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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1) 타이베이 기행(紀行)

1)  타이베이 기행(紀行)

밤하늘에 띄운 초승달이 마치 울`부부의 타이베이행을 축하 하듯했다

타이베이행 오후4시발 비행기는 정시에 이륙했다. 언제 코로나`팬데믹이 있었나 싶게 출국수속도 거칠게 없고, 그래선지 KE187호는 만석이었다. 청명한 하늘로 비상하는 울`부부에게 인천만의 오밀조밀한 도서들이 환몽처럼 슬로모션으로 사라진다. 반시간쯤 후 제주하늘도 사라졌다. 누군가가 무명솜털을 깔아놓고 울`부부의 하늘여행을 축하하는 듯 했다. 구름위의 여행은 넘 단조롭고 우측 창가의 나는 가까워진 태양빛세례가 눈부셔 창 가리개를 내려야만 했다.

인천공항 출국장 로비
인천공항, 아시아나 화물기가 이륙준비 중이다

2시간 반쯤 후 타이베이상공에 진입했다는 기내방송에도 타이베이하늘은 구름의 미궁이다. 구름속의 비행은 끝내 타이베이를 조감시켜주질 않은 채 굉음(?)속에 착륙하는 거였다. 타이베이는 흡사 구름속의 도시인가 싶었다. 입국수속에 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차례서기를 한다. 오후 2시에 인천공항 출국수속에서 오후6시(1시간 시차적용)에 타이베이공항 입국수속을 끝내기까지 5시간의 절반은 공항로비에서 어영부영 뭉그적댄 시간이라.

▲타이베이공항, 로비의 필자▼

타이베이공항은 3년 전 추석에 왔을 때의 모습 그대로 단조롭다. 코로나`팬데믹 그림자도 느낄 수 없이 입국수속은 원활했다. 입국게이트에서 큰애 - 쥴`커플이 양손을 흔들어댄다. 싱가포르에서 이사 온지 한 달 남짓한 쥴`커플이기에 울`식구들의 만남은 뭔가 더 각별했다. 아파트까지 한 시간여의 거리를 갓`이주민인 큰애는 능숙하게 승용차(볼보)를 몰았다. 두 손자 - 윤과 현인 아파트에서 보듬었는데 몰라보게 장성했다. 특히 현인 옛 모습은 찾을 수 없을 만큼 날씬한 청년이 됐다.

▲큰애커플의 숙소인 펜트하우스 내부▼

고1과 중2인 윤이와 현인 전입생의 핸디캡을 감지할 낌새도 없이 국제학교생활을 즐기면서 잘 적응해 성적도 상위를 유지하고 있어 더 뜨겁게 포옹해 줬다. 애들이 학생일 땐 건실하고 공부 잘 하는 게 가정의 행운이다. 임대한 덕익(德翼)13층의 펜트하우스(Pent house)의 다양성과 편리한 생활공간도 울`부부를 감동케 했다. 큰애커플이 마련한 만찬을 즐기는 담소의 시간은 가족애의 행복을 만끽하는 자리라. 현인 공부 외에 학교농구대표선수일 만큼 훤칠하고 다부진 몸매였다,

타이베이 밤하늘을 수 놓는 초승달과 북두칠성과 비행기불빛
아파트단지 내 소공원 둠벙속의 잠자리에 든 오리떼

윤인 싱어송라이터를 즐기느라 발성연습과 기타반주에 심취하는 취미생활의 기쁨도 즐기고 있었는데 일렉트릭 기타(Electric guitar)를 갖고 싶단다. 그래 울`부부는 두 손자의 실연(實演)을 보며 박수와 환호 속에 공감의 행복을 만끽했다. 감동 먹은 아내는 일렉트릭 기타와 농구화를 선물하겠다고 한 방 터뜨렸다. 그래 나도 한 방 날려야했다. “학교수업은 그 자리에서 숙지해라. 의문점이 나면 수업 끝 아님 방과 후에라도 필히 선생님께 문의하여 이해하고 귀가해라. 그러면 복습과 예습을 안 해도 된다. 예`복습하는 시간에 취미생활을 할 수도 있으니 맘껏 즐겨라” 라고.

거위(?)들은 물가에서 밤잠을 자는 듯
대만 날씬 변덕이 극심하여 청명한 하늘 보기 어려운데 오늘 밤은 초승달을 띄워줬단다

학생일 때 배우는 학교수업은 지식보고의 자양분이라 기필코 숙지해야 한다. 글고나서 짬나는 시간에 자신의 취미와 특기를 살리는 일에 매진하면 성공적인 인생을 살게 될 게 아닌가!  못난 할애비가 체득한 산지식이라. 실제로 큰애커플은 명석한 우수학생이었다. 윤이와 현이의 디엔에이(DNA)도 부모의 유전자 대물림이란 생각이 들어 학교수업과 짬을 선용하면 성공할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큰애커플이 글로벌회사 MS(대만에 데이타베이스 구축 프로젝트 사업진행)간부로 십여 년을 외국 생활하는 것도 노력과 우수한 디엔에이 땜일 거다.

▲숙소인 '덕익 아파트'와 울`부부의 침실▼

와인을 곁들인 우리식구들의 만찬은 자정까지 이어졌다. 쥴의 얼굴이 깡마른데다 검게 타고 뾰루지가 많아 무슨 고민이 있나 울`부부는 안쓰러워했는데 기우(杞憂)란다. 하긴 친지 하나 없는 이국땅에서 이사하느라 애 많이 태웠을 거다. 국제학교생 두 명의 수업료와 집세와 생활비도 만만찮아 억대연봉도 빠듯할 것이다. 펜트하우스 청소만 하려도 힘 부칠 터라 낼부턴 청소는 내 전담이라고 선언했다. 살아간다는 건 수입이 많건 적건 간에 그대로 고민과 역경이 늘 수반된다.

▲소공원▼

그런 간단치 않은 삶을 치열하게 도전해가야 성공한 인생일 터다. 큰애커플이 이만큼 살아가고 있다는 현실이 뿌듯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그래 울`부부는 행운아 부모인 셈이다. 2월말(28일)까진 대만은 후일이란다. 하여 울`식구들(6명)은 내일 쉬면서 워밍업하고 모레 아침 8시에 예로우 지질공원(Yehliu Geopark)의 예스진지(예류, 스펀, 진과스, 지우펀)투어에 나서기로 쥴`커플이 예약해 놨단다. 시퍼런 태평양의 바람과 파도가 수억 년 동안 빚어 놓은 절경은 대만을 찾는 관광객의 필수코스로, 나도 사진 몇 컷으로만 눈요기 했던 명소다. 기대감에 설렌다.          2023. 02. 25

타이베이 & 대만엔 이렇게 작은 장난감 같은 사원이 도처에 있다. 아마 섬지방의 토속문화일 듯~!
▲야자수 같은 나무가 달고 있는 열매는? 바이오에너지로 각광 받는 팜나무일까?▼
파란하늘에 수 놓은 까칠한 열매나무는 뭘까?
구름위의 비행은 한 시간 이상 지속됐다
타이베이공항 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