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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전쟁은 미친 짓거리 - 영화<안시성>

전쟁은 미친 짓거리 - 영화<안시성>

 

 

"내가 듣건대, 안시성은 성이 험하고 군사가 정예하고, 그 성주는 재능과 용맹이 있어 막리지(莫離支)의 변란에 도성을 지키고 복종하지 않으므로, 막리지가 이를 쳤으나 함락시키지 못하고 그대로 맡기었다"

신채호의 <조선상고사>

 

 

 

오전10시 프로인데도 영화<안시성>을 상영하는 용산cgv아이멕스관은 거의 빈자리가 없었다. 고구려의 양만춘이란 걸출한 장군이 5천명의 군사로 당태종의 30만대군을 물리친 우리나라역사상 전무후무한 석달간의 전투여서일까? 더는 다양한 무기로 리얼하게 펼쳐지는 웅장한 스팩타클 액션시퀀스에 빠져보기 위함일까?

 

 

수나라가 멸망하자 이연은 당나라를 세우지만 아들 이세민에게 살해되는데 그가 당태종이다. 20년에 걸쳐 중국을 평정한 당태종이 드뎌 고구려를 침공하자 연개소문의 고구려군은 주필산에서 대항하지만 패퇴, 태학도수장 사물(남주혁 분)이 연개소문의 비밀지령을 받고 안시성에 들어간다.

 

 

주필산전투에 참가해달라는 막리지의 명령을 거절한 안시성성주 양만춘(조인성 분)을 재거하란 지령을 받았던 거다. 허나 사물은 양만춘의 호국애민정신을 지켜보면서 고뇌하게 되는데~?  파죽지세로 남하하던 당태종은 안시성에서 이세민(박성웅 분)군대와 맞딱드려 한달동안 공성전을 버렸으나 함락하질 못한다.

 

 

당태종은 최후수단으로 안시성 앞에 성 높이만한 토산을 쌓고 목책다리를 내려놓아 공략하려든다. 한 달간의 토산공사가 완성되고, 다음날 성을 공략하기로 한 밤에 장맛비가 쏟아지고~

토산을 통해 밀려드는 당나라군대를 양만춘은 목책을 만들어 방어하던 중 토산이 균열되고, 천우신조로 고구려군이 토성을 점령는데.

 

 

 

육탄전을 벌이던 중 양만춘이 쏜 신궁화살이 당태종의 왼쪽 눈에 명중한다. 이때 원병을 청하러 평양성에 갔던 사물의 간청으로 연개소문의 원군이 도착하는데~

아버지를 살해 왕이 된 패륜아 당태종-이세민은 전쟁과 정략에 뛰어나 중국역사상 최고의 황제란 평을 들었다.

 

 

그런 당태종이 고구려의 쬐그만 안시성싸움에 패퇴한 건 양만춘의 호국`애민정신과 지략이었다. 영화는 그 석달간의 혈전을 2시간여 리얼하게 담아 관객을 전쟁 속에 빠져들어 흥분케 한다. 웅대하고 리얼한 전쟁신으로 관객을 옴작달싹 못하게 하는 영화는 <안시성>일 것이다. 고구려시대의 전쟁 살육전에 뛰어들어 나를 잊고 싶으면 영화<안시성>을 볼 일이다.

 

 

고금을 통해 전쟁은 위정자들의 탐욕이 백성들을 살육(?)에 밀어넣는 비극이다. 헤일 수 없는 죽음으로 얻는 건 땅덩이 한쪽이고, 그 땅덩이 주인은 또 바뀐다. 땅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백년도 못 살 사람이 개지랄 떠는 꼴이다. 그 개지랄이 애국일까? 살육당하는 건 백성인데~!

 

 

엊그제 평양에서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은위원장이 핵 없는 한반도를 만들자고 확약했다. 핵이 북한인민을 배부르게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망국의 길인 걸 알기에 김정은은 핵포기를 선언한 거다. 쫌은 미심쩍어도 우린 한 번 그를 믿어보자. 글고 보조를 맞추며 동행하자. 하여 정말로 핵을 재거하고 전쟁 없는 한반도가 된다면, 양국의 천문학적인 국방비 절반만 가지고도 남북한은 잘 살 수가 있으리라.

 

 

비무장지대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생태관광지로 만들고 압록`두만강국경에 남북한공동경비병으로 국경사수하면 될 것이다.  고구려와 당태종의<안시성>싸움은 전쟁이 얼마나 미친 짓인가를 새삼 깨우쳐주는 1,500년전의 실화다. 선전포고를 해 전쟁을 도발하는 최고사령관은 이세민처럼 눈에 총알 맞아 부대끼고 부대끼다 죽는다는 걸 명심했으면 싶다.

2018. 09. 22