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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해적왕 아마로 파르고와 도둑왕 윤두박

해적왕 아마로 파르고와  도둑왕 윤두박

아마로 파르고가 태어난 산 크리스토 발 데 라 라구나 전경

세계 언론자유의 날(5월3일) 국경 없는 기자회(RSF)는 2024년 세계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했는데 우리나라는 작년보다 15계단 추락한 62위로 ‘양호국가’에서 ‘문제국가’로 분류됐다. 아프리카지역의 가봉, 잠비아,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보다 후순위로 영업사원1호를 자칭하며 세계를 누빈 윤석열 대통령(이하 존칭 생략)의 초라한 성적에 울화통이 치민다.

5월3일은 전설적인 해적 아마로 파르고 (1678~1747)의 생일이다. 해적의 황금시대였던 17세기말~18세기 초에 카리브해를 무대로 활약했던 아마로 파르고는 에스파냐 정부가 ‘해적면허장’을 내준 국가적인 공인해적이었다. 당시 유럽 나라들은 ‘해적 면허’를 내줘 그 면허장으로 지나가는 적대적 나라의 상선을 털었다. 아마로 파르고는 청년 때 에스파냐 해군에 복무 중 면허를 따서 해적의 길로 나섰다.

산토도밍고교회의 아마로 파르고 무덤; PARGO문장(위)과 뼈X자에 해골문장(하)이 새겨졌다

그는 X자로 엇갈린 뼈 앞에서 오른쪽 눈을 윙크하는 해골이 문장인 사략선으로 1712년에 영국 상선 세인트조지프호를, 1722년에 네덜란드 상선 다위벨란트호를 습격해 엄청난 화물을 가로채 그 수익을 정부와 나눠가져 국가에 이익을 제공하는 위인이 됐다. 1719년에 에스파냐 정부는 아마도 파르고가 58문의 대포가 달린 큰 군함을 건조하도록 하였고, 그래 튀르키예 해적과도 전투를 벌였다.

1727년에 정부는 그에게 귀족 작위를 수여하고, 그의 고향인 카나리아제도에 큰 영지를 주어 해적이 귀족으로 신분상승까지 했다. 해적질에서 손을 땐 그는 자선사업가로 변신한다. 마리아 데헤수스 수녀와의 우정이 가교가 되어 도적질로 모은 막대한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고아원과 수도원에 거금을 기부했다. 기근이 들자 배로 곡식을 실어와 나누어주고, 서민들의 경제활동을 편리하게 해줄 동전 주조사업을 지방정부에 제안하는 등 고향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그렇게 좋은 일에 쓰고 남은 엄청난 보물을 유산으로 남겼는데 해적질로 강탈한 금은보화 가득한 보물상자의 행방을 아무도 몰라 늘 화제거리가 됐다. 보물상자 정보를 기록한 양피지 행방도 묘연하여 그 상자를 찾으려고 보물 사냥꾼들이 수백 년 동안 아마로 파르고의 저택과 동굴 등 관련된 장소를 찾아 해매고 있다. 무릇 사람들이 노다지 꿈을 꾸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하는 전설적인 해적왕이었다.

왕 노릇하며 챙긴 뇌물 2,205억 원에서 897억 원을 죽으면서도 때먹은 전두환은 사람들에게 ‘노다지 꿈’은커녕 도둑놈 소리 듣느라 저승에서도 편히 잠 못들 게다. 아니 묘지 쓸 자리도 못 구해 구천을 해맨 다든가? 또한 이명박은 횡령·뇌물 혐의로 징역 17년에 130억 원의 벌금납부를 선고받았지만, 그를 감옥에 처넣은 윤석열이 아직도 15년 남은 감옥생활과 벌금 82억 원을 면제시켜 줬다. 모두 국고로 환수될 거금인데 지 쌈짓돈 쓰듯 했다.

뿐이랴, 윤석열은 집무 1년 차 때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650억 원을 썼다. 또 2년 차 때 해외순방비로 쓴 532억 원을 보태면 1,182억 원을 국가비상금인 일반예비비에서 쌈짓돈 꺼내 쓰듯 했다. 거기에 각 부처의 예산까지 끌어다 쓴 전용비용까지 보태야 되는데 전문가들은 잘못됐다고 비판한다.(5월1일자 한국일보)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라고 호언한 윤석열은 부산 엑스포 유치발표 전날 밤 파리 어느 식당에 바빠서 죽을 맛인 재벌총수들을 초치해 자축건배를 했다.

결과는 사우디 119표, 한국 29표, 이탈리아 17표로 참패했다. 부산엑스포 유치에 든 비용은 총 얼마일까? 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 연구소는 ‘한국, 자유 민주주의지수(LDI)는 세계47위’라고 3월에 발표했다. 31위인 대만보다 늘 앞 순위였는데~! 한국을 ‘민주화에서 재독재화로 내리막길!’이라고도 일갈했다. 윤석열 집권 2년차에 나라꼴이 뭘꼬? 해적왕 아마로 파르고가 우리나라 윤두박보다 훨씬 더 훌륭해 보인다. 아니 파르고는 윤두박과의 비교 자체를 불쾌하게 여길것 같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도적질한 돈을 거의 다 쓰고 국가재정에 보탰던 거다.

우리 대통령 몇 분은 나랏돈 가지고 장난질(?)하듯 지 맘대로 한다. 부정하게 횡령한 거금들은 꽁꽁 숨겨놓은 채. 어느 공직자 부인은 법인카드로 10만원을 사적사용 했다고 2년간 검찰에 끌려 다니며 재판 중인가 하면, 어떤 공직자 부인은 주가조작으로 23억원을 훔치고 300만원짜리 디올백을 챙겨도 암시랑 않다(?) 손바닥에 왕(王)자 써갖고 다니면서 뚝 하면 뱉었던 공정과 상식이 똥통에 빠진지는 기억도 안 난다. 이래저래 LDI지수마져 세계47로 미끄러진 국가가 됐다. 오호 통제라!         2024. 05.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