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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봄의 전령 목련꽃의 비밀

 

봄의 전령 목련꽃의 비밀

바다의 신 아내의 넋이 자목련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3월말, 공원이나 주택 뜰 안에서 푸나무들 위로 솟은 눈부시게 하얀 목련에게 시선을 빼앗긴다. 아침나절이나 늦은 오후 햇빛을 받은 목련은 황홀경 그 자체다. 목련(木蓮)은 나무에 핀 연꽃, 꽃눈이 붓 같아서 목필(木筆)이라고도 한다. 목련은 단일 디엔에이(DNA)식물 중 최고의 역사를 품은 식물로 약1억6천만 년 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한 속씨식물로 최초의 꽃나무라고 학자들이 주장한다. 생명체 중에서 최고의 족보를 이어온 셈이다. 우리나라 자생목련은 제주도가 원산이고, 함박꽃나무는 북한의 국화다. 현존하는 지구상의 목련의 종류는 1000여 종인데 천리포수목원에 926종이 자라고 있다.

바다의 신을 짝사랑한 공주(옥황상제 딸)의 넋이 백목련

꽃나무치곤 유달리 키가 큰 목련은 탐스런 꽃망울로도 여타를 압도하는 고고한 자태와 은은한 기품에 향기도 짙다. 향기가 짙은 건 해동(解冬)과 경쟁하듯 꽃피는 통에 아직 촉매곤충이 귀한 터라 곤충을 유혹하기 위해 향기로 추파(秋波)작전을 펼쳤다. 근디 벌`나비보다 딱정벌레가 먼저 태어나서 목련꽃 꽃가루받이를 하고, 그런 목련과 딱정벌레의 연애질은 전통이 되어 어느새 벌`나비는 목련꽃을 외면(?)하게 됐다. 인습과 전통이란 곤충과 식물의 세계에서도 불문율이나 싶다. 그런 목련의 외곬사랑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목련이 지구상에 태어날 때 옥황상제는 딸의 사윗감을 공모하여 최상위 신랑감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렇게 선택한 사윗감을 공주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날마다 북쪽바다의 신만 바라보고 있었다. 사납고 거친 바다의 신을 반대하는 옥황상제라 공주는 어느 날 밤 보따리를 싸갖고 바다의 신한테 달려간다. 허나 그리 사무치게 동경하던 바다의 신은 아내가 있는 유부남이었다. 충격과 절망속의 공주는 바다에 몸을 던졌다. 이 불상사를 인지한 바다의 신은 공주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영문도 모르는 아내를 의심하여 구박했다.

바다의 신은 끝내 아내에게 사약을 내려 자결케 하여 두 여인의 장례를 치루고 평생 동안 독신생활을 했다. 이후, 두 여인의 무덤에서 나무가 자라나고 꽃이 피었는데 영락없는 연꽃이라. 하여 목련이라 부른 나무는 공주의 무덤에서는 백목련이, 아내의 무덤에서는 자목련이 피어났다. 요상한 게 그 꽃봉오리가 피려고 할 때 꽃망울 끝이 북녘을 향한다고 해서 북향화(北向花)라고도 한다. 한라산은 목련(M. kobus)자생지로 300여살 먹은 최고령의 목련이 있다. 인간의 수명은 목련에 비하면 조족지혈인 셈이다.

개량종 목련으로 인기 좋은 큰별목련은 1914년 독일 본식물원 원예연구가가 제주목련을 모성(母性)수술로, 일본산 별목련을 부성(父性)수술로 교배해서 신품종을 개발 육종하여 1917년 처음 꽃을 피웠다. 목련의 꽃말은 '숭고한 정신', '고귀함', '우애', '자연애'란다. 꽃봉오리는 방향제와 향수의 원료가 된다. 건조된 꽃잎과 목련나무껍질의 수액은 감기약과 기생충 약에 쓰인다. 나무목질도 향이 강해 습한 장마철에 나무를 화덕에 태워 습기를 재거하고, 벌레를 퇴치하는 방향제로 쓰인다. 목련은 고아한 자태처럼 유익한 꽃나무다.         2023. 03. 30

▲동래온천장 벚꽃축제▼
▲동래온천장역사는 복개천 위에 있다. 벚꽃축제는 온천장역 좌우 천변길을 따라 펼쳐진다▼
EXON R&D 입구의 연인이 밀회 중에 남친다리에 앉은 두 아줌매가 아니꼬운 여친 - 그 순간을 지켜보는 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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