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鞍山)은 신음한다
안산(鞍山)은 울`부부에겐 행복을 안겨주는 안식처이다. 간편한 복장에 트레킹화만 신고 아파트를 나서면 숲길은 형언할 수 없을 온갖 기쁨들을 선사한다. 특히 산자락허리께 5부~7부 숲속을 헤치는 ‘안산초록숲길’7~8km는 심신을 살찌우는 파라다이스이다.
초록숲길 아래2~3부능선께를 순환하는 '안산자락길'이 있는데 휠체어나 유모차를 동반한 산책객들도 다닐 수 있는 8㎞쯤의 무장애 데크길이다. 안산자락길은 초록숲길과 정상봉수대(烽燧臺)를 잇는 씨`날줄길이 수없이 많아 맘 내키면 그 샛길로 들어서 변화무쌍한 숲의 비경과, 숲과 숨바꼭질하는 서울시가지 풍경을 즐길 수가 있다.
안산초록숲길은 옛 등산로로 울`부부의 단골코스인데 산책객들은 대게 아래 자락길코스를 택하는 통에 한적한 숲길을 두 시간남짓 트레킹 할 수 있어 좋다. 이 힐링 숲길을 날마다 찾는 울`부부에게 누군가가 매일 ‘최상의 보약을 먹는 셈’이라고 부러워했는데 정곡을 찌른 말이다. 돈으론 살 수가 없는 보약의 보고인 것이다. 그 보약을 무상으로 보시 받는 행운이라니!
아내는 한 때 매년 두서너 차례 무릎관절주사를 맞아야 했고, 디스크수술까지 하여 불편했는데 초록숲길 속에서 완치의 기쁨에 이르렀고, 지금은 숲길이 주는 풍요의 행복에 달떠 트레킹의 묘미를 즐기는 숲길마니아가 됐다. 이젠 매일 안산숲길 산책을 안 하면 심신이 찌뿌드드해 한 시간만이라도 산책을 한다. 숲속 걷기의 행복에 솔찬히 빠진 게다.
서울 한복판 사대문에서 울울창창한 숲길을 거닐면서 자연의 신비경을 탐색하고 숲 사이로 언뜻언뜻 얼굴 내미는 서울시가지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는 진정 복 받은 자만의 열락일 것이다. 울`부부는 안산에 반해 죽는 날까지 CB아파트에서 살참이다. 늙어갈수록 숲속을 산책하는 삶은 행운이다. 더구나 안산엔 곳곳에 편의시설이 많아 서울에서 젤 사랑받는 숲길이라!
사대문안의 명산-안산을 사시사철 가꾸고 다듬는 관리인들의 노고도 고맙기 한없다. 그런 안산을 사랑하고 아끼는 시민으로써 안타까운 건 지자체의 세심하지 못한 안산관리행정이다. 지난 겨울부터 여름철 홍수에 대비한 골짝 치수관리공사를 하더니만, 달포 전부턴 방부목계단 교체작업이 한창이다. 굼뜬 늘보 공사가 금년 여름철 서울엔 장마가 없어 천만다행이라.
썩은 방부목 일부를 교체하는 게 아니라 전부를 교체하는 공사를 필히 해야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ACC방부목은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더구나 돌산에다 가파르지도 않은 경사30°쯤의 등산로에 철골을 세우고 방부목을 까는 데크`계단은 자연훼손이고 혈세낭비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자연석이나 시멘트블록을 쓰면 환경친화적이고 유지비도 절감할 텐데 말이다.
2013년이 완공된 무장애 안산자락길은 거의가 방부목`데크길이다. 곁들어 조성한 갓길의 넓은 쉼터광장(꼭 있어야 하는지도 회의적이다)도 ACC방부목을 깔았다. 환경오염물질로 도배질하고 그걸 유지보수 하느라 매년 방부칠을 해야 한다. 꼭 방부목 탓만은 아닐 테지만 안산자락길 아래 십여 곳의 약수터는 수질오염으로 부적격판정을 받아 음용불가 된지 오래됐다.
안산자락길 위의 초록숲길에 있는 약수터는 옛 그대로 즐겨 마시는 약수로 사랑받고 있는데 말이다. 어떤 이유로든 산에 ACC방부목 구조물을 설치해선 안 된다. 산은-자연은 우리들이 잠시 관리하다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이다. 누구도 소유할 수도 없고, 그래 함부로 변형 고칠 수도 없다. 산의 참 주인은 오로지 산에 서식하는 동식물들이다.
산을 잠시 빌려 쓰는 우리들이 거기서 떠들면서 난폭행위 하는 건 중대범죄다. 시민의 편리를 위한다는 발상 하에 자행하는 엉터리행정도 자연파괴와 환경오염범죄란 걸 통감해야 한다. 안산은 오늘도 무분별한 방부목재 구조물공사로 신음하고 통곡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들 후손 몫이 된다.더는 안산에 삽질을 하지 말라. 자연보호와 시민을 위한 행정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통철이 숙고해야 함이다. 안산을 사랑한다. 2021. 08
#: https://pepuppy.tistory.com/436 에서 2013년도 <안산산행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 ‘무장애길’로 만드느라 여러 곳에서 산을 파헤치고 나무를 베고 철골을 세우며 방부재 데크를 까느라 분주했다. 이름하여 ‘무장애안산자락길 만들기’란 거다. 말하자면 산책로를, 트레킹코스를 계단이나 어떤 장애물도 없는 아우토반고속도로 같이 만들겠다는 거다. 높이 1m의 경사로를 오르기 위해 Z자 길을 몇 번씩 겹치는지? 그래 산은 얼마나 망가지는지? 한탄이 절로 났다. 2013, 11 >>중에서 발췌
출처: https://pepuppy.tistory.com/436 [깡 쌤의 내려놓고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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