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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성지곡수원지 & 치유의 숲

성지곡수원지 & 치유의 숲

성지곡수원지 폭포

백양산(白楊山)에 대해 인터넷검색을 하다 성지곡수원지에 눈길을 빼앗겼다. 수원지 삼림욕장의 편백나무 숲은 2017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숲 공존상'을 수상했다는 포스팅에 눈길이 홀려서다. 담날, 지질이도 할 일이 없는 나는 콧잔등을 스치는 가을바람의 유혹에 숙소를 나섰다. ‘아름다운 편백나무 숲’을 찾아가는 나들이다. 도시철도3호선 종합운동장역에서 내려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과 사직야구장을 눈요기 하고 어린이대공원에 들어서면 성지곡수원지다. 경상도에서 산수와 풍수지리가 가장 빼어난 골짜기란다.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과 사직야구장▼

종합운동장역사(驛舍)에서 아시아드 주경기장을 잇는 대로는 무장애 길인데다 조경과 원경이 기똥차다. 특히 사직야구장의 외양은 청춘들이 비상하는 아우라를 건축미에 담았나싶게 멋지고 독특했다. 사직야구장에서 어린이대공원에 가는데는 언덕 하나를 넘어야 되는 예상보다는 한참이나 떨어져 있었다. 성지곡수원지 입구는 노익장들 쉼터다. 며칠 전 내린 폭우 탓인지 폭포수굉음이 우렁차고 물색깔도 탁하다. 아름드리 편백나무 숲속을 헤치는 데크길은 산책객들이 꼬리를 잇는다. 폭포소리와 상쾌한 숲 향기에 금세 일상탈출에 들게 했다.

부산은 꽃무릇이 지금 한창이다
평화의 소녀상
부산 항일 학생의거 기념탑

편백나무는 수령이 대게가 100년쯤 된 거란다. 본시 직립성인데다 밀식하여 울울창창한 나무들은 하늘로 치솟을 수밖에 없어 숲길은 어두컴컴하다. 하늘이 안보이니 햇빛이 낄 틈새가 없는 낮과 밤의 혼돈 경계세상이다. 신라시대 유명한 풍수지리 지관인 성지(聖地 또는 性智)가 전국의 명산을 유람하다 이곳 풍치에 매료되어 골짝에다 철장(鐵杖)을 꽂아 '성지곡'이라 이름을 지었단다. 성지골의 수원지는 1907년 일본인들이 착공해 1909년 9월에 완공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상수도용 수원지다. 왜놈들이 부산에 상륙하자마자 식수난에 골 때렸던 모양이다.

성지곡폭포
편백나무 숲길

수원지제방의 높이가 27m, 길이가 112m에 이르는 철근콘크리트 중력(重力)댐이며 당시로는 거대한 토목공사였다. 저수량 61만㎥에 수심이 22.5m이며 착공 당시 부산 인구가 4만 명 남짓이었는데 30만 명으로 인구증가 될 것을 대비한 댐이었다. 수원지의 수돗물은 서면과 수정동 지역까지 넓게 공급하였으나, 1972년 낙동강 상수도 취수공사가 완공되자 1985년 1월부터 용수공급을 중단한다. 하여 취수원 딱지를 땐 성지곡공원으로 부르다가 1978년 세계 아동의 해를 맞아 어린이대공원으로 개칭했단다.

성지곡수원지, 며칠전 폭우로 물색이 탁한데 청둥오리는 물속이 빤히 보일까?
높이 27m, 길이112m의 철근콘크리트 댐

백양산 자락의 물길을 죄다 합수한 성지곡수원지(聖知谷水源池)는 부산 도심을 흐르는 동천의 발원지이요, 저수량 61만t의 큰 저수지는 부산지역 식수공급지였다. 서울의 상수도 보다 13년 빠른 우리나라 상수도 역사의 효시였다. 수원지는 집수와 저수·침전·여과지로 향한 도수로 등이 지금도 거의 원형대로 보존돼 있다.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수원지는 부산의 랜드마크 호수로써 현재 어린이 대공원 내 교육관광 자원과 치유의 쉼터로 사랑받고 있다. 편백나무와 삼나무·소나무 등 사철나무 숲은 피톤치드의 보고다.

참나뭇과의 떡갈나무를 비롯한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밤나무 등 활엽수숲 속 길엔 요산 김정한 문학비와 김남조, 박돈목, 김소월 시인 등의 시비와도 조우한다. 상수리 씨알밤은 엄청 큰데 여기저기 상수리 줍는 얌체족들이 서성대고 있었다. 공원측에선 왜 방관하고 있는지? 밤나무도 벌써 서리가 끝난 참 이였다. 사명대사 동상 골짝의 지질공원 탐사길은 둘레길 2`3코스와 연계되는데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은 감탄이 절로 나는 이국적인 삼림공원이다. 소요객도 뜸한데다 흙`자갈길은 치유의 산책길로 감동 먹게 한다. 전국의 산길을 어지간히 소요한 나도 흠뻑 반했다.

지질공원쪽의 삼나무숲 골짝
▲사명대사동상 쉼터▼

수원지를 중심으로 한 나들숲길 제2코스 새암길(4.4km)은 수원지 서쪽에서 바람고개-선암사-애진봉-백양산 등정 마중길인 걸 오늘 알았다. 불원간 백양산 등정에 이 코스를 밟을 작정이다. 2코스에서 북으로 오르면 부태고개와 함박고개가 있고 고개능선은 만덕고개와 연결되어 금정산에 이른단다. 서남쪽으로는 가매골과 새마골을, 동쪽은 새미산(금용산)을 향한다. 암튼 울창한 숲과 등고선이 낮은 나들숲길은 천혜의 자연림이 오롯이 보존되어 있어 시민들의 산책길로, 치유의 숲길로 부산시민들의 성지(聖地)가 됨이다. 드넓은 공원쉼터에서 가을을 탐닉하는 시민들은 행운아들이다.         2024. 09. 27

▲삼나무 숲의 거목▼
▲3코스의 편백나무 숲▼
추자골의 상록수림
수변공원 정자
헌7학병1661명의 6.25참전기념비
수변공원쉼터
▲고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