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8코스 ; 우리나라 10대 아름다운 해안길


* 8코스; 석구미찜질방- 동백마을(마파도 촬영지)- 교동- 두순정전- 안장바우- 대치미- 모래미쉼터- 구시미- 한시재- 용암바위- 구수산등산- 영산성지

- 답사기 -

찜질방을 나선 해안 길은 영화 ‘마파도 촬영지’로 유명한 동백마을에 들어선다. 완만한 언덕골자기에 듬성듬성 자리한 어촌이 망망 서해를 달려온 파도에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유명세를 탄 해안도로엔 해당화가 해맑게 웃고 있고 낙화한 놈은 도톰한 씨방을 달고 하늘거린다. 해당화와 송림과 바다와 동무하며 교동마을 향해 걷다보면 현대식 레스카페가 하나 둘씩 해안 바위에 그림처럼 나타난다. 창해를 바라보며 차 한 잔, 솔향 한옴큼을 음미하며 시원한 해풍에 찌든 응어릴 씻는 낭만을 즐기는 멋은 좋은 추억 쌓기라 할 것이다.


한 시간 남짓 절경에 취하며 길에 몸을 맡기면 두순정진에 이르고 잠시 숨 돌리곤 다시 반시간을 걸으면 안장바우가 자리를 펼치고 기다린다. 배낭을 풀고선 좀 전에 걸어온 길(16.5km)이 왜 우리나라 10대 아름다운 길 중에 드는지를 생각해보면 금방 깨닫게 된다.

<산티아고 가는 길>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스페인이 낳은 시인 가르시아 로르카의 시 한 편을 차용해 빗대본다.

-* 어디를 가고 싶으냐고 물으면 백수해안도로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어느때 가고 싶으냐고 물으면 상사화 흐드러질 때바다에 기댄 염전과 초록 들판이 맞닿아바다를 잠재울 때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유언이 없느냐고 물으면 나 죽거든 한 줌 흙으로 이 곳에 묻혀달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다 *-

파도와 갯돌맹이와 절벽이 동시에 내는 바닷소리에 귀기우리다 시간을 잊으면 모래미쉼터에 이르고 썰물의 갯벌엔 조개 줍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렇게 평화로울 수 없는데, 건너편 홍농면 대왕항과 연결하는 다리공사가 시작되고 있어 조만간 그 평온도 깨지지 않을까 조바심이 생긴다.


조개 줍던 관광객 한 분이 내가 스냅사진을 찍으려하자 깜짝 놀라 손사래를 친다. 해산물 불법체취를 고발해 포상금 타먹는 해파라찌로 나를 생각했던가 보다. 다시 한 시간정도 해풍에 실려 송림길을 걸으면 구수마을이 나오고 용암바위에서 몸 추수려 구수산 등정길에 오른다. 구수산능성에 이르면 길용리 원불교 성지가 수채화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하산하여 성지 팬션이나 민박을 찾아 원불교의 품에서 하룻밤을 위안받는 것도 별난 밤이 되겠다.


8) 9코스 ; 원불교 성지 순례길

* 노루목 대각터- 영산교당- 귀영바위- 구호동집터- 밤나무골- 삼밭재 마당바위- 상여봉- 옥녀봉- 재명바위- 구간도실터- 소태산 탄생가- 영모전,영산대학,수도원,출장소- 방언(연방죽)- 영춘교- 황강재공원- 마촌 대덕산 입구- 대덕산정(은선암)- 언목마을- 법성포구

- 답사기 -

원불교 성지는 교조 소태산 대종사(박중빈)께서 1891.05.05일 탄생하시어 1916.04.28일 대각을 하시고, 9인 제자를 모아 백지혈인을 받아 교단을 조직창립하시며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표어 아래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으로 한 원불교를 창시하기까지와 그 이후의 족적과 유적들을 살펴보는 요람인 곳이다.


성지 숙소에서 나와 맨 처음 순례장소는 노루목 대각터라. 대종사께서 대각을 하신 장소로 <萬古日月>이란 비문이 세워져 있다. 귀품 있는 송림 사이의 탑은 경건심을 자아내고 순례자들은 잠시 묵념을 올리곤 본격적인 대종사님 득도의 고행길 족적을 찾아 나서게 되는 셈이다. 숲 속의 귀영바위집터는 대종사께서 입정삼매경에 드셨던 곳이며, 10분쯤 오르면 님께서 소년시 우주에 대한 의문점을 풀기위해 기도를 했다는 마당바위가 나온다.

다시 반시간 남짓 구수산능선에 오르면 상여봉과 옥녀봉을 밟게 되는데, 거기서 조망하는 성지의 풍광이 안온하기 그지없다. 하산하면 재명바위 앞의 ‘정관평방언공사완성기념비’를 마주하게 되는데, 교단 초창기 자립자족의 터로 3만평의 논을 만들었음을 기념하는 비란다.

지근에 최초의 교당이 있던 구가도실 터가 있고, 그 뒤쪽에 탄생생가가 복원돼 있다.

발길은 다시 노루목 터를 밟고 영산수도원, 선학대학교, 영모전, 종각, 출장소 등의 유적지를 탐방하게 되는데 안내인의 친절한 안내를 언제나 받을 수 있다.


초창기 9인의 제자들이 일군 방언엔 연꽃이 흐드러지게 피었고, 꽃 모양이 다른 테마별 연방죽은 조석으로 만개한 연꽃을 감상·촬영하기 위한 손님들로 붐빈다. 한시간정도 걸으며 완상을 하게 되면 스스로 정화 되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일반 순례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장소라 할 것이다.

수련원 둑을 따라 얼마간 시간을 잊을까 싶을 때 3만평쯤 되는 정관평들이 펼쳐진다. 자주자립을 위해 갯벌을 막아 조성한 농지는 창교의 모토였던 無時禪 無處禪(무시선 무처선)과 佛法是生活 生活是佛法 (불법시생활 생활시불법)의 산 증표인 셈이다. 오늘날 생활과 종교가 하나 된, 생활신앙을 접목한 종교는 원불교가 앞선 건 아닐까. 대종사께선 1943.06.01일에 열반에 드셨고, 성지는 님과 제자들의 행적에 이은 유물들이 생생한, 해서 누구라도 한 번쯤은 순례해야 할 은혜로운 장소라 생각함이다. 불빛길인 것은 머무는 곳에 기도와 선에 들어 자성을 돌아볼 수 있는 성스런 신앙터가 있기 땜이라.

영춘교를 지나 성지에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반시간 정도 걸으면 해안도로와 법성으로 향하는 삼거리에 아담하고 멋 부린 휴게공원이 새초롬이 기다리고 있다. 잠시 쉬웠다가 반시간쯤 숲길포도를 걸으면 대덕산 등산로입구 표지판이 보인다.

대덕산을 오른다. 40분이면 정상에 서게 되는데 좁고 깊게 파고 든 바다 건너엔 사면대불상이 우뚝하고, 발아랜 마라나타가 법성나루곶에 기착하여 남행하다가 처음 머문 은선암이란 절이 있다. 참배하고 하산길에 조망하는 건너편의 좌우두관광공원과 **조선소, 원전에 눈길 팔다 언목마을에 들어서고 곧장 한 시간 남짓 강행군 하면 법성포구에 이른다.


9) 10코스 ; 불교최초 도래지와 굴비 골

* 10코스 ; 법성포구- 숲쟁이- 불교최초도래지- 목멱- 향월등대- 월곡- 선창금- 금정 산입구- 금정산정상- 계마수원지- 원전- 가마미 해수욕장(계마항)

- 답사기 -

굴비의 고장 법성은 부용창(芙蓉倉;고려)이라 부르다가 조선조 때 법성창(法聖倉)으로 개명하여 전라도의 조창지(租倉地)로 발전하면서 비롯된 이름이다. 바닷가 습지를 매립하여 깨끗한 신·구시가지에 들어선 상가는 온통 ‘굴비‘란 단어로 도배질을 했다. 굴비 없는 법성포는 존재가치를 상실하기라도 한다는 걸까?


아침일찍 숲쟁이라 부르는 인의산(157m)에 오르며 느티나무 군락지를 더듬는다. 법성진성을 축조할 때 방풍림으로 느티나무, 팽나무, 개서어나무 등을 심었는데, 수령이 1~3백년도 넘은 노거수들이 법성을 지키며 휴양림으로 거듭났다. 여기서 단오절엔 그네뛰기 축제행사도 열린단다. 왼편 진내리쪽 포장도로를 따라가면 불교최초도래지가인 좌우두관광명소가 산뜻하게 맞는다. 마라난타 기착지점인 사면대불상이 있는 곳을 가는 길은 3개 코스로 잘 조성돼 있는데 흡사 동화속의 오솔길 같다. 한 시간 남짓이면 모든 길을 완주할 기분 좋은 길이라.

마라난타는 파키스탄 쵸타르호르 부뚜마을의 바라문가문 출신 이였다. 10세 때 천민여인이 도둑질하다가 들켜 맞아죽는 걸 보고 충격 받아 줄리안사원에 입문한다. 30세에 중국 동진으로 들어가 10년간 포교를 하다 서해를 건너 우리나라 법성나루 곶에 닿았다. 이 땅에 최초로 불자(佛子)가 발 디딘 거였다. 마라난타는 최초의 사찰인 불갑사를 창건(백제침류왕 원년)하고 이후 성왕은(538년) 일본에 불상과 경전을 전하니 일본불교의 시초가 된다.



공원을 빠져나와 방조제 둑길 끝의 목맥마을을 지나 야산 길을 휘돌면 향월이란 어촌이 있는데 바다로 튀어나온 곶에 좁은 법성만 물길을 밝히는 등대가 있다. 다시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방풍림 소나무가 일직선으로 도열하여 손님을 맞는 월곡마을이 기다린다. 잠시 쉬면서 썰물 땐 갯벌에 들어가 조개를 캘 수도 있다. 아낙들이 뭔가를 열심히 캐고 있었다. 야산 고갯길을 넘으면 ++조선소 건설현장에 거창한 타워크레인이 골리앗처럼 주위를 압도한다.

맞은편에 금정산 등산로를 찾아들어 본격산행에 들어선다. 금정산은 264m의 야산이지만 바위가 능선에 갈기처럼 솟아 산행맛을 돋군다. 더구나 한 시간여의 산행 속에 관망하게 되는 풍광은 절경이라. 금정암엔 영광팔괴(八怪)중에 부금(浮金; 암자의 부엌에 우물이 있고 그 우물엔 항상 금기운이 어리는데 우물을 퍼내면 사라지다 물이 차면 다시 금빛이 돈다)이 있었다. 발아래 계마리 포구 앞엔 세상에서 가장 큰 쥐가 엎드려 있고, 좀 떨어진 곳에 괭이섬이 눈길을 뺏는데, 계마항에서 칠산도와 송이섬을 가는 배편이 있다. 괭이갈매기와 노랑부리저어새의 서식지가 칠산도지만 굴비어장으로 더 유명하며, 송이도의 흰 자갈은 행남자기의 원료로 사용된단다.


그 계마항과 이웃한 가마미해수욕장이 그림처럼 앙증맞다. 그 옆엔 하얀 돔을 이고 있는 영광원전이 숲 속에서 현대문명을 과시하고 있는데 전시관을 들러 견학을 할 수 있다.

불빛길 피날레를 이렇게 산정에서 멋들어진 풍광에 취하며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도 천행이라. 하산은 계마수원지를 거쳐 원전쪽으로 이어진다. 원전은 한창 증설공사로 접근을 사양한다.


산 고개 넘어 가마미 해수욕장의 모래톱에 맨발을 디뎠다. 젖가슴처럼 보드라운 감촉끝에 시원한 전율이 온 몸을 상쾌하게 한다. 피곤이 일시에 달아난다. 송림 속의 쉼터(평상)에 앉아 장난감처럼 들어선 애기해수욕장을 보면 자연스레 입가에 미소를 띠우게 된다.

불빛길 오백리를 무사히 완주한 대단원의 막을 아담한 해수욕장에서 할 수 있다는 점도 천혜의 복전이라. 더구나 동리 가운데 있는 폐교 된 계마초등학교를 팬션으로 리모델링하여 사용하면 금상첨화란 생각이 들고, 옆 계마항의 싱싱한 활어로 그간 소진한 영양식을 보충하며 맞는 피날레는 불빛길만이 누릴 수 있는 장점이라 하겠다.

폐교운동장이나 해수욕장 모래톱은 10여 일간에 걸쳐 완주한 순례자들에게 환상의 캠프파이얼 열어 일생일대의 추억 만들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답사를 마무리하면서 느낀 소회는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과 독특한 역사문화가 아우른 명품고장의 명품불빛길이 될 거란 확신 이였다. 거기다 생각보단 난코스가 적어 조성비용도 걱정할 정도가 아니며, 자전거로를 병행하여 오백리길 전국자전거경주대회를 개최하면 일석삼조의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절절했다.

옛날부터 남영북악(南靈北岳 ; 남쪽엔 영광군 북쪽엔 황해안악군)이란 말이 있다. 두 고을이 여느 고을에 비해 예악문물(禮樂文物)이 풍요롭고 찬연하다 해서 옥당(玉堂)골이라고도 했던 것이다. 영광불빛길은 영광이 명실상부한 옥달골임을 명증할 관광아이콘이 될 것이다.

09. 09. 13


Posted by peppuppy(깡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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