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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그 미지?

090831

방금도 아들과 걷다 들어왔어요.

걸으면서 살아가는이야긴, 즐거워요.

윤구병의 잡초 이야기도, 김진홍 목사님이 철거민들 데리고 남양만 들어가서 농사짓는 얘기 등을

아들한테 들려주며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를 펼쳐나갈때면 그냥 좋아요.

틱낫한이 걷는 명상을 추천했잖아요. 걷는 것만큼 큰 명상이 어디 있겠어요.

한땐 걷는데 소모(?)되는 시간이 조금은 아까워 해드폰을 꽂고 영어를 들었는데.

지금은 하나에만 올인하기로 했어요.

홍신자 아시죠? 그 멋있는 무용수.

그 여자의 책이 제법 있어요. 그 여잔 그러더군요. 한 가지에만 몰두하라.

밥도 많은 반찬으로 먹지 말라. 몇 가지로도 충분하다.. 춤을 출때는 춤에만, 책을 읽을 때는 책에만...

오늘은 진중권씨 얘길 많이 했어요. 비록 몸은 왜소하고 키가 작아도 내면은 대서양보다도 더 큰 사나이, 진중권에 대해서요.

그 남자가 이번 중앙대 겸임교수 재임용에 탈락했다네요. 학생들이 항의를 했는데 징계먹었대요.

그때 이 남자가 한 말, "삶의 번거로움"이라고 표현했대요. 그야말로 쿨하죠.

요즘 미국에 신종 언어가 '바마스럽다'라지요? 즉 '쿨하다'

그런 쿨한 대통령 오바마, 진중권도 그렇게 쿨하게 말했네요.

삶의 번거로운 자들이 내린 결정이라고 쿨하게 단언할 수 있는 그 배짱!!

우리가 뭔가를 10년이상 하면 그 분야에서 전문인이 된다고 하죠. 그 시간이 만시간이라는 거에요.

하루 3시간 쏟아부으면 그 분야에 전문인이라!!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시간 아닌가요?

뭘 하루 3시간씩 해서 전문인이 되볼까 오늘은 걷다가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조정래씨가 아리랑을 쓰기 위해 5년(?)을 준비하고 썼잖아요. 그렇게 해볼 수도 없구요. 지식이 짧아서.

그런데 그런 분들이 요즘은 왜그리 위대해 보일까요?

그렇다고 최명희처럼 혼불 10권쓰고 죽기도 싫고...

그림을 10년동안 그려볼까요?

그러면 제 나이 샘 정도 되네요.

그거 괜찮겠다. 하루 3시간이라!!

아들한테 그랬어요.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이렇게 보건지소에 3명이 있어요.

그야말로 똑같은 환경에 처해 있는 세 사람. 그런데 엮어가는 인생은 시간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질 거다. 이렇게 말했어요.

하루는 별 게 아니지만 3년을 다르게 살다보면 3년 후에는 엄청난 차이로 달라진 인생의 그림이 펼쳐지겠죠.

가끔씩 인간관계의 부질없음을 느낄 때가 있어요. 내가 쓰고 있는 메일도.. 내가 하고 있는 삶의 한 부분도...

그랬더니 아들이 그랬어요. 엄마가 아빠와 단절되어 살다보니 혼자 사는 것에 길들여져 그럴거라고.

저는 주위에 아무도 없어도 잘 살거든요.

그래서 저도모르게 가끔씩은 어떤 행위들에 부질없음을 잘 느껴요. 오늘은 내가 왜 메일을 쓰고 있을까를 생각했어요.

그랬더니 아들이 그러네요. 샘이 좋은 사람 같으니 오래오래 친구하라고. 제가 많은 이야길 했나봐요.

그래도 엄마가 외로울 때 친구가 있다면 좋을 거라고..

저, 그런 소릴 자주 들려주지 않는다면 아마 혼자 살아갈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해요.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그 정도로 남편과 단절된 삶을 살아가나 봐요.

싯다르타처럼 고행을 하지 않아도 되요. 틱낫한이 말한 것처럼 걷기만 해도 명상에 빠져들 수 있잖아요.

아, 오늘 블렉 봤어요. 인도영화.

강추합니다. 사모님이랑 보세요.

귀와 눈이없는 어둠의 세상. 그야말로 세상은 블렉이죠. 빛을 향하여 나아가는 삶의 이야기..

거기서 많은 걸 깨달았어요. 저는 그런 영화를 보면 제 남친이 생각나요. 아마도 블렉처럼 살고 있는 그 남친이 조금 안되보였나봐요.

알에서 깨어나오지 못하는 남자, 그런 용기가 부족한.. 강샘도 소심하다구요. 제 팔자가 그런 소심증 환자를 만나란 팔자인가 봅니다.

남편부터 시작해서. 샘과 대화를 시작하면서 조금은 그럴거라 생각했어요. 왠지 비슷했거든요.

그런데 다른 면이 있어요. 상대의마음을 읽을 줄 아는 것. 즉 대화가 쉽게 통한다는 것. 그래서 답답하지는 않아요.

상대의 마음을 꼭 집어내어 거기에 맞는 칼날을 들이대어 맛있는 음식을 조리할 줄 아는 멋진 요리사!!

그 점이 가끔씩 제 마음을 시원하게 해줬지요.

언어의 젊음도 있구요.

답답하지 않아서 좋아요. 이름이 대화라서 그런가요?대화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줄 줄 아는 분이라!!

그래서 좋아요.

들어갈래요. 갑자기 들어가고 싶어요.

저 이상하지 않아요? 갑자기 글 쓰다가 들어간다고?

들어가고 싶으면 들어가는 거지 뭐...!!!!!!!!!!!!11

저, 그래서 답답한 사람 제일 싫어해요. 그렇게 답답한데 왜 오랫동안 그 남친을 만났을까요?

그건 왜인 줄 알아요. 샘같은 친구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진즉 나타났다면 그 답답에서 벗어났을 텐데...

강샘! 진짜 들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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