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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그 미지?

090831-2

샘과 대화를 나누면서 하고 싶은 말이 있었어요.

우리 비슷한 처지(?)에 '부족하다', '넘치다' 이런 말 하지 말기로 해요.

그렇게 치자면 세상을 많이 산 샘이 저보다 넘치고 넘치겠지요.

부족하니 만날 수가 없다, 아니면 이성간이니 만날 수 없다.. 등등.. 이런 식의 말은 하지 말기로 해요.

그냥 모든 것이 평등한 친구로 남기로 해요. 친구간에 우리 그런 말 안하잖아요.

비록 서로의 얼굴만 아는 처지에 뭐, 이런 것 부탁할 처지도 아닙니다만, 왠지 불편했거든요.

우리 학생들 모두가 서로 친구이듯이 그런 스스럼 없는 관계이고 싶어요.

그러면서도 조금 서운한 말을 던져도 이해해줄 수 있고, 조금 관여(?)를 해도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사이.

그런 친구를 원해요. 상대가 말하면 조금 수긍할 수 있는 친구이면 더욱 좋겠죠?

예를 들어볼까요?

남친이 교장으로 발령이 났어요. 이임인사를 했다는 거에요.

그런데 그 다음날 학교를 다시 간대요. 왜 가야하느냐고 물었죠. 이임인사까지 했는데.

뭐란 줄 아세요? 그냥 선생들 얼굴도 보고, 간단히 인사도 하고.. 이렇게 대답해요.

그러면 조금 답답해와요, 저에겐.

그건 네 생각일 뿐이다. 그냥 쿨하게 떠나는 게 좋지 않을까? 하고 반문을 하죠.

아니, 그래도 하루 남았으니 가야해.

전 거기서 접어야 하겠죠. 더 이상 말해 뭐하겠어요?

항상 이런 대화, 지긋지긋하죠? 서로가 통하지 않는 감정.

이런 것들이 한 두번은 괜찮아요. 이게 축적되다보면 거리감이 더 커지는 거에요.

그래, 넌 항상 그런 식이었지. 그래 잘 살아봐라. 흥.. 잘났어. 그리곤 말죠.

다신 그 사람의 행동에 개입하지 않는 거죠.

그렇다고 이게 좋은 관계라고 할 순 없죠.

친구이니까, 이게 좋겠다고 알려준거지, 전혀 모른 사이라면 무관심 할 수 밖에요.

결국 무관심하게 만들어버린 그런 사이가 무슨 친구이겠어요?

우리 이젠 불편한 말은 하지 않기로 해요.

소쿠리도 지나치게 태우지 말구요. 그냥 받아들이면 편할 것 같아요.

아는 척 한다고도 말하지 말고요. 그냥 상대가 옛날 얘기 하듯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라며

받아들여주는 것. 이 정도로 하고 살아요.

샘이 산에 갔는데 참 좋더라. 하고 거기다 더 덧붙여 들려줄 수 있는 것들..

그냥 산에 갔다왔다고 해도 되구요. 그냥 좋았다고 해도 되구요. 또한 소설을 써도 되구요.

수필을 써도 되구요.

저에게 옷고름을 풀어라 했지요.

샘도 신발 두 개를 벗어던지세요. 다 벗어버리면 제가 신을 수 있겟죠?

만나는 것 연연안해도, 또한 우연히 아니면 조금 그리운 마음이 들어 만나게 된 들 뭐, 그리 중요하겠어요?

살다보면 그리워지기도 하는 것을...

시간이 가면 그럴 날도 오겠지요? 그렇다고 못만나면 또 어쩌겠어요?

이렇게 소식 전하면 되는 것을.

그러다 어느 날 우리의 관계가 지속되는 날..그 어느 날.

표 두 장을 사놓고 초대할 수도 있잖아요.

그럼 달려올 수 있는 그런 사이면 더욱 좋겠지요?

갑자기 어떤 시가 생각나는데 제목도 시인도 통 생각이 나지 않는 시가 있네요.

생각나면 보내줄게요.

다른 친구가 내게 보내준 시였는데. 그런 사이가 되면 좋겠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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