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3박4일의 식도락 둘쨋날②
홍콩(香港)은 ‘향(香)을 운반하는 항구(港)’ 또는 ‘향이 나는 항구’를 뜻하는 중국식이름이다. 홍콩섬과 구룡반도 일대의 섬들로 이뤄진 홍콩은 아편전쟁에 패한 중국이 1842년 8월 29일 난징조약에 의해 영국의 식민지로 양도한다. 난징조약의 중영공동선언에 따른 일국양제시행에 합의 후 1997년 7월 1일에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편입되기까지 150여년을 영국이 점령 통치했다. 보잘 것 없는 섬은 영국이 점령하여 눈부신 발전을 하면서 국제금융의 중심지로서 뉴욕, 런던과 함께 세계 3대 금융허브가 되었다.
아침8시, 30층 라운지에서 W회장과 아침식사를 한다. 5성호텔 부패식단은 뭘 어떻게 먹는지를 몰라 울`부부에겐 빛깔 좋은 개살구이기 십상이다. 율의 도움을 받아 낯선 음식을 맛보는 어설픈 식사는 W회장의 재치 있는 유머를 양념삼아 화기애애해 진다. 식도락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W회장이 맞은편에 앉은 내를 보면서 옆의 율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데 표정이 유쾌해 보이지 안했다. 내 쪽을 향해 두 번 주의를 하나 싶었는데 반응이 없자 일어서서 항의(?)한다. 그제야 나는 내 뒤를 돌아보고 놀랬다.
덩치 큰 꼰대가 엎드린 자세로 의자의 앉아있는 동행과 얘기하면서 궁뎅이를 내 뒤통수에 바짝 붙이고 있었다. W회장은 그들의 무례함을 지적한 거였다. 공공식당에서의 불량한 자세가 옆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는 결례를 환기시킴인데 마이동풍 이었던 거다. 뻘쭘한 그들은 시큰둥하게 목례하곤 자리에 앉았다. 양보와 배려심이 몸에 밴 W회장은 원칙과 상식에 의한 겸손한 처세로 세계적인 CEO가 됐지 싶다. 다음날 지배인이 W회장께 해명성 사과를 대신했다.
W회장은 우리 같은 서민들의 삶이 인간미와 진정성이 있다고 여겨 교우하려 노력한다. 그는 아마 지구촌 서민들의 생활문화와 의식을 습지해야 기업경영에서 완만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라고 여기는 듯했다. 그런 혜안이 그를 겸손과 원칙의 삶을 살게 하고 소기의 성공을 이뤘지 싶다. 지배인에 의하면 무례한 꼰대들은 인도계였는데 다른 장소에서도 지적을 받았단다. 글고 지배인은 어제 공항서 우리를 태웠던 SUV택시의 실수도 양해를 구했다. 더불어 택시회사측의 사과와 택시비용의 30%활인을 제의했다고 전해왔다.
4년 전, 스위스 어느 식당에서 종업원의 실수로 내 휴대폰이 망가졌는데 식당사장의 보험처리로 백몇십만원짜리 신상으로 해결된 선진국다운 사회안전망에 울`부부는 감동 먹었는데, 택시회사의 정중한 사과에 감격했다. 우리가 흠모하고 채 받아야할 서양문화의 원칙과 상식을 체감하는 자리었다. 우리 윤대통령은 그들한테 ‘원칙과 상식’에 대한 산교육을 경청했음 좋겠다.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와 함께 선처를 강구하는 문화는 삶의 행복지수를 높인다. 윤대통령의 원칙과 상식은 되려 불쾌지수를 높여 안쓰럽다.
삼성뇌물 89억을 챙기고, 다스의 회삿돈 252억원을 횡령하여 징역 17년이 확정된 이명박을 2년만에 사면하면서 벌금 82억원도 삭감해준 게 윤대통령의 원칙과 상식인가? 이명박 범죄를 거든 측근들을 공직에 등용하는 은전까지 배푼 게 사회정의인가? 참 고얀 세상이다. 몇십억원을 사기 횡령하여 징역살다가 형기를 1/8정도 채우면 석방하고 80억원 미만의 벌금까지 안 내도 되니 앞으로 간덩이 큰 거액의 사기횡령범들이 늘어날까 걱정된다. 아니다, 억대 미만의 경제사범들은 죄도 아니다 싶어 꽤춤 출까 싶다.
율과 울`부부는 완차이(Wan chai)와 코즈웨이베이 해안도로 트레킹에 나섰다. 컨벤션센터 서쪽 시가지와 구룡시가지를 동시에 조망하는 코스다. 완차이 해안을 따라 소운동장과 공원 뒤로 다닥다닥 붙은 빌딩숲에 서부버스터미널 옆의 Great Eagle간판이 보이는데 불사조로 상징되는 그레이트 이글은 옛날 홍콩과 구룡만 일대가 독수리 서식지였음을 암시한다. 하 많은 독수리가 홍콩도시개발로 삶터를 잃고 어디로 이소했을까? 하얏트호텔 방에서 조망하는 컨벤션센터와 홍콩만에 이따금 독수리 한 쌍이 유유히 활공하는데 몇 번이나 폰카에 담으려다 실패하곤 했다.
완차이-코즈웨이베이 트레킹코스는 컨벤션센터에서 센트럴 완차이 바이패스와 연결되는데 홍콩시민들이 홀가분하게 네댓 시간 산책할 수 있는 유일코스일 것이다. 이 해안산책길을 소요하면서 홍콩과 구룡섬의 마천루 숲을 관망하고, 구룡만을 들락대는 수많은 크고 작은 배들의 행적을 좇는 망아(忘我)의 시간은 홍콩시민의 힐링처로 사랑 받는다. 그래선지 해안도로의 쥐꼬리만한 자리투 땅이나 도로경계까지도 산책길로 넓히는 공사가 곳곳에서 행해지고 있었다. 서울시민이란 행운이 얼마나 축복받는 운명인지 절감케 하는 홍콩이다.
홍콩의 1인당 주거면적이 15평방제곱미터이고 한국은 33제곱미터니 두 배가 넘는다. 집안에 세탁기를 놓을 수 있는 집은 집값이 두 배로 뛰고. 화장실이 있으면 10배 이상 비싸단다. 주차장 매매도 별도이며 위치에 따른 등기설정을 하고 그곳에만 주차를 해야 한다. 자동차수입이 무관세인데도 도로가 붐비지 않는 건 자동차 크기에 따라 많은 세금이 부과되는 등 유지비가 상상을 초월해서다. 해서 홍콩은 소형차가 많고, 택시도 빨간색 캡의 소형 토요타 크라운 컴포트가 대부분이다. 홍콩서 한국산차 보긴 하늘의 별따기라 아쉽다. 2024. 03.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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