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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그 미지?

090906

참 제가 생각해도 부질없는 질문을 자꾸 하네요.

오늘은 샘의 발자취를 찾아 연산봉으로 떠났지요.

거기서 망설이다 전화를 했지요.바쁘신지 받지 않으시데요.

아침엔 문잘 넣었는데 잘 안보신다기에 그참저첨 전화를 했어요.

결국 우리가족하고만 통화를 했네요.

그래도 가장 가까이 사는 사람들이 가장 편한 사이란 생각을 해봤지요.

한참을 내려오는데 시골 고향 선배가 전화를 해줬지요.

점심시간 약간 짬이 나는데 동생 생각이 났다며 소식을 띄웠지요.

역시 나에게 전화해줄 사람은 오빠밖에 없어, 라고 했더니 좋아하네요.

그래요. 맞는 것 같아요. 가장 보고싶고 생각나는 사람은 고향선후배 사이가 아닐까 하는.

내려와서 선암사의 고적함에 몸을 담궜지요. 번뇌도 사랑도 다 내려놓고.

그렇게 절간에 앉아 고즈넉히 앉아있다보니 참 내가 부질없는 짓을 많이도 하고 살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지요.

샘!! 고마워요. 철없는 친구가 보내는 우문에 답을 하느라 참 고심했겠단 생각을 하네요.

사랑은 나이에 불문하고 어리석음도 함께 주는가봐요.

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일부러 그 친구가 그렇게 행동했던 게 아니였어요. 평소에도 그렇게 해왔는데.

제 속이 뒤집어지는데도 길들여왔던 것이지요.

그러다가 세월이 저에게 말해줬어요. 그건 사랑이 아니다, 라고.

진정성이 없는 쭉정이같은 사랑이라고.

그런데도 쉽지 않아요. 이미 서로에게 길들여진 관계, 그 소원한 관계에서 소식 전해오면 매몰차게 접을 수 없는 그 마음 말입니다.

참사랑이 아닌데도 그건 알았다는 것만으론 힘이 들거든요.

완벽하게 칼날을 들이대야 할 때가 온 것 같아, 어려운 질문, 부질없는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이렇게 미운 감정이 남아 있는 것 보면 아직도 마음을 내려놓지 못했나봅니다.

오늘은 죄송합니다. 연산봉 봉우리에 서서 순간 제가 샘이 생각나서 전화한 것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참 힘든 나라에 살고 있지요?

제가 어쩌다 이런 나라에 태어나서 전화 해놓고 미안하단 말을 해야 하는지 저로서도 모르겠습니다.

참 부질없는 삶이란 생각도 들구요. 여러 감정들이 교차되는 순간이었답니다.

천자암 쌍향수를 보고 그 숲으로 걸을까 하다가 약간의 으스스함에 발을 되돌려 선암사로 향했지요.

결국 두 배를 더 걷고 방금 집에 도착해서 목욕도 못하고 메일 먼저 열고 이렇게 있네요.

샘!! 제가 그 남친을 감싸고픈 생각이 없는 것 보면 예전같은 감정이 사라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나 미운 감정으로 꽉 차있어, 용서가 잘 안됩니다.

그 친구는 미운 감정이 하나도 없다는데, 왜 저만 이러는지.

아마도 지 하고싶은대로 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지요.

감성적인 여자친구 참 재미있었으리라 생각해요.

하지만, 이젠 그런 순수성이 사라져버린 절 어떻게 해야하나요?

그 어떤 만남에도 기대를 갖지 않는, 그런 마음을 말입니다.

기대(?), 기대라기보다 부정적인면을 먼저 생각하게 하는. 그런 마음 말입니다.

이젠 홀로서기를 해야겠단 생각을 했지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 그동안 그 친구랑 같이하려 했던 것들..

우린 같이 하기로 했던 것들이 참 많았었거든요.

실은 미술창고도 같이 둘러보기로 했었구요.

이 모든 것 완벽하게 접어야 하겠지요?

제가 좋아하는 모든 것, 언젠가 샘에게 나열한 좋아하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것, 모두 혼자 하렵니다. 그 누구에게도 속박당하지 않고...

목욕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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