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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1) 갈맷길 욜로10코스 - 화명생태공원의 골드로드

1) 갈맷길 욜로10코스 - 화명생태공원의 골드로드

내가 오늘 낙동강변 화명생태공원을 찾아가는 건 순전히 ‘금빛 길’땜이다. 골드로드(Goldenrod)라 불리는 국화과 다년생 식물은 북아메리카 원산지로 ‘가을의 전령사’ 또는 ‘황금 막대기’라는 별명이 말하듯 샛노란 꽃이 긴 줄기에 흐드러지게 피어 가을바람에 황금파도를 일구는 멋진 정경은 상상을 절한다. 8월부터 뜨건 햇살을 이겨내 풍요한 가을 황금들녘을 일궈내는 매력적인 꽃 - 골드로드를 우연히 화명생태공원 스냅사진에서 접하고 안달이 난 탓이다. 구포역사를 나서자마자 낙동강변을 달리는 자전거전용도로와 도보에 들어선다.

▲화명생태공원의 산책로와 자전거전용도로는 십여리 길로 멋지기 그지없다▼

이따금 바이커들이 지나칠 뿐 하이킹족은 넘 뜸하다. 드넓은 초지와 각종 구기운동장도 휑하여 스산한데 가로수와 공원의 수목들이 막 노랗게 물들기 시작하여 가을기분을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나뭇잎 색깔의 변화는 온도와 햇빛과 물기에 의한 영향을 받는데 보라색과 빨간색 잎은 안토시아닌 색소에 의해 발생한다. 건조한 날씨와 햇빛은 나뭇잎이 당분을 더 많이 저장케 하여 안토시아닌 색소를 만들기에 가을엔 붉은 단풍이 만연하여 온 산하를 울긋불긋 색칠한다. 가을엔 청춘들이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성호르몬) 수치가 치솟는 계절이라 연애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단다.

수생공원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증가하면 성욕이 증가하는데 특히 남성이 더해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가을 숲속이나 공원의 청정대기 속엔 독특한 냄새가 나는데 학자들은 이 냄새가 나뭇잎에서 발생하는 걸 알아냈다. 나뭇잎이 떨어져 ‘숨’을 쉬면서 죽을 때 독특한 냄새를 발산한다는 거다. 사랑을 하려면 가을 숲속에서 데이트를 하는 게 좋을 것이다. 화명생태공원 생태탐방선 선착장에 들어서면 골드로드와 갈대숲에 파묻히게 된다. 아니 골드로드의 아름다운 자태에 홀딱 빠져든다.

갈대숲
메타쇄콰이어의 열주 퍼레이드를 즐길 인도
드넓은 잔디 운동장
갈대숲

‘금빛 길’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처럼, 파란하늘 부신 햇살 아래 펼쳐진 골드로드 군락은 마치 황금빛 손수건을 흔들어대며 마스게임 하는듯한 장관을 이룬다. 아직 황금들판을 이루진 않았지만 짙은 녹색 잎 사이로 뻗어 나온 꽃대의 꽃 수술은 황금빛살을 흩뿌려며 향기를 뿜어내 벌`나비를 불러 모아 벌꿀생산을 도모한다. 가을이 생명의 원천임을 웅변한다. 그래서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깊은 의미와 전설을 간직하게 했을까. 고대부터 북미 원주민들은 골드로드 잎과 줄기는 상처치료와 감기, 기침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아파트촌과 늪지를 덮은 수초가 별난 호수를 창조했다
▲갈대와 골드로드▼

또한 뿌리는 소화불량에 좋은 약용식물로 쓰고, 노란색 염료는 아파치족들이 전쟁의복을 물들여 입었단다. 북미 원주민들은 골드로드가 죽은 전사의 영혼을 기리는 꽃이라는 신성한 의미를 부여하여 삶과 죽음, 자연과 인간의 상징적인 매신저로 여겼다. 그렇게 골드로드는 북미대륙의 역사와 문화에 깊이 각인된 야생화다. 그래 원주민들에게 용기와 희망, 삶의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특별한 선물의 꽃으로 아끼고 보호받았다. 골드로드의 꽃말이 활력, 희망, 성공인 소이일 것이다.

제2낙동대교
▲낙동강생태탐방선 화명선착장▼
선착장에 젊은 아주머니가 계셔 이곳에서 사시면 절로 살이 찌겠다!고 하자 그렇긴 한데 살지는 않는단다

골드로드가 태양신의 눈물에서 피어난 꽃이라느니, ‘성모 마리아의 옷자락’이라는 전설도 순결과 신성함을 상징하는 꽃으로 여겨서일 테다. 가을 햇빛 속에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은 무심코 발걸음을 멈추게 되는데 나비 한 마리가 나타나 춤추다가 골드로드 꽃잎에 앉는다. (호랑)나비는 눈으로 보지 않고 엉덩이로 세상을 본다, 생식기 근처의 복부 끝에 빛에 민감한 광수용체가 있는데 암`수컷이 서로 마주보며 광수용체 키스(?)로 교미한다. 암컷호랑나비는 그 광수용체로 알을 낳을 수 있는 잎을 찾는다. 이놈도 지금 알자릴 발견한 것인가!

(호랑)나비는 눈으로 사물을 보지 않고 생식기의 광수용체로 알아봐서 교미도 하고 암컷은 알 낳을 자리도 발견한다

늦깎이 나비의 삶의 활력은 자연의 신비요 경외(敬畏)다. 북미 원주민들, 아파치족의 전설은 오늘날 아메리칸 정신과 문화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존재로 일정부문 자리매김했다. 광대한 화명생태공원은 낙동강이 주는 풍요로 사람들이 살맛나는 유토피아를 만들었다. 생태공원에서 유유자적하는 시민들의 평안을 목도하면서 늦깎이 나비의 행복을 유추해 봤다. 생명력과 번식력이 좋은 골드로드는 해가 갈수록 드넓은 황금파도를 넓힐 것이다. 다만 외래동식물의 토종생태계 파괴만 잘 선용한다면~! 행복한 하루였다.     2024. 10. 16

수양버들이 늘어져 호위하고 있는 쉼터에 딱 한 분이 벤치에서 오수에 빠졌다
▲골드로드 숲이 아름다움이라니!▼
▲갈대밭에 앉아 갈대의 춤사위와 밀어에 귀 기울리는 치유의 시간이라니~!▼
넓디 넓은 수양버들 늘어진 쉼터와 초지가 아깝다(?)
제2낙동대교
강과 초지와 늪과 나무와 갈대 & 골드로즈까지 어울린 생태공원은 유토피아였다. 근디 넘 한적하다
▲이 멋지고 아름다운 유토피아에서 어슬렁대느라 애초에 계획한 화명수목원과 금정산성 서문까지의 하이킹을 담 기회로 접었다▼
자연이 아닌 뉘가 물위에 이런 그림을 그릴 수가 있을까!
골드로드의 향은 짙다. 놈의 옆에 앉아 코와 눈호강을 하느라 시간 죽이고 있다는 걸 잊었다
가시연꽃의 늪가에도 골드로드는 참견이다
▲갯강아지풀꽃, 천덕꾸러기 잡초인데 놈들도 떼거지가 되니 볼만하고 더는 이용가치가 없나 싶어 아까웠다▼
토종억새와 외래종 골드로드의 영역다툼은 필시 골드로드의 완력으로 마무리될까 싶다
가시연꽃
메타쇄콰이어 산책길
느릎나무 꽃, 내 어릴때 코딱지나무라 불리며 껍질을 벗겨 껌처럼 씹던 추억이 떠올랐다
▲낙동강대교 분기점 밑에도 골드로드가 세를 불리고 있다▼
게이트볼장이 몇 개일까? 화명공원은 노장년들의 천국이라!
▲꿈나무들의 생태공원 나들이,각종열매를 수집해 뭘 만드는고? ▼
낙동강건너는 김해쪽일 터?
인라이스케이트장인가?
화명 철도굴다리
구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