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만나서 짧은 시간이면 걷고,
숨 돌릴 짬이라면 미술관이나 영활 보고,
시간이 족하다면 산엘 가고,
느긋하게 즐길수 있담 여행을 하면서 그 무궁무진한 멋들을 엿보고 싶네요.
홀랑 벗은 샘의 정과 동을 엿보고 있느라니 이여잔 여간내기가 아니란 생각을 확신하는 겝니다."
여기 이 부분이 정말 맘에 들어요. 샘은 참 멋진 분이세요.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줄 아는 혜안이 있으신 분..
그런 분과 함께하는 동반자는 얼마나 좋을꼬?
뽑아줘도 이해를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좋아한다는 나열사항을 보고 저토록 적절한 비유를 할 수
있다는 건 그동안의 샘의 삶의 여유를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런 친구나 배우자가 있다면 세상 살맛이 나겠지요?
비록 그렇게 못해도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데.
제가 지금껏 추구해온 삶이 바로 이런 거였거든요.
이런 친구를 원했구요. 내속에 들어와 내가 말하고 있는 것 같은 일체감.처음 느껴보는 거네요.
제가 원하는 친구가 바로 이거였어요. 근데 없었죠.
같이 걷고, 미술관 돌고, 영화보고 등산하고 여행하고.. 이런 친구가 제게 필요했거든요.
여기서 하나 덧붙이자면 동성간이면 얼마나 좋겠어요?
여행에 동행을 하든, 등산을 하던, 옷을 벗어던지고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너와 나의 경계가 사라진 그런 사이.
우리가 꿈꾸는, 그런 삶을 만들어가는 세상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샘과 대화라도 하니 마음이 풀립니다.
근데,, 한가지 덧붙일게요. 저 멋있는 여자 아니에요. 여간내기도 아니구요.
저 소심하고 까탈스럽고 잘 삐지고, 그런 아주 보잘것 없는 여자에요.
자꾸 띄워주니 이러다가 만나면 샘이 저를 보고 도망칠 것 같군요.
마음에서 그냥 솟구치는 정열만 담고 있는 여자지, 샘이 생각하는 그런 멋드러진 여자도 아니고, 지적 호기심도 별로고.
조금 아는 것을 가지고 나불거리는 가벼운 여자일 뿐이랍니다.
진짜로 제가 룸펜 프롤레타리아라면,,, 샘은 룸펜 인텔리겐치아, 라고 할까요?
브루조아는 아니라고 했으니.. 그래서 아마 인텔리겐치아처럼 흉내를 내보는 거지요.
샘!!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란 책은 아마 없을 거에요. 우리 학교에도 제가 사달라해서 사줬던 거에요.
도서관 사서가 저와 가장 친하게 지내거든요. 그래서 왠만하면 제가 부탁한 책을 꼭 사줘요.
제가 부탁한 <만들어진 신>은 조금 있다 봐야지 하고 대출을 늦췄더니 누군가가 빌려가서 아직껏 반납을 하고 있지 않네요.
저는 신은 인간이 만들어놓은 산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인간의 욕망과 결핍을 신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또한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선 뭔가 필요했으리라 생각해요.
가장 쉬운 방법은 종교가 아니였을까요?
길들인다는 것, 가장 쉬운 방법이거든요.
이번 김대중선생 돌아가셨을 때 아이들이 달아놓은 악플 보셨죠?
살벌하죠. 그건 그들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거든요.
이렇듯 종교도 그랬을 거에요.
샘!! 쓸데없는 말이 길어지네요.
무신론자라니 편하게 종교에 대해 악평도 해보는 겁니다.
이해하세요.
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