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알수록 알다가도 모를~!

 

 

어제 밤 울`식구들은 고향촌에서 푸짐하게 만찬을 즐겼다. 식당고향촌은 서대문로타리 먹거리골목에 있는데 막다른 골목끄트머리 낮고 낡은 기와집인지라 관심 밖의 식당이었다. 우린 단골집(삼겹살전용구이)을 찾아갔으나 만원이라 차선책으로 찾은 식당인데 만원도 만원이지만 독특한 분위기마저 울`식구들을 놀라게 했다.

 

우선 신발을 벗어 신발장에 넣고 안내를 받은 자리는 간이 칸막일 한 통천장실내로 왁자지껄 만원이다. 식탁위의 집기와 기본양념그릇이 여느 집과는 다른 섬세함과 정성이 묻어났다. 메뉴를 보니 숙성삼겹살1인분(150g)16.900원이라. 비싼 편인데도 성황중인 건 뭔가가 있어서일 것이다.

고향촌 입구

아닌 게 아니라 테이블 당 10만원이상매상일 때 온갖 후식이  공짜리필 이였다. 그 후식이란 게 여간 맛깔스런 식단으로 짜여있었다. 암튼 울`다섯 식구는 포식하면서 배 터질까봐(?) 열심히 입담깨나 뱉으며 왁자지껄 한 몫을 보탠다. 다섯 명이 된 건 막내가 겨울방학에 든 은일 동반하여 23일자 귀국한 탓이다.

 

4학년인 은이가 한글과 산수가 뒤처져 사설학원엘 보내 보충학습시킨다는 핑계지만, 방학 때면 연례행사처럼 귀국하여 한 달간 식구들끼리 살 비벼대는 가족애 맛과 의의도 간과할 순 없어서일 테다동고동락하다 결혼하여 분가한 혈육처지에 비싼 짬 만들어 긴히 할 말이 그리 많고, 참을 수 없을 그리움에 만남자리 만들어 담소 나누며 염탐(?)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어제 밤에도 둘째아파트에서 저녁식사에 곁들어 치맥으로 시작한 와인파티를 즐기다 자정쯤 울`부분 귀가하고 둘째와 막내는 새벽4시까지 희희닥거렸었다. 사람이란 동물은 참 신기하고 이상야릇한 동물이다. 너를 알고 나를 알게 하려는데 평생에 적잖은 시간을 활애하다가 시덥잖은 일로 토라져 경멸하는 처지에 이르는 사례가 하도 많아서다.

 

단적인 예로 지금 매스컴을 달구는 목포 전남편살해사건의 고유정피의자만 해도 그렇다. 도대체 부부간의 사랑의 얼굴이란 어떤 것일까?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사랑은 눈빛으로 시작하여 손으로 확인하면서 애정의 확신이 설 때 결혼을 한다부부는 서로를 더 잘 알기 위해 염탐하는 정성을 잠시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치열하게 사랑하고 유치하게 다투면서 그 많은 날들을 살아가면서도 서로를 다 알지 못하는 게 부부인가 싶다.

 

40여년을 동고동락하는 울`부부도 아니 나는 이따금 아내한테 저런 면도 있었던가?’하고 의아해하며 실망자괴 하기 일쑤다. 사람이 사람을 안다는 게 참으로 지난한 일인 것이다. 양파껍질 벗기듯 알면 알수록 알쏭달쏭해지고, 때로는 불행해지기도 하는 게 사람과 사람의 앎인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몰라서 더 행복하기도 하나싶고.

 

과학물질문명의 발달은 사람들에게 폭 넓은 알 거리들을 제공하여 욕망을 부풀린다. 알고 있기에 더 허기진 것처럼 차라리 몰랐을 때가 더 행복하다. 몰라서 비교할 게 없는 부탄사람들의 단순한 삶이 세계에서 젤 행복지수가 높은 소이가 이해된다. 알면 알수록 행복해 지는 경우와 알면 알수록 불행해지는 건 오롯이 자신의 앎[知性]의 수준이라고 치부해버리면 되는 걸까?

 

알아갈수록 실망이 많다고 여태까지의 사랑을 부정하고 이별의 수순을 밟는 사람들이 현명한 삶일까? 눈빛으로 확신하고 손끝의 촉감으로 상대의 체온과 마음까지 알아가는 사랑은 너와 내가 하나 됨을 인정함이다. 그런데 그 앎이 불안전으로 치달아 헤어지게 되는 걸 당연지사로 생각하는 앎이란 알다가도 모를 일이 아닌가. 알면 알수록 알다가도 모를 앎은 주관(主觀)에 함몰 된 앎일 테다.

 

일상에서 쉼 없이 상대를 향해 지껄이는 건 이해의 폭을 넓히며 서로를 알아가는 행위 더도 덜도 아님이다. 그러면서 우린 씁쓸하게 헤어진다. 슬픈 일이다. 애틋한 추억으로 간직할 수만 있다면 이별도 아름다운 사랑일 수도 있겠다. 9시를 넘겨 고향촌을 나서며 둘째와 막내는 낼 밤의 약속을 또 하는, 아니 주말까지의 스케줄을 잡고 있었다.

 

그리 할 말이 많고 알아야 될 것들이 많아 설까? 아니면 친밀할수록 곁에서 조잘거려야 편안한 인습 땜일까? 아파트에 들어선 우린 50m쯤 떨어진 둘째 아파트창에 불이 켜지는 걸 확인하고 있었다. 피붙일 아는데도 평생이 걸리는데 타인과의 앎이란 알면 알수록 양파껍질 벗기는 작업일 수도 있겠다. 양파껍질 벗기듯 나와 너의 알아감이 맵지만 않는다면 눈물 짤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2019. 06. 26

Posted by peppuppy(깡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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