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지우펀(九份) - 기이한 마을
"버스에 올랐다. 근디 난데없는 싸이렌소리가 요란하다. 불이 난 걸까? 아님 무슨 사고가 났던지 소방차가 꼬릴 이어 언덕길을 오른다. 오살 맞게 비좁고 꼬불꼬불한 골목길의 홍등가에 사고라도 나면 어찌 돌파구가 생길까? 문득 이태원참사가 떠올랐다. 지금 버스에 올라탄 게 행운이란 생각까지 들었다. 버스는 굼벵이처럼 산 비탈길을 기어내려 왔다. 싸이렌소리도 사라지고 그 후에 어떤 불상사도 들은바 없으니 기우였지 싶었다. 참 별나고 진귀한 여행 - 몬도가네식 탐험은 오래오래 내 뇌리에 똬리를 틀고 웅크리고 있을 것 같다. " 1년여 전인 2023. 02. 28일 필자가 땅거미 내려앉은 지우펀을 떠나면서 쓴 기행문의 한 구절이다.
이곳 산골 원주민들은 1430년대부터 여기서 금이 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일본인, 네덜란드 상인들이 이 사실을 알았으나, 청나라 말기인 1890년도에 철도를 깔던 인부가 이곳에서 금가루를 발견하고, 마을 아래의 하천에서 매일 수 킬로그램에 달하는 사금이 발견되기 시작하며 사람들이 금을 캐기 위해 몰려들었고, 일제(日帝)가 강점하여 본격적인 금채굴이 시작됐다. 제2차 세계대전 - 태평양전쟁 중에 일제는 여기서 가까운 곳에 진과스라는 포로수용소를 만들어 영국인들과 싱가포르에서 잡아온 포로들을 강제로 금광에서 노역시켰다.
하지만 전쟁 후 골드러시는 끝나고 1971년에 결국 완전히 폐광되자 지우펀은 거의 잊혀진 마을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989년에 영화 <비정성시>가 이 곳을 배경으로 촬영하여 흥행에 성공하자 영화 속의 고풍적인 마을분위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이 곳은 아름아름 얼마 지나지 않아 타이완의 주요 관광지가 되었다. 중국식 찻집, 까페, 기념품 가게 등이 들어섰고, 기이하게 생긴 마을의 몬도가네풍정은 트레블러시를 이뤘다. 옛것에 대한 향수는 돛대기시장이 빚는 기이한 분위기를 즐기는 관광의 한 트랜드가 된성싶었다.
# 5) 지우펀의 홍등(紅燈) 기행 (tistory.com)에서 다른 분위기를 음미할 수 있습니다
5) 지우펀의 홍등(紅燈) 기행
5) 지우펀의 홍등(紅燈) 기행 금 채굴 광산촌에 동원 된 수많은 광부들이 고된 노동의 일과를 마치고 술집을 찾았던 밤에 일제히 불을 켰던 홍등가, 그 불빛 속에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여위어 과
pepuppy.tistory.com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7) 비봉산(飛峯山, 페이펑산) 트레킹 (0) | 2024.04.14 |
---|---|
6) 터우첸 강변의 봄 풍경 (0) | 2024.04.13 |
4) 스펀의 천등 - 낙오자 될 뻔? (0) | 2024.04.13 |
3) 진과스 황금박물관 (0) | 2024.04.13 |
2) 예류(野柳)지질공원에서 후투티까지 (0) | 2024.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