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느낌~ 그 여적

해운대블루라인파크 & 청사포 유월

해운대블루라인파크 & 청사포 유월

거의 석 달쯤 됐나? 봄이 한창일 때 서울집에 갔다가 6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엊그제 해운대오피스텔에 들어섰다. 땡볕은 아니어도 후줄근한 무더위는 해운대 바닷바람도 어쩌질 못하고 있었다. 창문을 열어 환기와 청소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해본다. 사실 난 아내와의 서울 생활이 편리해 부산에 올 맘은 새똥만큼 이었다.

▲블루라인파크입구▼

아내도 마찬가지였지 싶다. 헌데도 굳이 내가 부산행 보따리를 맨 건 몇 달씩의 홀로 생활의 맛과 의미도 감내할 만한 하다는 공감대를 반세기 결혼생활에서 얻은 지혜(?)라고 여겨서다. 홀로 생활의 불편함과 해방구의 자유 맛은 부부간의 오묘한 애증의 두 얼굴이지 싶다.

노랑릴리
▲아카메가시와 (암꽃) ▼

홀로 생활에서 터득한 부부의 애증을 불편하더라도 당분간 유지해가자는 게 아내와 나의 공감대인 것이다. 2년여 동안 두서너 달씩의 홀로 생활에서 서로의 소중함을 재확인해 본 유의미한 시간은 소중한 보너스로 뭉개버리기엔 아까운 공감대였다. 생애에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완충지대는 한 번쯤 마련해볼 만하지 싶은 게다.

접시꽃
노란 아시아백합
낡은 스레트지붕 뒤로 청사포역의 스카이캡슐

회색 하늘과 회색 바다가 엉켜 수평선이 사라진 잔잔한 파도는 시나브로 해운대백사장에서 몸을 푼다. 그렇게 부서지는 파도 바람은 감질나게 시원하다. 백사장을 어슬렁대다가 미포항에 올라섰다. 블루라인파크엔 백사장보다 인파가 넘친다. 땡볕 사라진 흐린 날씨 탓인가!

비파

수려한 해안절경을 따라 운행하는 그린파크의 해변열차와 스카이캡슐 관광객이 작년 한 해 동안 300만 명이나 즐겼다. 그 절반이 세계 60개국에서 온 외국인 방문객이었단다. 해변열차와 병행하는 데크로드 산책길을 오랜만에 트레킹한다. 나는 달맞이 길이나 와우산 숲속 길 4km트레킹을 선호하는 탓에 데크로드 걷기는 거의 안 했던 바다.

▲청사포 망부송(당산나무)▼
고기잡이 나간 남편을 기다리다 죽은 어부부인의 넋이 소나무로 변신했다는 망부송이 청사포구에 있다

길은, 다가오는 풍경들은 늘 새롭다. 수풀들은 밤새 다른 모습으로 가꾸며 성장(盛粧)한다. 봄날의 만화방창 대신 유월의 짙푸름 속에 빨강 칸나와 협죽도가 꽃잎을 열고, 해당화와 접시꽃이 화려하게 뽐낸다, 개복숭아가 토실하고, 매실과 비파(枇杷)가 노랗게 여물었다. 비파 하나를 훔쳐 맛본다. 달콤한 육즙과 향은 여느 열매보다 진하다. 삼라만상은 다가서는 만큼 보여주고, 관심갖는 만큼 기쁨을 준다.      2026. 06. 17

▲청사포 커플등대▼
매실
석류꽃
옥수수열매와 꽃
▲해당화꽃과 열매▼
▼아웨나무숲과 와우산정▲
아웨나무꽃
달맞이길의 야외공연장
능소화 & 나리
▲자귀나무꽃▼
▲수국▼
팽나무

 

'느낌~ 그 여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 연 해운대해수욕장 & 여름꽃들  (0) 2026.06.29
유월의 꽃 협죽도 앞에서  (0) 2026.06.21
능소화 연정  (0) 2026.06.14
6월의 밤꽃 향기  (6) 2026.06.12
소음난장 속 미쁨의 음주문화  (0) 2026.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