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안개비 흩날린 꽃샘 날씨 (제주여행3박4일 이튿날)

능수벚꽃퍼레이드 속에 떠날 차비를 하는 미카304

이튿날 아침, 커튼을 올리자 제주시가지는 온데간데없고 몽롱한 구름속이다. 유리창의 물방울은 봄비가 흩뿌린다는 건가? 7;30분에 6층 라운지에서 뷔페식식사를 했다. 여태 먹어 본 여느 호텔식 못잖게 신선하고 깔끔했다. 3박4일간 아침저녁식사는 공짜로 제공받는다.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진귀한 음식과 풍성한 과일은 여행의 별맛이다.

6층라운지 뷔패식당, 아침과 저녁식사는 공짜다

특히 아내는 손가락하나 끄덕도 안하고 끄니를 때울 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매력과 맛깔에 달뜬다. 주말인데 식당이 한산하다. 코로나19엑서더스로, 여행지로 제주도는 살판이 났단 소문을 들었는데 강풍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 탓일까? 싶었다. 특급호텔투숙 때면 의아해지는 건 울`부부또래보단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금수저 출신들일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거다.

6층라운지에서의 뷔패식 아침식사

호텔서 우산을 빌려 시내외출에 나섰다. 가랑비보단 꽃샘바람에 벚꽃이 몸살을 앓는다. 막 세상에 얼굴 내민 새싹들도 잔뜩 웅크린 채 눈물범벅이다. 탄생은 결코 신나는 열락만은 아니란 걸, 우주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장이란 걸 어린 생명은 터득해야만 하는 자연의 섭리다. 바람과 현무암의 고장 제주는 깨끗하다.

가랑비세수까지 한 시가지는 먼 남국의 이국적인 도시 같다. 용두암을 향하다가 제주목관아 근처에서 벚꽃팝콘을 튀기고 있는 삼무정소공원엘 찾아들었다. 시간이 멈춰버린 기관차화통을 버들벚꽃이 치렁치렁 춤추며 어서 떠나라 듯 하얀 손수건 흔들고 있었다. 칙칙폭폭 굉음을 울리며 그리움까지 죄다 싣고 오래 전에 떠난 기차가 아니던가?

능수벚꽃 흐드러진 삼무정공원의 미카3기관차 

그렇게 기억의 파편마져 아스름한 판인데 여기서 한 놈이 선채 노스텔지어를 선사하고 있는 거였다. 좀체 사진 찍기를 싫어하는 아내가 선뜻 폼을 잡는다. 기차에 올라타 추억 끝까지 달려가고픈 걸까? 되돌릴 수 없을 옛날이 사무친다. 꽃샘추위에, 가랑비에 옷 젖어 몸살날까싶어 빠꾸하기로 했다. 둘째와 점심약속을 했고, 오후에 계속 비가 내리면 쇼핑몰을 어슬렁대자고 했다.

삼무정공원

오후1시, 호텔3층 차이나 하우스 중식당에서 베이징`덕에 와인을 곁들이는 오찬을 즐겼다. 바삭하고 느끼하지 않은 구운 오리껍질을 밀쌈 전병으로 먹는 베이징`덕은 비싼 만큼의 깊은 맛깔은 못 느끼는 울`부부다. 중국에선 '베이징 카오야'라고 부르는데 남경(南京)산 오리를 숯불에 통째로 구운 요리를 말한다.

차이나 하우스 중식당

명(明)의 시조 주원장이 즐겨먹기 시작하여 궁중요리의 대명사가 됐단다. 껍질밀쌈 다음엔 잘게 썬 오리고기와 채소가 나오고, 마지막엔 양배추샐러리와 뼈 곰국이 나온다. 울`식구들은 포식해도 코레스톨이 적다는 자위와, 와인을 곁들이며 늘어지게 담소를 즐길 수가 있다는 여유로움으로, 둘째는 여행 때면 꼭 한 번은 베이징`덕을 주문하곤 한다.

베이징 덕 세프

오후엔 드림타워내의 HAN 컬렉션 쇼핑몰을 어슬렁거리는 킬링타임으로 눈요길 했는데 호사판 쇼핑몰은 비교적 한산한 편이었다. 눈길을 빼앗는 것은 진열된 상품이 아니라 호화판 건물실내장식과 로비였다. 이 대단한 건물은 합작 투자한 중국계 거부들이 있어 가능했고 그래 일정한 지분을 갖고 있단다. 그래선지 호텔종업원들 중에 중국계 사람들이 많다.

베이징 덕 차림

지금은 코로나19펜데믹으로 고전을 할 테지만 친절도와 청결, 모던이즘을 지향하는 고풍스런 은은한 빛깔은 편안한 궁전 안에 머무는 듯싶어 낙관적일 것 같았다. 둘째날밤을 맞는다. 원형욕탕에 몸을 담군 울`부부는 서울의 일상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낼 아침8시엔 영실코스로 한라산등정에 오른다. 아침부터 날씨도 갠다는 일기예보처럼만 되다오.          2021. 03. 20

차이나하우스 중식당의 딤섬
▲그랜드 하얏트호텔 1층로비
드림 갤러리
▲쇼핑몰에서▼
▲1층 갤러리 라운지▼

Posted by peppuppy(깡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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