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게 가난해져 얻는 기쁨 (선각산) ✰ 우아하게 가난해져 얻는 기쁨 (선각산) ✰ 왔다 가기나 한 걸까? 입추의 그림자의 그림자도 없다. 열 받은 해님은 부아가 풀리지 않은 채 구름이불을 털고 푸석한 얼굴을 내밀고 있다. 그를 보기가 뭣해 차창의 아침커튼을 내렸다. 커튼사이로 선뵈는 길섶 풀잎은 간밤에 무슨 사연이 있었기에 눈물 한 방울씩을 안고 있다. 눈물이 햇빛에 닿자 영롱하게 빛난다. 그 빛의 떨림이 폭염에 그을린 나의 심안(心眼)을 씻어낸다. 상쾌하다. 커튼을 좀 더 젖히니 초록바다가 밀려오고 버스는 미끄러지듯 초록물결을 가르고 있다. 폭염에 까맣게 탄 마이산의 두 귀가 하늘을 가리키며 오늘도 태양은 염천(炎天) 할 것임을 묵시하고 있다. am9시를 넘겨 진안군 백운계곡에 들었다. 바지런한 피서객들의 자가용이 비좁은 계곡길가에서 졸.. 더보기 이전 1 ··· 1365 1366 1367 1368 1369 1370 1371 ··· 137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