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사 - 도룡뇽
2월의 끝자락, 그동안 영하7~8°C를 오르내리는 추위는 오늘 영상으로 수은주를 밀어 올렸다. 오후 안산초록숲길을 트레킹 하던 울`부부는 봉원사 뒷길 아래에 있는 조그만 웅덩이에 발길을 들여놨다. 그냥 해빙의 웅덩이가 궁금해서였다. 매년 웅덩이 속의 도룡뇽알과 개구리 알이 내게 서울의 봄 전령사노릇을 해줬지만, 어제까지의 영하를 밑돌던 한파에 봄의 전령들 생각은 언감생심인 채였다. 근데 이런 기적이!
개구리알 두 뭉치가 살얼음 웅덩이 속에 가라앉은 낙엽을 붙잡았고 더 깊은 곳엔 도룡뇽 알고리가 떠있질 않는가! 놈들은 이 추위 속에서 언제 알을 낳았을까? 아무리 늦추위가 심하고, 강수량이 부족해도 우수가 지나고 물웅덩이만 있음 놈들은 봄을 깨우는 역사를 기어코 해내는 거였다. 개구리나 도룡뇽을 발견하려 한참을 웅덩이를 엿봤지만 놈들은 꼭꼭 숨었는지 기미도 없었다.
여기 보잘 것 없는 쬐그만 웅덩이는 위 골짝에 있는 약수터물이 땅 속으로 스며든 물길이라 마를 날이 없는 1급수일 테다. 하여 양서류(兩棲類) 특히 도룡뇽의 서식지로 알 만한 사람들의 사랑받는 명소다. 나는 놈들이 부화를 하기시작하면 초록숲길 트레킹 할 때마다 이 웅덩이를 찾아 자연과 생명의 신비경에 취한다. 놈들이 죄다 떠난 여름 갈수기에 웅덩이 바닥에 고인 물은 새들의 차지다. 새들은 목을 축이고 멱을 감으며 혹서를 나는 오아시스가 된다.
수중과 육지에서 번갈아 살아가는 척추동물을 양서류라 한데 개구리류, 두꺼비류, 도룡농류, 영원류가 있다. 유생은 겉아가미로 물에서 수중호흡을 하며 살다가 성체가되면 허파로 호흡하며 육지에서 생활하는 변온동물이다. 도룡뇽은 서울시 보호종으로 북한산, 관악산, 남산에서 살고 있고 도심에선 수성동 계곡에서 서식하는데 안산 봉원사 뒤 웅덩이에서 발견 되니 얼마나 진객인가!
겨울 강수량이 많아야 부아시기가 빨라진다는데 금년 겨울은 갈수기였다. 어쨌거나 초록숲길 웅덩이에 도룡뇽은 어김없이 봄을 깨우며 생명을 발아시켰다. 장하다! 기특하다! 기쁘다! 놈들이 서식한다는 사실은 생태 숲이 건실하단 증좌다. 집 근처에 녹지공간이 있는 경우 삶의 질을 높여주고, 어린이의 인지기능 발달에 유익한 영향을 준단다. 더는 성인들의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로 사망이 줄어드는 것이 확인됐다는 논문이 '국제 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
폭염 때 기온을 낮춰주고, 대기오염물질인 이산화질소(NO2)등을 정화한다. 하여 세계보건기구(WHO)는 집 주위에 녹지 공간 확보를 권장한다. 울`부부는 아파트단지를 나서면 안산자락길에 들어서는 천혜의 녹지 환경이어 얼마나 행운인지를 자부한다. 내일 도룡뇽 웅덩이를 찾아 놈을 꼭 폰`카에 담아야겠다. 내일부턴 영상의 기온이 본격 봄날로 들어서나 싶다. 도룡뇽아 좋은 밤 보내라. 낼 보자. 2022. 0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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