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3박4일의 식도락 첫날 ①
인천공항라운지(퍼스트, 비즈니스석 전용)에서 간단히 요기를 때운 우린 홍콩행 캐세이 퍼시픽(Cathay pacific)항공기에 탑승했다. W회장의 초청으로 이뤄진 3박4일의 홍콩여행길인데, 5년 전인 2019년 2월7일부터 1주일간의 홍콩여행도 그랬었다. 그의 정성에 울`내외는 유구무언일 수밖에 없는 황송함인데, 그는 오히려 고맙다고 너스레까지 떠는 유머와 배려에 그져 웃는 게 울`부부의 답례다. 그의 아량과 지성, 고아한 인품이 세계적인 CEO의 심지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는 런던에서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지원회의에 참석하고 홍콩에 와서 우릴 맞는 셈이다. 세상 참 아이러니하다. 아니 울 `내외는 무슨 복을 타고 나서 외국인의, 세계를 누비는 유명한 경영인의 환대를 받고 있음인가! 율이 그를 잘 보좌하는 후덕이지만 어찌됐던 W회장 말따나 모두가 행운아인 것이다. 율이 아니, 울 부부가 1등석을 비즈니스 석으로 바꾸라고 강권했는데 퍼시픽 비즈니스 석은 KAL의 1등석 못잖게 시설과 대접이 융숭했다. 고작 3시간여의 비즈니스석 비행인데 호사다 말다.
한 평이 안 될 비즈니스석은 한사람이 발 뻗고 누워 쉬면서 TV시청이 가능하며, 음식탁자와 수납공간도 있는 1인 전용방인 셈이다. 이런 방이 홍콩시내에선 얼마나 비싼지 상상을 초월한다. 이른바 사람 1명이 들어가는 '닭장방'이라 부르는 셋방이 있는데 빈 방이 없어서 기다려야 한단다. 서울의 2배가 채 안 되는 홍콩섬과 구룡반도는 거의가 산지여서 개발이 어렵고 인구는 초밀집이다. 아파트 한 가구가 1,000억 원을 호가하고, 주차장 한 칸이 11억원에 매매되는 곳이 홍콩이다.
어디나 마찬가지일 테지만 특히 홍콩은 부자들 살기가 딱 좋은 곳이다. 그랜드 하얏트 호텔홍콩에서 호출한 SUV리무진 택시가 공항에 나와 있었다. 호텔까진 한 시간 남짓 소요되는데 택시가 하얏트호텔 진입로를 지나치자 율이 지적을 했는데도 그냥 지나쳤다. 율이 다시 ‘그랜드 하얏트호텔을 지나쳤다’고 하자 ‘하얏트호텔요?’라고 응수하면서 네비를 잘못 찍었다고 웃으면서 정정한다. 그렇게 10여분 이상 늦게 호텔에 닿았다.
호텔정문 밖에 W회장과 호텔직원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반겨이 맞아줬다. W회장이 율에게 택시가 지체된 까닭을 물었다. 울`침실은 17층으로 뷰가 좋은 방이었다. 서울 우리아파트만한 방은 호화판(?)이라 할까? 가방을 내려놓곤 30층 라운지에서 W회장과 차담을 나눴다. 참, 테이블에 블루베리 한 접시가 놓여 있었다. 호텔 지배인이 W회장의 호들갑에 부응하느라 준비한 거였고, 그런 블루베리는 이후 호텔 어디든 우리가 아니, 아내가 앉는 테이블엔 필히 놓이곤 했다.
W회장이 지배인에게 사모님(아내)이 블루베리와 와인 마니아니까 항상 준비해 주라고 농반진반 던진 말을 5년 전에도 했었는데 오늘도 실행하는 거였고, 아낸 졸지에 와인마니아라고 호텔에 입소문이 난 처지가 됐다. 깡마르고 바지런하며 친절한 지배인 또한 아내에게 얼마나 살갑게 대하던지 송구스러웠다. 진정한 호텔리어(hotelier)로 하얏트에서 30여년 근무 중이란다. 울`침실에도 블루베리는 항상 놓여있었다. 홍콩만의 찬란한 불빛을 커튼으로 가리고 첫 밤을 맞았다. 기분 좋은 하루였다. 2024. 02. 29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콩 3박4일의 식도락 세쨋날③ (0) | 2024.03.04 |
---|---|
홍콩 3박4일의 식도락 둘쨋날 ② (0) | 2024.03.04 |
설국서울의 종묘(宗廟) (0) | 2024.02.23 |
경희궁의 설경 (0) | 2024.02.22 |
쌈박한 설국, 쌈박한 행복 (0) | 2024.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