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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쑥개떡 외출 & 축제

쑥개떡 외출 & 축제

쑥개떡

쑥개떡 빚기는 울`집의 연래 봄철행사다. 3월 초순 양지바른 곳에 어린 쑥 이파리가 돋기 무섭게 쑥 잎을 채취하여 된장쑥국 끓여먹는 별미는 각별하다. 쑥이 함유한 치네올이란 독특한 쌉싸름한 향기는 식욕을 돋우고 장내 유해세균을 억제하며 소화를 촉진시키는 자연식품이다. 그런 영양학을 떠나서 울`부부는 쌉싸름한 쑥 향기가 좋아 쑥이 움트기를 기다려 인왕산 무당촌입구 은밀한 곳을 찾는다.

인적이 드문데다 비옥한 양지라 어느 곳보다 쑥의 발아와 성장속도가 양호한 무공해(?)라서 울`부부만 비밀스레 숨어들어 채취하곤 한다. 근데 금년엔 가뭄 탓인가 상태가 안 좋아 채취할 게 없어 실망했다. 근디 나흘 전 아내와 법화산트레킹 하다 등산배낭에 가득 채울 만큼 햇쑥을 채취해 엊그젠 떡 방앗간에서 빻아 쑥개떡을 빚었다. 울`집의 쑥개떡은 쌀과 쑥의 비율이 6;4정도여서 쑥개떡 색깔이 진초록이다.

쑥 콩 팥버무림

초록빛깔 반질반질 윤기 흐르는 쑥개떡을 점심도시락으로 싸서 내가 20여 년간 산행을 하다 보니 나를 알 만한 사람은 내 점심메뉴를 익히 알고 있다. 쑥개떡은 아무리 먹어도 소화불량이 없고 속도 편안하다. 반찬이 필요 없어 휴대하기 간편하고 뭣보다도 새벽에 아내가 도시락걱정 안 해 좋다. 쑥을 끓는 물에 데쳐 찬물에 헹궈 탈수하면 물에 불린 쌀과 함께 방앗간에 빻으러 가는 건 내 몫이다.

집에서 도보10분 안팎거리의 S방앗간은 4년차 단골인데 주인아주머니는 아내를 본적이 없다. 내가 산행을 좋아하고 점심대용으로 쑥개떡을 애용하는 탓에 잊을만하면 쑥과 쌀을 빻으러 찾아오는 꼰대란 것만 안다. 하여 어느 날은 내가 방앗간휴일인줄 모르고 찾아갔다가 휴무팻말을 보고 미친 척 전활 했더니 놀랍게도 아주머닌 셔터문을 올리고 반갑게 맞아주면서 떡가루를 빻아주기도 했었다.

법화산 오솔길

그때 젊은 주인아주머니가 2층에 살고 있단 걸 알았다. 빻아온 떡가루반죽과 개떡 빚기는 내 손에서 이뤄지고, 찜 솥에서 쪄내는 순서부터는 아내 전담의 분업이다. 막 쪄낸 쑥개떡은 뜨거워 후후 입바람으로 식히면서 먹어도, 나중에 식혀 찬 것을 먹어도 일품이다. 은근한 쑥향과 부드럽고 쫀득한 식감에 담백한 맛이 아주 특별하다. 옛날 보릿고개시절의 쑥개떡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보릿고개시절 쑥범벅은 밀가루에 햇쑥을 섞어 쪄낸 식사대용이었지 싶어 맛보다는 끄니 때우기 용이었을 테다. 오죽 맛 없고 식감이 안 좋아 '개떡 같단 말'이 태어났을까? 오늘날의 개떡은 웰빙 다이어트식품으로 각광받는다. 특히 울`집 쑥개떡은 햇쑥과 쌀이 반반이라 명실상부한 쑥떡이다. 언젠가 어느 방앗간에서는 쑥이 많아 기계고장 난다고 빻아주지도 안했었다. 엊밤에 빚은 쑥개떡을 싸들고 울`부부는 오늘 또 법화산행에 나섰다.

▲단대 캠퍼스 중앙로(샘물길), 축제 중이다▼
노천무대

산행 후에 쑥 채취를 하잔 속셈으로 죽전 단국대 앞에서 막내를 만나 동행키로 했다. 막내도 쑥개떡 애호가라 어제 빚은 여나무개 쑥개떡을 주면 금년들어 첫 식도락에 탄성할 테다. 몇 십년간 입맛들인 식구가 아닌가! 막내와 단국대치대 앞에서 만나 캠퍼스를 통과 법화산둘레길에 들참인데, 오늘 마침 단국대축제 ‘단페스타(DANFESTA)’가 16(화)~18(목) 3일간 평화의 광장 일대에서 펼쳐지고 있잖은가!

샘물길

축제는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열릴 터여서 산행 후 눈요기하기로 했다. 울`식구는 둘레길트레킹을 하다 계곡 산동네끝자락에서 탐스런 쑥 자생지를 발견해 쑥개떡점심을 즐기고 쑥채취에 나섰다. 산골짝 피톤치드와 쑥향기 물씬 밴 쑥개떡점심은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까? 쑥개떡식사엔 식수 이외의 다른 먹거리는 쑥향기를 반감시킨다. 나는 될수있음 단체산악회 점심자리를 부러 기피했었다. 나눠먹긴 수량이 적어서였다.

먹거리광장

별미라 입맛다시는 산님들 누군 주고 누군 안 줄 수가 없어서였다. 그때의 산행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꾸끔스런 장소를 찾아 호젓하게 씹던 쑥개떡의 맛! 추억은, 아름다운 회상은 오늘을 풍성하게 한다. 많이 쏘다니면서 많은 추억거릴 만듦은 삶의 질이 다른 행복감에 젖게 할 것이다. 단대축재마당 평화의 광장에 들어섰다. 계절의 여왕 5월의 산자락에 젊은이들이 왁자지껄 인산인해를 이뤘다. 할애비가 돼 젊음의 축제를 엿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이벤트광장

어제부터 시작한 축제는 내일까지 폭포공원 포토존과 토크콘서트, 스탬프 투어, SNS 이벤트, 폭포공원 보물찾기, 혜당관 핫타임 이벤트 등 다양한 컨텐츠가 열린단다. 햇쑥마냥 풋풋하고 싱그러운 젊음들이 누구의 간섭도 없이 젊음을 구가하는 5월의 축제는 대학가의 정기행사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축제장분위기도 기상천외해졌다. 자기개발에 용쓰고 자랑삼는 발랄한 기상이 축제장에 넘친다. 부럽다. 타임머신을 탈수가 없어 질투 날 정도로 부러웠다.               2023. 05. 17

▲샘물길▼
법정관과 설립자동상
치대병원
해갈 핑계로 치맥(500cc)을 만끽하다
명태찜으로 저녁식사까지
17일 라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