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포 몽돌해안 & 그린레일웨이
청사포 몽돌해안은 그린레일웨이(Green Railway,미포~청사포~송정 4.8km)중 청사포역에 이르기 전 해안을 향하는 덱 계단 입구에 ‘몽돌과 바다가 만나 차르르 차르르’라는 시적푯말에서 꾸꿈스런 비밀의 빗장을 연다. 곰솔 숲속의 갈지자 덱 계단을 내려서자마자 망망대해를 달려온 파도는 하필 자갈밭에 몸을 풀면서 개 거품을 토한다. 푸우~푸~ 따따갈~ 차르르~ 몽돌 구르는 소리에 파도가 뱉어내는 멀미소리까지 묻혀 그 울음은 반복되면서 아리아가 된다. 파도세례를 맞는 몽돌들이 꿈틀대며 반짝대는 해안은 기이한 오케스트라 전당이 되고. 몽돌의 숨소리일까? 거친 파도가 내려놓은 한숨일까? 몽돌과 파도의 몸부림 소리는 억겁을 관통하며 다듬은 코러스다. 그 합창은 자장가로, 때론 세레나데가 됐다 태풍이 몰아칠 땐 합창교항악보다 더 웅장할 것이다.
태풍과 맞서는 절애의 조면암 바위들은 무너지고 부서지면서 해안으로 끌려나와 닳고 닳아 청사포 해안에 몽돌 밭을 만들었다. 그 몽돌 밭이 1985년 10월 간첩선침투로 철책이 설치되고, 군부대가 관활하며 민간인 출입금지구역이 됐던 거다. 2014년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를 시민에게 개방하는 ‘그린레일웨이(미포~옛 송정역, 4.8㎞)’사업에 53사단이 동참하고, 금년엔 군 훈련장에 낀 200m해안마저 개방키로 하여 몽돌해안이 민간인 품에 안기게 됐단다. 비밀스런 베일을 벗은 몽돌해안을 소요하면서 따따갈~ 차르르~ 구르는 몽돌들의 사연을 듣는다. 그들이 뱉는 포말에 신발이 적셔도 좋다. 저만치서 하얗고 빨간 청사포 쌍둥이 등대가 나를 쳐다본다.
수많은 화물선이 수평선에 묶여 옴짝달싹도 못하고 있다. 밤이 되면 풀려나 자릴 뜰까? 밤엔 일제히 횃불을 밝힌다. 밤이 무르익으면 쌍둥이 등대빛과 수평선의 화물선횃불이 어둠을 사른다. 아니 하얀 파도가 몽돌과 포옹하며 일구는 거품이 그들이 쏟아내는 빛의 산란에 덩달아 춤출 테다. 그래 청사포 몽돌해안의 밤은 더 기이하고 낭만적이 된단다. 스카이캡슐이 밤에도 운행할까? 해안산책은 오후6시까지여서 말이다. 그린레일웨이 산책길이 있고, 스카이캡슐과 해변열차가 기어다니는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에 몽돌해안까지라니! 그린레일웨이 해안의 덱 산책길은 일몰이 되면 유도등불에 야경까지 즐기는 금상첨화의 관광코스이기도 한다.
아니, 천혜의 힐링코스이다. 바로 위의 와우산 중턱 으스스한 원시숲길을 횡단하는 달맞이 길 - 밤의 여정이 망설려지는 아쉬움을 몽돌해안과 그린레일웨이를 산책하면서 오묘한 자연의 진면목에 심취할 수 있다. 블루라인파크의 그린레일웨이 산책로는 해안으로 내려가는 데크계단이 세 네 군데 있다. 와우산 달맞이 길 전망대도 일출감상의 명소지만 몽돌해안에서 맞는 일출은 몽돌과 파도의 코러스 반주까지 있어 환상적이다. 거기다가 6월말쯤엔 해월전망대가 공개된단다. 몽돌해안과 그린레일웨이 산책은 초저녁 이후라야 매혹적인 풍정에 한껏 매료되지 싶다. 2024. 06. 06
(# 몽돌해안 개방시간;9시~18시. # 해변열차;1인 7,000원. 스카이캡슐; 편도 2인 35,000껏원)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도해안볼레길 (0) | 2024.06.22 |
---|---|
수국파도 일렁이는 장생포 (장생포 수국축제) (0) | 2024.06.18 |
'재한유엔기념공원' 에서 (1) | 2024.05.31 |
광안리 해수욕장 풍경 (0) | 2024.05.31 |
태화강 국가정원 - 은월봉 (2) | 2024.05.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