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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멋진 대통령

가난하고 멋진 대통령의 화려한 퇴장

 

나흘 전인 31,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대통령 이취임식이 열렸습니다.
호세 무히카 대통령이 타바레 바스케스 새 대통령에게 정권을 넘기는 자리였는데,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새 대통령의 취임보다는 무히카의 퇴임에 아쉬움과 뜨거운 애정을 전하기 위함 같았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을36%나 늘리고, 건강보험을 비롯한 각종개혁을 성공시켜 빈곤층을 엷게했습니다. 퇴임시에 65%의 지지율이 말해주듯 무히카는 우루과이 국민의 자랑이며 행복 이였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검소)한 대통령이어서 자랑스럽고 행복했던 우루과이 국민들~!  BBC방송은 그를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지만 제일 멋진 대통령" 이라고 했습니다.

 

인적이 드문 시골의 허름한 농장의 방과 부엌이 하나씩밖에 없는 허름한 농가집, 1987년형 폴크스바겐 비틀 승용차, 트랙터 2, 농기구가 전 재산 이었습니다.

재임 중엔 경호원 2, 아내와 함께 직접 음식을 해먹고, 농장을 가꾸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면서 우리나라 돈으로 1,300만원 정도인 그의 월급 중에서 90%를 사회 단체에 기부하고,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도 없이 살았던 대통령 이였지요.


대통령관저를 노숙인 쉼터로 개방하고, 해변 휴양도시에 있던 대통령 별장도 시리아 내전으로 갈 곳을 잃은 100여명의 난민 고아들(실제 그들의 친척들까지 포함하면 수 백 명)을 수용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비용이 상당했지만 과감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답니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무히카의 신념은 자신의 재산을 사회단체에 기부하면서 청빈한 삶을 살고, 인류의 행복을 바라며, 소외 계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모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었겠지요.

 무히카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무장게릴라 조직에서 활동했고, 현역 상원의원인 부인 루시아 토폴란스키(69)도 게릴라 투파마로스 대원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군사정권에 체포돼 10여 년간 복역하면서 맺은 인연으로 부부가 되었지요.

그런 그는 자신이 결코 가난하지 않다.  나는 꼭 필요한 물품만을 갖고 사는 것이며, 그것은 가난한 것이 아니라 검소한 것이다, 라고 말합니다. 무히카는 지나치게 많은 것을 필요로 하면서 그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진정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덧붙여 말합니다.

무히카의 아름다운 퇴장에 온 국민은 거리로 나와 `페페(할아버지)'를 외치며 열렬히 지지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 나를 키워준 계곡과 언덕, 시냇가를 거닐고 싶다.”며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뿌리치고 야인으로 돌아갔던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의 전철을 보는 것 같아 무히카의 퇴장에 감동과 부러움이 솟습니다.

 

아니 그러고 싶었던 노무현을, 자전거타고 논두렁 달리던 퇴임대통령을 우린 왜 지켜볼 수가 없었을 까요?  재임 5년간의 대통령의 시간을 깡그리 잘 한 일들뿐이라고 자화자찬하는 MB, 사흘마다 새 옷 갈아입으며 행복한 나라의 대통령임을 세계에 어필시키는 박근혜대통령을 보며 마음이 흔쾌하지만은 않음은 나의 옹졸함 탓일까요?

우리에게도 대통령 퇴임식장이 축제의 장이 되고, 야인으로 돌아온 대통령이 국민의 추앙을 받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화사한 의상이 멋진 대통령이어서 행복한 국민이라기보단, 공약이라도 잘 지켜 퇴임식장이 국민들이 박수치며 환호하는 축제의 장이 된다면 참으로 행복한 나라가 되겠지요.

2015. 03.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