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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영화 `메디슨 카운티`를 보고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보고


“일생에 이렇게 확실한 감정은 단 한번 오는 거요”

1965년 8월, 아이오와주의 한가한 읍내에도 줄기차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남편과 함께 쇼핑을 막 끝낸 프란체스카는 먼저 트럭에 올라 무료하게 사이드미러를 들여다보다 빗속에서 서 있는 한 중년의 남성을 발견하곤 놀래 당황한다.

이미 떠났으리라 여겼던 켄케이드가 장대비속에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게 아닌가.

무겁게 발걸음을 옮기던 그는 먼발치에서 멈춰 선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음이다.

그녀는 안절부절 어찌할 바를 모른 체 그를 주시하고 있는데 남편이 차에 올라타고 있어 정색을 하느라 여간 곤혹스런 표정을 어찌 할 수가 없었다.

그의 트럭이 빗속을 뚫고 어슬렁 앞선다. 그녀의 눈은 붉게 충혈 되어가고 있다.

그는 운전대 위 백미러를 통해 뒤따르는 밴 속의 그녀를 찾는다. 사거리 빨간 신호등불에 멈춰선 트럭의 그 - 켄케이드가 파란신호등에 떠밀려 좌회전하며 사라진다.

뭔가를 어떻게 하려다가 아니 무엇도 할 수가 없었던 그녀는 오직 속울음으로 오열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어제 떠났던 그가 지금 그렇게 빗속으로 사라지고 있고 그녀는 그렇게 훔쳐보아야만 했다. ‘우중속의 남자-켄케이드!’

네쇼날 지오그라픽 사진작가인 그를 알게 된지는 불과 5일 전의 일이였다. 그가 메디슨 카운티의 지붕이 있는 낡은 다리 취재차 시골길을 가다 어느 농가에 이르러 그녀에게 길을 묻게 되면서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 된 것이다.

그날 아침 남편은 두 아이를 대리고 3일간 일정으로 엑스포 구경을 떠나 무료한 참이라 기꺼이 길 안내를 자청하여 비롯된, 4일간의 격정의 불륜이 두 사람에겐 평생을 고이 간직했던 진솔한 사랑이었던 것이다.

여자로써, 오직 남편을 내조하고 두 아이를 기르는 생활이 자기 삶의 전부라 여겼던 순박한 농촌주부가 켄케이드를 만나 사랑에 눈뜨게 되고, 그 외도가 진솔하고 간절한 자신의 감정이란 사실에 방황하게 되는, 4일간이란 짧은 시간 속 ‘사랑의 기로’에서 번민했던 한 여성의 애절한 비밀스런 다이어리였다.

자신의 내면 깊숙이 잠재했던 애정의 본능에 눈뜨고, 그 주체할 수 없는 격정에 몸부림하며, 서로가 사랑의 실체를 확인하면서도 고뇌하고 헤어져야 하는 비련의 중년남여가 평생 딱 한 번 간직했던 애정행각 이였다.

떠나야 하는 켄케이드는 방황하는 프란체스카에게 말한다.

“당신은 지금껏 훌륭히 살아왔소. 이젠 남편과 애들에게 희생만 하는 생활이 아니라 당신 자신을 위한 자신이 원하는 자신만의 삶을 살아야 하오.” 떠나려고 가방까지 챙겼던 그녀였지만 이내 주저앉아야 했고, 떠나는 그의 뒷모습에 오열했던 그녀였었다.

그렇게 격정의 4일간은 흘러갔고 남편은 애들을 대리고 귀가하여 일상으로 돌아왔던 그녀. 마음 속 깊이 혼자만의 애틋한 비밀로 간직하며 추억했던 그녀도 세상을 떠나고, 장례를 치렀던 슬하의 남매가 유품정리를 하다 어머니의 그 비밀 다이어리를 읽게 된다.

엄마의 불륜에 배신감을 느껴 분노했던 남매, 그러나 읽던 일기를 손에서 놓을 순 없었던, 엄마의 진솔한 사랑에 점점 빠져들면서 공감하게 되고 마침낸 자신들 스스로를 반추하며 각성하게 된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결혼한 그들도 자신들이 상대를 진정으로 사랑하여 결혼했다고 자인하지 못하는, 이제야 진솔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비로써 깨닫게 됐던 것이다.

유부녀와 홀아비의 4일간의 불륜 - 그 불륜이 아름다운 것은 사랑의 진정성 땜이라.

나를 죄다 줘도 아깝지 않을,

그러함에도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두 사람만이 키우고 간직하고픈 소중한 비밀스런 마음을,

- 사랑을 나는 과연 하고 있음인가?

사랑 같지 않을 사랑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우리들은 너무 남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우리에게 진솔한 사랑의 모습을 알려준다.

96.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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