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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5) 홍콩의 요것저것 맛뵈기

5) 홍콩의 요것저것 맛뵈기

 

 센트럴 컨벤션센터 Wan chai feiry pier에서 본 시가지

 

 내가 묵고 있는 그랜드하얏트호텔홍콩도 센트럴(Central)지역에 있다. 여기가 홍콩심장부로 1841년 영국극동함대가 웅지를 튼 식민역사의 전초기지였다. 아편전쟁 전리품으로 1843626일 홍콩섬과 주룽반도를 할양받고, 18987월엔 신계지역을 99년간 무상임대 했던 것이다.

좌측의 Two two International center(90층)와

우측의 ICC(국제상업센터 118층)빌딩이 관무처럼 서 있다.

 

199771일 중국에 반환되기까지 1세기반 동안 홍콩자치정부의 영국인 총독의 권위는 말 그대로 하나님 다음이였을 만큼 막강했다. 인도와 중국을 정점으로 잇는 동방무역의 아지트로 삼은 홍콩에서 별짓을 다 할 수가 있었고, 그래 한가한 어촌과 별 쓸모없는 섬이었던 홍콩이 눈부신 발전을 하게 됨이라.

대회당 기념공원에서

 

19세기대영제국을 등에 업은 총독의 야심이 낳은 기적(?)일 것이다. 홍콩여행은 년간 6000만명의 해외관광객이 찾을 만큼 유명하고 더는 나의 로망이기도 했다.

그랜드하얏트홍콩호텔19층 숙소나 30층 라운지(식당)에서 조망하는 센트럴지역이나 빅토리아하버, 주룽반도남단까지의 빅토리아만의 풍광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컨벤션센터, 그랜드하얏트호텔과 연계돼 19층숙소에서~ 

 

센트럴스테이션을 축으로 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Mid-Levels Escalators)를 환상으로 얽힌 소호(Soho), 노호(Noho), 포호(Poho)등의 독특한 거리들이 화려한 홍콩의 심장부로 인파가 넘친다. 호텔에서 10분 거리인 이곳 쇼핑몰을 어슬렁대면서 눈요기하느라 시간이 훌쩍 가면 후딱 호텔로 달려가곤 했다.

컨벤션센터에서 바라 본 주룽반도 마천루, 좌측에 118층ICC빌딩으로 젤 높다

 

아침`저녁식사를 30층라운지에서 공짜로(숙박비에 포함됨) 먹을 수가 있어서다. 일류 셰프들이 빚은 뷔페식단을 놔두고 외식하기 아까웠던 땜이다. 영양가 높고 진귀한 음식도 음식이지만 울식구들 입맛을 사로잡은 건 신선한 과일과 다양한 낯선 음식을 무진장 먹을 수가 있단 거였다.

그랜드하얏트 홍콩호텔(5성)

 

특히 나는 여러종류의 건과류와 싱싱한 과일을 요쿠르트에 비벼먹는 시리얼식이 좋았고, 햄과 치즈를 포게서 계란말이 한 오믈랫과 살짝 구운 파인애플이 별미였다. 아낸 블루베리와 야생딸기는 늘 접시에 퍼 놓은채여서 지배인이 지나가다 빈 그릇을  보면 농담을 던질 정도였다. 지배인은 코미디언 김학래씨를 닮았다. 작달막한 키에 살짝 대머리의 그는 바람처럼 가볍게 홀을 누비며 서빙을 몸소 거드는 친절을 베풀었다. 

완차이 만에서 본 central praza(78층)주변의 마천루

 

그의 바지런은 종업원들껜 눈총일 것 같았는데 울 식구들과 스스럼 없게 된 건, 지난 년말에 우리애들 세 가족이(9명) 여기서 1주일간 휴가를 보내면서 유별나게 지내서라고 둘째가 말했다. 둘째가 몇 번 출장와 묵은데다 와인애주가인 세 딸부부가 영업시간이 끝나도 술자릴 뜨지 않자, 별도의 룸을 하나를 제공해주는 친절을 두차례나 해줬다는 거였다. 술보가족(?)이라 각인 됐을까? 난 아니란 걸 이미 알고 있었다.

하얏트 라운지(식당)

 

실은 그때 울 부부의 비행티켓도 예매해 놨었다. 딸애부부들이 늙다리부모 땜에 불편할 테고, 울부부는 꼬마들 뒤치닥거리 할 게 뻔해 포기했었는데 기어코 이번 설여행을 추진한 거였다. 글고보니 오붓하고 신경 쓸일 없어 좋다고 울부부는 흥얼댄다. 여행은 홀가분해야 한다. 챙길 게 많음 여행맛이 반감된다. 특히 꼬마를 동반한 여행은 스트레스받기 딱좋다. 

센트럴역 부근

 

홍콩은 아열대기후라서 시원한 이때에 바닷바람 쐬며 산책하기 좋다. 각종 인프라가 잘 갖춰져 살기 편리하며 세금이 없어 해방구같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부유층한테 해당되는 미사여구란다. 웬만한 고정수입이 없인 허울 좋은 개살구 삶이 홍콩사람들일지 모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건 주거비용이 엄청 많이 들어서다.

 

40여년쯤 된 15~18평형아파트값이 20~30억에 월세400만원이고, 주차장월세가70~80만원이라면 울 같은 서민은 지례 까무러질 판이다. 홍콩인구740여만명 중 절반이 홍콩섬북단과 주룽반도남단의 약127k(서울의 20%쯤 된다)에 끼어사는 초고밀도땅이니 열 받을 일 많을 거다.

그랜드 하얏트 정원

 

하여 센트럴지역 어디든 인파가 넘치고 여객부두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홍콩이 인구폭탄(?)에 부동산값이 치솟은 건 중국에 반환되면서 밀려드는 중국사람들 탓이 크단다. 자본가들이 부동산에 투자하고 밀려드는 값싼 노동자들이 일자릴 차지하는 통에 홍콩토박이들이 아웃사이더로 밀려났다.

고가다리의 가사농동자들의 일욜, 끼리끼리 시간죽이기 게임(?)을 한다

 

거기다 땅은 홍콩정부소유로 대부분 민간에 50년간 임대하고 있어 부동산값이 오르면 임대료도 상승하니 정부로썬 애태울 게 없다. 부동산값폭등에도 규제를 안 하는 소이는 정부수입의 30%가 부동산임대료로 충당되서다. 그래서 각종세금(법인세,상속세,부가세)과 수입품관세 없는 자유경제국체제를 유지할 만하단다.

쇼핑몰의 화려한 소꿉장난감 설빔케익

 

하여 고위층이나 부자들이 살기 좋은 유토피아가 홍콩일 것이다. 세계의 부자들이 돈 싸들고 몰려드는 걸 홍콩정부도 쌍수들고 환영할 테고. 부자들은 상속세 걱정 없으니 부()를 세습하기 얼마나 좋은 곳인가. 그런 부자들을 더욱 살판나게 하는 게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출신의 가사노동자들30여만 명일 테다.

쇼핑몰의 설 단장

 

'아마(Amah)‘라고도 불리는 가사노동자들은 약55만원(4,310 홍콩달러;2017)의 임금으로 24시간 열악한 생활을 한다. 아마가 없으면 맞벌이부부 할 수가 없어 중산층이 파산할지도 모른다. 땅을 넓히기 위해 정부는 간척지사업을 해야 하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 자본가에게 개발권과 임차권을 받고 시행하는 꼼수를 기대하는지도 모른단다. 손도 안 대고 코 풀겠단 얌체랄까? 

좌측의bank of china(73층),우측의cheung kong center(63)

 

그보단 어떻게 해야 인구유입을 막을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이젠 중국과 합병돼 트럼프처럼 불법이민을 차단할 장벽을 칠 수도 없다. 살기 힘들면 제풀에 뛰처나가길 바라는지 모른다. '떠날 테면 떠나라, 중국노동자가 넘친다'고. 일욜이나 설날엔 센트럴지역 IFC몰 쉼터, 고가(高架)나 공원, 자투리공한지엔 수많은 아마들이 모여 난전에서 할 일 없이 시간을 때운다.

 

주인 눈치 땜에라도 외출한 그들은 끼리끼리 모여 담소하거나 카드게임, 자수 놓기 아님 스마트폰게임, 네일아트로 소일하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특히 필리핀출신이 많은데 가깝고 영어상용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서다. 그네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에 온 외국노동자들은 여러모로 혜택을 보장 받는 셈이다.

 

그래서 동남아노동자들한테 한국행은 로망이다. 설날, 우리가 빅토리아피크 트레킹에 나서 홍콩정청 앞을 지날 때 일단의 노동자들이 문 닫은 청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었다. 그들에겐 설날이 휴일이라 함께 모여서 처우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짠한 생각에 한참을 쳐다봤다. 외국인노동자의 명절나기가 안쓰러웠다.

컨벤션센터에서 본 WAN CHAI 만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 홍콩은 절름발이도시가 될 텐데 당국이 팔짱끼고 있을만한 건 밀려드는 중국노동자들이 있어서일 테다. 폭발하는 인구로 골치 아플텐데 정부가 방관하는 이유는 적자생존법칙을 맹신해서일까? 화려한 홍콩, 살기 좋다는 홍콩의 뒷모습은 어째 불안하고 불합리해 보인다. 하긴 지구촌 어딘들 빈국의 노동자가 머물 유토피아는 없다.

 

어쩜 불안한 바벨탑 도시란 생각도 들었다. 가파른 빅토리아피크의 한 쪽 산이 태풍에 무너져 산사태라도 나면 화려한 도시는 허무 속으로 침잠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트레킹하면서 상상해 보기도 했었다. 홍콩은 그냥 며칠 구경 왔다 홀랑 떠나는 빅토리아하버행으로 좋겠단 생각이 며칠 동안에 느껴졌다.

2019. 02. 06

 

완 차이 만의 마천루 숲

WAN CHAI FEIRY PIER

완차이부두 여객터미널 쇼핑가

완 차이나부두에서 본 컨벤션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