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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대변항 해녀마을 - 카페 채플린 - 해동 용궁사

대변항 해녀마을 - 카페 채플린 - 해동 용궁사

오전10시반, 울`가족 여섯 명은 숙소를 나섰다. 대기하고 있던 박()선생의 리무진승합차에 올라 대변항 해녀마을에서 아점을 때울 참이다. 오늘의 일정은 부산토박이인 박 선생이 얼개를 짜 안내키로 했다. 대변항은 포구가 하늘에서 보면 커다란 변기(오강)같아서 붙은 이름이란 데 경관 또한 빼어나다. 물살 센 동해안 포구지만 앞에 죽도가 버티고 방파제역할을 톡톡히 해 동해의 거친 파도에도 거뜬한 천혜의 어항이란다.

기장어촌계 해녀마을, 해녀들이 해산물을 채취 팔면서 생성된 모둠횟집들,

봄철 이맘땐 멸치의 주산지로 멸치축제를 여는데 코로나19로 2년만에 열린 축제는 며칠 전 성황리에 마쳤단다. 잡아온 멸치를 그물에서 털어내는 포구의 풍경은 압권인데 그 정황을 스처 지나치면서 차마 박 선생더러 차 좀 세워달라고 하기 뭣했다. 차량정채 속 느림보차창에 대고 스냅촬영 했는데~. 며칠 전 멸치축제 땐 인파로 문전성시를 이뤄 주차할 곳도 없고, 다시 빠져나갈 수도 없어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고 박 선생이 호들갑을 떨었다.

대변항 포구에서 선원들이 그물에서 멸치를 털어내고 있다(하). 항구 저만치 월드컵등대가 보인다(상)
대변항과 기장어촌계 해녀마을의 모둠회(낙지,해삼,조개,소라,멍개,개불알, 홍합국물이 입맛을 돋구었다 )
대변항의 멸치젓 가게

기장의 대표수산물로 멸치와 미역이 단연 유명세를 탄다. 박 선생은 울`식구들을 해녀마을 <8호주영이네>식당에 안내했다. 해녀들이 물질한 어패류를 그자리에서 팔다 하나씩 움막횟집이 들어서 횟집단지가 됐단다. 모듬회 생선들은 신선하고 이어 나온 전복죽의 맛도 일품이었다. 특히 전복죽은 한 솥 가득이어서 울`식구 여섯 명이 포식하고도 남아 잔죽은 테이크아웃 했다. 식당을 나섰을 때 주차장은 벌써 포화상태여서 놀랬다.

채플린 카페
채플린 카페 앞 해안

주말이라 오후엔 북새통일 거라면서  박선생은 우리를 죽성쪽 해안도로에 있는 멋진 카페를 향해 드라이빙을 한다. 해안도로변은 오션뷰 카페들이 요소마다 들어섰고, 주차장엔 만차였다. 해안도로 폭이 워낙 좁은데도 오션뷰를 찾아 한가로운 자기시간을 즐기려는 낭만 족들이 하 많아 놀랬다. 박 선생은 꼬불꼬불 해안도로를 한참 어슬렁대다 카페 채플린(Chaplin Cafe)에 우릴 안내한다.

▲카페 채플린 베란다에서, 이오니아식 열주 사이로 채플린 모형상이 관광객들의 포토 죤이 된다▼

고딕성당풍의 카페는 실내장식도, 테라스의 오션뷰도 일품이었다. 박 선생이 추천할 만 했다. 테라스 끝에 영국이 낳은 세기의 희극배우이자 영화감독`제작자인 찰리 채플린이 멀리도 유배(?)돼 바다를 등지고 있어 안쓰러운 생각이 스치기도 했다. 저 아름다운 해안과 수평선을 보면 향수병에 꼬꾸라질지도 몰라 부러 바다를 등진 채 서 있을까? 그의 기상천외한 팬터마임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카페 채플린은 빵류와 각종 음료와 차를 팔고 있었다
죽성리해안 월전항포구전경

콧수염과 모닝코드의 채플린을, 그가 남긴 불후의 영화 ‘모던 타임스’‘황금광 시대’‘위대한 독재자’의 흑백영상이 영화사를 새롭게 풍미했고, 그 몇 장면들이 주마들처럼 스쳤다. 채플린카페에서 다과를 들면서 유쾌한 시간을 즐기다 일어섰다. 박선생이 드라마 ‘드림’세트장 이였던 죽성성당을 비롯한 해안가의 오션뷰들를 드라이빙하고 해동 용궁사를 안내 하겠단다. 막내네가 여태 상상만 했던 미답의 절이라 내가 적극 추천했다.

국립수산과학원(상) 앞 해안에서 관광객들이 조개잡이 낭만에 빠졌다
해동 용궁사 전경

해안 암벽위의 용궁사는 나옹대사가 창건한 한국삼대관음성지로 정성껏 기도를 하면 현몽을 받아 소원을 성취한다는 영험한 사찰로 회자된다. 바다에 돌출된 기암에 용과 관음대불을 세워 독특한 경관을 이룬 천혜의 사찰은 풍광만으로도 사시사철 관광인파로 붐빈다. 오늘도 인파에 밀려 고요한 사찰분위기는 빵점이었다. 용궁사는 평일에 찾아 절 뒷길을 이용 시랑대의 돌탑탐방까지 구경해야 진면목을 감상할 수가 있다.

용궁사에서 조망한 오랑대 앞바다, 힐튼호텔이 보인다
대웅전과 용궁단 사이의 황금좌상도 포토죤으로 사랑받는다

코로나탈출의 주말의 관광지는 엑서더스 인파로 난장판이 됐다. 더 무서운 엔데믹세상이 올까 두려웠다. 울 식구들이 부산에 올 때마다 부산역에 마중나와 숙소까지 차편을 제공하면서 지극한 배려를 해 주시는 박 선생님, 부산에 볼 일이 있음 무조건 불러달라는 박 선생은 내일 일정도 기꺼이 동행 가이드 하기로 했다. 울`식구들의 행운이라.           2022. 06. 04

대변항과 해경선
대변항 오션뷰에서 찰리 채플린과 만나다니~!
용궁사와 오랑대 사이의 해안 갈맷길은 인기 트레킹코스다
용궁단 옆 원통문은 해수관음대불을 탐방하는 가파른 계단으로 이뤄진 나들이 통로로 이어진다
해수관음대에서 조망한 용궁사와 수산과학원 앞 바다
스리랑카에서 모셔온 불사리 7과를 봉인한 3층석탑
싸향수불전, 전각 양 옆에 쌍향수가 멋들어 진다
해수관음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