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만여행 , 인천공항 - 타이베이
울`식구들 - 아내, 율, 앨 그리고 나는 늦은 오후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타이베이로 향하는 EVA AIR항공 비즈니스 석에 착석했다. 처음 타보는 에바항공(EVA AIR)은 대만 국적기로 비즈니스 석이 여유롭고 안락하다. 다녀 온지 1년 남짓한데 몇 달 후면 호주로 이사하게 됐다고 큰애가 끈질기게 초청해 울`식구들 모두 한자리에 모이자고 성화를 댔다. 그실 호주로 떠나면 워낙 원거리라서 내왕하기가, 특히 늙은 울`부부가 장거리비행하기 쉽잖다고 핑계를 대면서였다. 3시간쯤 걸려 타이베이공항에 도착한 우린 훈이의 영접을 받으면서 집으로 직행한다.
쥴이 어째 까칠해 보였다. 아들 두 명과 훈이 뒷바라지하느라 여러모로 버거울 것이다. 해도 MS에 근무하는 훈이가 좀체 기회 잡기 힘든 호주근무를 하게 되어 뿌듯할 텐데 말이다. 애들 대학진학에 유리한 호주는 환경조건에서 대만이나 싱가포를 보다 나아서다. 우린 와인파티를 밤늦도록 하면서 모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심취했다. 피붙이도 가까운데서 살면서 자주 만나야 살가워지고 없는 정도 생긴다. 십 수 년을 해외에 살고 있는 큰애와는 그게 늘 아쉽다. 나는 모래 홀로 패키지관광을 예약해 놨단다. 진종일 와인파티로 뭉갤 텐데 나는 예스진지관광이 더 즐거울 것 아니냐면 서였다.
작년 이맘때 아내와 난 훈이의 차로 식구들과 예스진지 관광을 했었다. 패키지관광이 아니어서 꽤 여유롭게 구경한 셈인데 다시 한 번 관광하라는 배려(?)였다. 낼 모래(토욜) 타이베에 중앙역사 M4에서 9;50분에 출발하는 인디고 트레블의 페키지관광이다. 타이베이 중앙역사 크기가 만만찮고, 신주에서 고속철을 이용 30분쯤 달려가서 관광버스에 탑승해야 돼 출발 하루 전 나는 사전답사 예행연습에 올랐다. 중앙역사서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지하통로의 M4 게이트 찾기는 길 찾기 도사(?)말 듣는 나도 한참을 헷갈렸다. 지상으로 나와서 살피니 애초에 지하역사에서 곧장 지상으로 나왔으면 쉽게 찾을 M4게이트였는데 생고생을 했다.
가이드가 잘 못 알려줬거나 쥴이 내게 잘못 중개한 탓이다. M4게이트 앞은 관광버스 터미널도 있고 버스정차장이 많아 인디고 트레블 정차장을 알아야 했는데 어느 관광버스기사님의 친절이 인상적이었다. 언어불통의 내게 자기의 쉬는 짬을 기꺼이 서비스하면서 인디고 관광버스 정류장을 안내해줬다. 대만사람들의 친절미는 이미 정평이 났다. 늘 미소를 잊지 않고 말이 통하지 않아도 성의껏 도와주려 애쓴다. 타이베이 중앙역 주변 시가지 탐방에 나섰다. 열대우림기후지대여서 상록수 많은 도심은 한결 청량하게 다가서고, 건물도 말끔한 현대도시풍이다.
대도시 여느 역사 주변에 있게 마련인 노숙자들의 모습은 도시의 이미지를 일그러지게 하는데 타이베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 꼴 볼견을 상쇄할만한 풍정이 중앙역 메인`홀에 펼쳐진다. 열차손님이든 관광객이든 간에 넓은 중앙홀 대리석바닥에 가장 편한 자세로 앉아 흡사 킬링타임을 즐기나 싶은 평안과 여유가 낭만적이기도 했다. 작년에 지나쳤을 땐 홀 중앙에 ‘미소’란 한글이 있었는데 지금은 한문 ‘微笑’로 바뀌었다. 대중외교의 홀대를 보나싶어 언짢았다. 대만 사람들은 휴대폰중독이 우리보단 덜 하나싶었다.
중앙 홀에서나 고속철 좌석에서 휴대폰에 얼굴 파묻는 정황이 우리보다 훨씬 작았다. 신주역에 도착하여 경양식 레스토랑 Bistro302를 찾아갔다. 작년에 우리식구들이 세 번이나 와서 흐뭇한 만찬시간을 즐겼던 곳인데 분위기는 이미 무르익고 있었다. 나는 오늘 처음으로 타조갈빗살 구이를 먹어봤다. 기름기가 전혀 없는 살코기는 연하고 담백했다. 난 갈비 두 대를 뜯었다. 이 식당 음식은 신선한 고품질의 재료들을 그때그때 셰퍼의 손에서 발효된 채로 요리가 시작된다고 했었다. 쥴한테 불원간 너희 찾아 호주엘 가면 다시 타조고기 먹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내일 아침 나는 다시 타이베이역사로 달려가 9;50분에 출발하는 예스진지 관광투어에 오른다. 가이드가 한국인이고 관광객 대다수가 한국인이라서 큰 불편은 없을 거란다. 작년에 예스지질공원의 공주머리와 스펀의 천등띄우기가 오버랩 된다. 천등에 가족 이름들을 쓰고 철길로 나가 하늘로 띄우는 천등에 담은 마음은 그저 하나의 관광지 오락이란 생각뿐이었다. 소원을 담아 하늘로 보내는 경건함이란 게 느낄 수가 없었다. 천등에 담은 소원이 이뤄진다면 스펀의 산골짝은 인파의 쓰나미 전쟁터가 될 판이다. 암튼 낼 아침 일찍 고독한 여행자가 된다. 2024. 0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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