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옷날 성불사에서 단옷날 성불사에서 유월 초하루다, 금년을 어느새 절반을 다 잘라먹고 있음이라. 봄꽃나들이 등쌀에 산행을 잊을 뻔한 오월이었다. 점심을 서둘러 때우고 장산엘 오른다. 연둣빛세상이던 산록이 온통 진초록으로 물들어 무성한 초록이파리 사이로 뻗치는 햇빛이 실바람 결에 번갯불처럼 명멸한다. 실바람 한 파장이 감로수다. 빡센 등산길은 녹색차일 밑에서도 땀방울을 쥐어짜낸다. 중봉에 올라 몽환속의 오션`뷰를 품는다. 손수건이 땀에 홍건하게 적셨다. 5월과 6월이 하루사인데 여름이 됐나? 장산정상(초소)이 까마득해 보인다. 눈처럼 게을러터진 건 없다 했다.‘오뉴월 염천(炎天) 댑싸리 밑에 늘어진 개팔자’란 말이 생각났다. 동시에 중봉능선 끝자락 골짝에 있는 성불사를 향할까 하는 번갯불 같은 생각을 했다. 몇 군데의 너덜.. 더보기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144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