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콕에서 설맞이 4박5일 - 방콕공항 & 그랜드 하얏트호텔
이태 전부터 울`부부는 명절 땐 보따릴 싸들고 해외여행을 나선다. 여행 좋아하는 나는 굳이 핑계거릴 생각도 않지만, 여행이라면 고갤 살살 내 젖는 아내도 둘째가 가자면 토를 달지 않는다. 아니 한 술 더 뜬다. 손가락 꼼지락도 않고 끄닐 그것도 고급별식으로 포식하는 재미와 눈 호강에 여행이 끝날 무렵엔 못내 아쉬워한다.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에 푹 빠진 게다.
명절엔 피붙이들이 그리움을 삭히러 길 나선다. 내 학창시절에 완행열차와 완행버스를 타고 고생고생하며 부모님을 찾아 고향엘 갔었다. 눈으로 확인하고 체온을 느끼며 잠들고 싶어서였다. 글다가 어느새 창아리 없는 애비가 되어 객지로 간 자식들이 오길 어쭙잖게 기다렸었다. 근디 언젠가부턴 차가 너무 많아져서 교통체증으로 고생고생 할 자식들 만나러 역귀성 했어야 했다.
거기까진 그래도 애타는 그리움이 있었다. 지금은 꼰대도 상꼰대여선지 이도저도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든 울`부부는 해외바람 쐬러 나서곤 한다. 외국에 있는 자식들 찾아가는 게 어쩜 서로가 불편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고, 그리워 애달픈 것도 품안의 자식일 때였지 싶어서다. 낼 모레가 설인데 방콕을 향한다.
타이방콕을 언젠가부터 ‘자유의 나라’라고 불렀다. 이번여행도 울`부분 둘째꽁무니만 좇으면 된다. 비행티켓 끊어 놓은지 오래 전이다. 인천공항을 이륙한지 5시간여 만에 질펀한 평지에 호수가 별자리처럼 촘촘히 박힌 타일랜드가 발밑에 쫙 깔린다. 말로만 듣던 유명한 메콩(차오프라야 강)델타의 한 축일거니! 축복의 땅이려니!
‘메남’이라고도 부르는 길이 약 372km의 차오프라야 강(Chao Phraya River)은 네댓 개의 지류로 갈라져 흐르면서 기름진 삼각주를 이뤄 세계적인 쌀 곡창지대를 만들었다. 그 기름진 평야를 실핏줄 같은 메남이 헤아릴 수 없는 호수들을 이어주고 있다. 물고랑이고 화물뱃길인 셈이다. 하늘에서 보는 메콩땅덩이 한 번 부럽다.
해질녘에 방콕공항에 내렸다. 대기하고 있던 하얏트호텔전용SUV에 탑승 반시간거리라는 그랜드 하얏트 에라완(Grand Hyatt Erawan)호텔를 향했다. 시내를 관통하는 고속도로는 별다른 체증 없어 좋았다. 멋 부린 고층빌딩들이 빠르게 달려와 인살 하고 물러난다. 빌딩숲 속을 한참 헤집는다. 하얏트호텔은 둘째의 마일리지수혜로 단골 된지 오래됐다.
격조 높은 호텔의 세련된 객실1710에 체크인 후 1층 라운지에서 뷔페식만찬을 즐겼다. 5성급호텔레스토랑의 풍요한 먹거리~! 클럽레벨객실투숙객에는 조식과 만찬이 공짜고, 글고 칵테일과 과일은 언제든 제공하는 전용라운지(1층과 17층)를 이용할 수 있단다. 허나 울`부분 다짐했었다. 뭣보다도 과일 배 터지게 먹어보자고. 방콕의 첫 밤은 그렇게 울`부부를 안아줬다.
2020. 01. 23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3) 방콕에서 설맞이 4박5일 – 왓 포(Wat Pho) & 왓 프라깨오(Wat Phra Kaew) (0) | 2020.01.30 |
---|---|
2) 방콕에서 설맞이4박5일 - 씨얌 파라곤 & 룸피니공원 (0) | 2020.01.29 |
서설(瑞雪)속의 창덕궁후원, 창경궁 (0) | 2020.01.20 |
치마바위에 새긴 7일간의 왕비 (0) | 2019.11.23 |
<메밀꽃 필 무렵>의 봉평에서 이틀간 (0) | 2019.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