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느낌~ 그 여적

남산 숲길 - N서울타워의 연인들

남산 숲길 - N서울타워의 연인들

사랑의 열쇠 광장

폭염을 피해 국립극장 공연박물관에서 얼쩡거리다 남측순환도로에 들어섰을 때도, 울창한 숲길인데도 후덥지근한 열기에 이마에 흘러내리는 땀 훔치느라 산행은 고행이었다. 체감온도36°C라는데 바이커 두명이 오르막을 오르고 있다. 이열치열인가? 크레스트72예식장에서 나온 나도 폭염의 오후 한나절을 남산둘레길 트레킹으로 극복하자고 아침부터 벼르던 산행이었다.

남산 둘레길의 수국

워낙 더워선지 숲길에 사람이 없다. 한증막 찜통더위는 완만한 오르막길에서 숨통을 조인다. 남산 소나무숲탐방길로 들어섰다. 피톤치드로 멱 감으면 기분전환 될까 싶었는데 후덥고 음습한 정적이 웅크리고 있다. 실바람 한 점 없다. 제멋대로 휘어진 하 많은 소나무들은 퍼포먼스는커녕 폭염을 막느라 하늘을 가린 채 초죽음 된성싶었다. 어둑한 솔밭에서 바람숨결은 깊은 잠에 빠졌나? 빨리 소나무숲탐방길을 벗어나자. 탈출구를 찾는다.

남산둘레길 남측 숲길

어찌 한양도성 길이 나타났다. 흰 뭉게구름을 탄 파란하늘이 보인다. 작열하는 태양빛에 성벽들은 눈부시다. 그래도 도성옆길을 걸으며 사위를 살피니 숨통이 트인다. 공원팔각안내소는 인파로 뒤덮였다. 하늘이 좀 가까워서 시원한가? 한양도성 주변은 참나리 꽃 잔치마당이 됐다. 덩달아 울긋불긋 차림의 산책객들도 꽃구름처럼 부유한다. 서울의 유토피아가, 피서처가 남산팔각정인가!

소나무숲길
한양도성

N서울타워탑승 대기자가 줄을 섰다. 에어컨 빵빵한 탑승대 4~5층 전망대에서 관조하는 서울은 아름답다. 녹색울타리 속의 하얀 마천루들은 신기루처럼 솟아 더윌 쫓아내고 있나 싶었다. 남산팔각정공원으로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여드는 속내를 나는 오늘 짐작할 듯싶었다. 피서여행 못가는 젊음들이 남산팔각정바람의 사이다 맛을 쉽게 즐길 수가 있어서이리라. 근디 ‘사랑의 열쇠광장’에 서성대는 청춘커플들은 폭염 속에서도 ‘사랑의 맹세’를 하는 걸까?

무더위 탓에 인적 끊긴 둘레길을 바이커가 고군분투한다

열쇠광장에서 기도하듯 서있는 벽안(碧眼)의 여인한테서 ‘캐시’라는 여인을 떠올린다. 캐시도 애인과 이 자리에 섰었다. 아니 캐시커플은 ‘사랑의 열쇠’를 구입하여 자물쇠담장에 자물쇠를 잠그고 열쇠는 담장 밖으로 던져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다. 이젠 열수가 없을 자물쇠통처럼 그들 사랑도 영원할 것을 기원함이었다. '영원한 사랑'을 이뤄준다는 속설이 있다는 N 서울타워의 사랑의 자물쇠! 파리시내 퐁네프다리도 연인이 사랑을 맹세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바람 한 점 없는 소나무숲길도 후덥한 정적만 깔려 탈출구가 아쉬웠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사명인지를? 캐시커플도 사랑의 얄궂음을 짐작하고 있었기에 사랑의 자물쇠를 잠그고 열쇠를 벼랑 너머로 던져버렸을 테다. 사랑은 나를 상대한테 내려놓고 오직 배려의 일생을 살아가겠다는 겸손이며 다짐이다. 내 자존심을 누르고 상대를 보듬는 삶의 여정이 사랑의 길이다. 그런 캐시가 2년 만에 남산 ‘사랑의 열쇠 광장’에 홀연히 나타났다.

어쩌다 만난 트레커들도 쉼터 벤치에서 죽치고 있었다. 자리 내줄 생각은 꿈에도 없나 싶었고~!

그녀는 자물쇠담장에서 2년 전에 잠궈놨던 자물쇠통을 찾아 니퍼로 쇠고리를 끊느라 애를 먹고 있었다. 니퍼는 그녀가 미국에서 장장 9,500km의 하늘 길을 날아와 인천공항에 도착 즉시 마트에서 구입한 거였다. 최근에 애인과 헤어진 그녀가 얼마나 뿔따구가 나서 ‘사랑의 열쇠’를 수거하러 남산N타워 열쇠광장에 나타났을까? 사랑의 열병은 때론 예측불허의 야누스의 얼굴로 변해서 상체기를 떠안겨 주곤 한다.

더위에 지친 탐방객들한테 참나리꽃의 환대는 탄성을 자아낸다

‘사랑의 열쇠광장’엔 자리가 없어 나도 팔각정계단에 엉덩이를 걸치고 시원한 바람 한 떼에 몸뚱일 맡긴다. 바람이 그렇게 시원하고 예쁠 수가 없다. 마침내 자물쇠를 절단한 캐시가 후련하다는 듯 환하게 미소 지었다. 그러고는 취재기자한테 ‘연인과 사랑의 서약을 하는 남산타워 자물쇠 문화는 좋다.’ 라고 코멘트 한다. 이 영상물은 입소문을 타고 450여만 명이 시청했다고 MBC뉴스(2021년5월19일)는 전했다.

N서울타워 광장 앞엔 여태까지와는 다른 파라다이스 남산이 펼쳐졌다

캐시는 또 "해보고 싶었던 백업 댄서 일자리를 알아보려 한다."며 새 출발을 다짐한다. 사랑은 때론 이별이란 상처만큼의 의지와 용기를 북돋아주는가 싶다. 야누스 얼굴 같은 얄궂은 사랑을 슬기롭게 공유하는 삶은 상대를 보듬음일 것이다. 아까 크레스트72에서 사랑의 서약을 한 신혼커플이 ‘나를 내려놓는 삶’을 좌우명 삼길 염해본다. N서울타워 사랑의 자물쇠광장은 우리네 청춘보다 외국청춘`여성들이 더 많았다. 진솔한 사랑을 꿈꾸는 열망은 여성들이 앞서나 싶다.

▲N서울타워 광장을 향하는 탐방객들▼

사랑의 열쇠광장은 남산봉수대를 에워싸고 있다. 태조 이성계가 설치한 봉수대는 전국의 620여 곳 봉수가 남산의 5개 봉수대에 전달하는 통신수단이었다. 봉수대가 오늘 날 연인들의 사랑의 불꽃점화대로 얼굴을 바꿔 세계의 연인들이 모여들고 있다. 한양도성을 끼고 하산한다. 땡볕에 계단 길을 오르는 젊은이들이 하 많다. 사랑의 열쇠광장을 향하는 여정일까? 사랑엔 폭염도 에너지가 되는지 모르겠다. 그들의 사랑이 태양처럼 이글이글 영원하길 기대해 본다. 2023. 07. 29

N서울타워
N타워4층 복도의 스냅사진 벽, 또 하나의 '사랑의 인증샷' 벽인가?
남산 전파송신 탑
사랑의 자물쇠 담장이 초록숲바다 위에 떠있다
N서울타워, 무더위에 탑승은 기다림이 필요하다
팔각정
송신탑
팔각정 광장
▲연인들은 사랑의 자물쇠를 잠궈 걸어놓고 사랑의 맹세를 해야 안심이 되는 걸까? 사랑이 야누스의 얼굴을 하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이 야누스가 아닐까? 암튼 사랑은 붙들어 옭아서 자물쇠를 채워야 달아나지 못할 거란 소망도 사랑일 테다▼
조선총독부는 한국인들에게 신사참배를 강요하기 위해 1925년 남산 꼭대기에 조선신궁을 세웠었다. 서울시는 이곳에 2025년까지 곤도라를 세운다나? 케이블카도 있는데 남산이 자연친화적이면 서울시장은 배가 아프나? 남산은 우리들 후손의 것이다. 우린 잠시 관리만 해줘야 한다
5개의 봉수대는 평소에 1개를 피우다 적이 출현하면 2개, 접근하면3개, 침범하면 4개, 전투상황엔 5개의 불을 피웠고, 낮엔 연기로 밤엔 횃불을 피워 1895년 까지 500여 년간 유지됐단다.
마포와 서대문 무악재 방면 시가지, 안산과 인왕산(우)
인왕산 북악산 북한산이 병풍처럼 휘두른 서울시가지
서울동남부 시가지
안산과 인왕산(우)
남대문방향, 서울시교육정보원(옛 어린이회관)이 코 앞이다
명동역입구 ~ 남산케이블카 고샅길, 유스호텔이 많아 외국인 관광객 거리가 됐다
국립극장 입구

# 아래 그림은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에서 촬영한 사진, 입장은 무료이고 해설은 예약신청을 요함

하늘극장
공연예술박물관은 예숫작품이 무대에 올리는 순간 사라진다는 시간적`무형적인 특성을 기록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보존, 전시하기 위한 장소다
국립극장의 역대작품 포스터를 소재로 최신첨단기술과 공연이 결함된 몰입형 콘텐츠를 경험할 무대도 있다
6.25전쟁 중 주한 un군을 위문차 방문한 마릴린 먼로, 백성희(좌 상단) 김동원, 최승희(우)
축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