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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내 생애 첫 대면 - 비파(枇杷)나무

내 생애 첫 대면 - 비파(枇杷)나무

미포항(尾浦港)에서 송정(松亭)을 잇는 갈맷 길을 울`부부는 수 없이 거닐었다. 사스레피나무가 주종을 이루는 상록수림이 우거진 산책길에서 비파나무를 식별해 낸다는 건 하늘에서 별 따기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니 비파나무를 알지도 못한데다 설혹 안단들 딱 두 그루뿐이었기에 보물찾기해도 발견하기 어려웠을 테다. 용케 아내가 어릴 때 앞집에 비파나무 한 그루가 있었고, 비파열매를 따 먹은 기억이 있어 반세기 전에 봤던 비파나무를 차환할 수가 있었던 거였다.

비파나무열매

뒤따르던 아내가 상록수림속의 비파나무를 발견하여 나를 불러 세워 호들갑을 떨어도 나는 그냥 덤덤했다. 전통악기 비파(琵琶)란 이름이 나무이름도 있나? 싶어 호기심이 일었는데 아내는 숲속으로 들어가 노랑열매를 따면서 맛있는 과일이라고 신바람이 났다. 작은 살구만한 열매를 손바닥으로 닦아 한입 먹으면서 내게도 하나를 준다. 껍질을 벗기자 형언할 수 없는 향기와 물기 번들번들한 과육이 침샘을 돋았다.

입안에 넣고 살짝 씹자 물컹한 과즙은 당과 향이 가득한 채 여태 먹은 어떤 과일맛과는 다른 식감을 느꼈다. 딱딱한 씨알 두 개를 발라내서 보니 흡사 작은 동백씨알 같다. 거푸 세 알을 먹었다. 맛깔이 부드럽고 특별하다. 약간 떫은맛은 농익으면 단맛으로 변해 훨씬 더 맛있단다. 잘 익은 놈만 나의 바람막이 점퍼포켓이 빵빵하도록 따 담았다. 오늘은 단축트레킹을 하자고 몸뚱이만 달랑 끌고 나온 울`부부였다.

작은매실 같은 비파열매

내일 오전11시발KTX로 귀가할 참이라 아직 덜 익은 초록빛의 열매에 대한 미련을 안은 채 오피스텔에 돌아왔다. 물수건으로 겉껍질을 닦아내고 한 알씩 식감에 빠져들었다. 맛있다기 보단 물컹한 수분덩이의 식감이 특이했다. 인터넷서핑에 들었다. 웬걸, 비파나무는 상상을 절하는 신비할 정도의 약용식물이었다. 잎에서 뿌리까지 깡그리 약재깜이었다. 중국이 원산지로 일본과 우리나라 남쪽지방에서 서식하는 비파나무가 왜 대중에 회자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흑갈색의 씨종자는 심으면 곧장 발아(發芽)하고, 3~4년 후면 꽃피어 열매를 맺는단다. 더구나 암`수꽃이 한 나무에 동시에 피어 벌`나비 없어도 수정되고, 접붙이도 잘 되는 약용식물인데 말이다. 열매도 다닥다닥 송이지어 열렸다. 비파나무는 잎 모양이 비파악기와 닮아서 붙여진 이름으로 관상수나 방풍울타리나무로도 각광 받는다. 잘 익으면 달콤한 맛을 기본으로 신맛이 살짝 들어 있고 떫은맛도 느껴진다.

오늘 따온 비파과일을 먹고 나온 씨앗을 어디다 심을까?라고 궁리를 해 본다. 백색의 꽃은 10~11월에 피고 향기가 나며 이듬해 6월에 황색열매는 심으면 바로 발아한다. <동의보감>에서는 비파 열매가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고, 폐의 병을 고치고 오장을 윤택하게 하며 기를 내린다”고 설명한다. 비파열매는 항산화성분을 함유하여 노화와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함유된 칼륨은 혈압을 낮추고 혈관을 튼튼하게 해 심혈관계질환 예방에 좋고 비파 잎도 진해와 거담에 좋은 약재로 쓰인다. 오늘 트레킹은 상상도 못한 비파나무라는 보물찾기였던 셈이다. 자연의 혜택은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고, 더는 오남용하는 바람에 소원해질 뿐이다. 오늘 발견한 비파나무도 울`부부같이 마구 남용하면 몇 해 못가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두 놈은 용케도 상록수림 속에서 잘 성장하고 있는데 말이다.                    2022. 06. 13

 

# 과실, 뿌리(), 껍질(樹幹皮), (), (), 씨의 증류액(蒸溜液)을 약용으로 쓴다.

* 비파의 과실 ; 潤肺(윤폐), 止渴(지갈), 下氣(하기)의 효능이 있다. 폐병에 의한 咳嗽(해수), 鼻血(비혈), 燥渴(조갈), 구토를 치료한다.

* 枇杷根(비파근) ; 허로로 인한 長期(장기)咳嗽(해수), 關節疼痛(관절동통), 吐血(토혈), 乳汁不足(유즙부족) 등을 치료한다.

* 枇杷木白皮(비파목백피) ; 비파의 樹幹皮(수간피), 그치지 않는 하품을 그치게 하고 下氣(하기)하며 吐逆(토역), 食滯(식체)를 치료한다. 生樹皮(생수피)를 벗겨서 생즙을 내어 조금씩 복용한다. 달인 즙을 식혀서 복용한다.

* 枇杷葉(비파엽) ; 淸肺(청폐), 和胃(화위), 降氣(강기), 化痰(화담)의 효능이 있다. 肺熱痰咳(폐열담해), 咳血鼻出血(해혈비출혈), 胃熱(위열)에 의한 嘔吐(구토)를 치료한다.

* 枇杷花(비파화) ; 傷風感冒(상풍감모), (), 血痰(혈담)을 치료한다.

* 枇杷核(비파핵) ; 비파의 종자로 化痰(화담), 止咳(지해), 疏肝(소간), 理氣(이기)의 효능이 있다. 咳嗽(해수), 水腫(수종), 나력을 치료한다.

* 枇杷葉露(비파엽로) ; 비파()蒸溜液(증류액)으로, 淸肺(청폐), 和胃(화위), 化痰(화담), 止咳(지해)하는 효능이 있다. 肺熱(폐열)로 인한 咳嗽(해수), 多痰(다담), 심한 구토, 口渴(구갈)을 치료한다.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 : 식물)에서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