다. 1997년 준설당시 발견 돼 국립고궁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경회루창건시 파낸 흙은 교태전과 흠경각 후원의 아미산조성공사로 쓰였다.

 

 

 

 

 

 

 

 

#.궁궐외벽의 길이는 1,765칸이었다

 

 

 

 

#경회루옆으로 인왕산이 보인다. 치마바위의 애련이 깃든 산이다. 중종은 반정후 집권하자 단경왕후 신씨를 폐위시킨다. 연산의 친족이란 이유로 10년조강지처를 내친 거였다. 신씨는 인왕산에 은거하며 중종을 그리느라 홍치마를 바위에 널어놨다. 행여 경회루의 왕의 눈에 띄어 지아비의 맘을 되돌릴 수 있을까? 싶어서였다.

 

 

 

 

 

 

 

 

 

#. 광화문 수문장교대식

 

 

 

-근정전의 회랑-

 

 

#.근정전 뒤로 백악(북악)산이 봉긋하게 솟았다 

-밤의 영재교에서-

 

-우물-

-궁내 천-

-서쪽의 장고-

#.우측 팔우정은 러시아풍, 좌측 협길당은 조선식으로 1891년 벽돌을 사용하여 러시아식으로 고종이 지어  서재와  외국사신 접견장소로 쓰였다.

 

 

-팔우정-

 

 -집옥제와 팔우정-

 

 

#.고종이 대원군의 수렴청정을 벗어나 자립하기 위해 건청궁을 세우면서 조성한 향원정은 경회루에 비해  여성스럽다. 향원정과 연결된 건청궁은 후에 일본무뢰한들에 의한 명성황후시해란 비극의 장소가 됐다. 이에 신변의 위험을 느낀 고종은 1896.2.11일 새벽 아관파천을 하게 된다. 명성황후시해 1년만이고 건청궁생활 10년만 이였다. 

 

-민비시해장소인 건청궁-

 

-향원정과 건청궁의 샘-

 

 

 

 

-흠경각일원-

 

-국립민속박물관-

 

 

 

 

 

 

 

 

 

 

 

 

#.자경전온돌방의 10개의 연기통로를 모아 큰굴뚝이 있는 담벽에 대비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십장생굴뚝벽화'는 보물810호다.

 

 

 

#.경회루조성시 파낸 흙을 모아 교태전 뒤에 아미산후원을 만들고 굴뚝을 세워 아기자기한 후원으로 꾸몄다. 왕비를 비롯한 내전의 휴식공간인 셈이다.

 

 

 

 

 

-교태전후원의 굴뚝-

 

 

 

-후원의 쪽문-

 

-교태정후원의 샘-

 

 

 

 

 

-우물-

 

 

 

 

 

 

 

-강녕전 내부-

 

 

-흥례문에서 본 밤의 광화문-

 

-태원전. 세종때 집현전으로 한글창제의 산실-

 

-태원전과 샘-

 

 

 

 

 

 

 

 

 

 

 

 

-국립고궁박물관의 야경-

-경복궁지하철역 출입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