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주검의 전시장 (태백산) ★ 아름다운 주검의 전시장 (태백산) ★ 새벽 6시, 문밖을 나선다. 거기에 동장군이 얼어 부서질 것 같은 빳빳한 망토자락을 걸치고 불침번을 서고 있었다. 그를 밀쳤다. 아니 그 차가운 외투를 거두라 했다. 눈길도 안 주는 그를 떨쳐보려 달렸다. 입김이 성애가 되 차창에 덕지덕지 달라붙어 여명을 차단한다. 그래 아침을 잃었다. 아침 없는 5시간을 달린 후에 나는 태백산 협곡 눈 천지 유일사 입구에 닿았다. 눈밭에 발을 담그기도 전 난 벌린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적설과 인파에 몸 가누기 어려운, 인산인해의 사람들은 개미떼들처럼 산 속으로 향하는데 속세탈출인가? 문명탈피일까? 기이한 엑서더스에 끼어들어 삼나무병정들의 의장대를 사열하며 자석같이 당기는 눈길을 올라갔다. 한 시간쯤 무거운 발걸음을 때니 완만.. 더보기 이전 1 ··· 1345 1346 1347 1348 1349 1350 1351 ··· 137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